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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6-01 성민제
    행동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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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처드 탈러의 행동경제학은 전통적 경제학이 간과해온 인간 행동의 복잡성과 비합리성을 날카롭게 조명한다. 전통적 경제학이 '합리적 경제인'이라는 가정위에 구축되어 왔지만, 탈러는 실제 인간은 충동적이며, 제한된 인지능력과 자기통제를 가진 존재임을 강조한다. 이러한 관점은 경제학이 보다 현실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요구와도 일치하며, 심리학과 경제학의 경계를 허물고 통섭적인 학문에 대한 고찰이 가능하도록 한다. 특히 탈러는 '자기통제 실패'나 '정식적 회계', '소유효과'와 같은 개념을 통해 인간이 실제로 어떻게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지를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예컨대 사람들은 동일한 금액이라도 지출의 용도나 출처에 따라 다르게 인식하며, 어떤 물건을 소유한 후에는 그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개인적으로 생각해보면, 정말 우리 주변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통찰은 소비자 행동, 금융투자, 정책 설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 이론의 한계를 보완하는 데 기여한다. 탈러의 저작에서 흥미로운 점은 그의 분석이 단순한 비판을 넘어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선택을 이끌어낼 수 있는가'에 대한 실질적 해답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경제학을 보다 인간적인 학문으로 재구성하려는 그의 시도는 이론적 참신함을 넘어 실천적 가능성을 품고 있다. 또한 그는 행동경제학의 엄밀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풍부한 사례와 유머를 통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결국 탈러의 행동경제학은 인간의 불완전성을 받아들이면서도 그 속에서 질서와 패턴을 찾아내려는 노력이다. 이는 경제학의 방향성을 '이상적인 모델'에서 '실제 인간'으로 전환시키는 전환점이라 할 수 있으며, 앞으로의 경제학이 나아가야 할 지점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보통 경제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세간의 평가를 고려할 때, 많은 이들이 현실과 동떨어진 가정의 연속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 저명한 경제학자들이 주식 투자에는 실패하는 것과 같이, 경제학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동반되더라도 사람이 살아가는 실제 경제 전반을 온전히 담아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학이라는 학문이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이 책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타 학문과의 통섭적인 고찰이 동반될 때 현실을 더 품을 수 있는 학문이 되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 2025-05-31 김채은
    그릿GRIT(50만부판매기념리커버골드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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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릿은 단순한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과학적 근거와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한 매우 설득력 있는 책인 거 같습니다. 특히 똑똑하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이 결국 승리한다는 메시지가 인상 깊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무슨 일을 하다가 쉽게 포기하는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또 지금이라도 작지만 지속적인 노력과 습관을 실천해보자는 동기부여를 받았고, 저자가 강조하는 낮은 목표부터 차근차근 이루어가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절실히 느꼈습니다. 이 책은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목표를 이루고 싶은 사람이나, 자기계발에 관심있는 사람에게 추천합니다. 왜냐면 일확천금을 얻는 방법을 알려주기 보다는, 정말 내가 원하는 목표와 꿈을 위해서 어떻게 평소 실천하고 하루를 살아가야 하는 가를 자세히 알려주기 때문에 장기적인 목표를 이루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되는 책입니다. 책에서는 반복해서 재능이 전부가 아니라 라는 메시지가 나오는데 처음에는 당연한 말처럼 들렸지만, 저자가 보여주는 실제 사례와 데이터를 보니 말의 무게가 달라졌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타고난 능력이 아니라 개발할 수 있는 습관 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이 책은 포기해버리는 성향들이 장기적인 성장에 장애물이 된다는 것을 지적하고 알려줍니다. 예를 들어 책에서는 낮은 목표, 중간 목표, 최종 목표로 이어지는 목표 피라미드 개념이 나옵니다 이 구조는 평소 목표를 세울 때 막연하게 생각하던 제 방식과 전혀 달랐고, 구체적인 전략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단순히 무언가를 잘하고 싶다는 목표가 아니라 매일 10분씩 실천하기, 평소에 하기, 계획세우기는 단기에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이행하면서 결국에는 장기 목표를 이루게 해줍니다. 또한 책 후반에는 소개된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는 이론을 넘어서 감정적으로 큰 자극이 되었습니다. 에술가 운동선수 군인 교사 등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이 큰 성취를 이루기까지 얼마나 실패와 반복을 겪었는지 읽으며 뼈저리게 와닿았고 천재라 불리는 사람들도 끈질긴 노력의 결과라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 2025-05-31 이혜지
    빠르게 생각하고 똑똑하게 말하라 - 스탠퍼드대 최고의 말하기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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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아휴직을 하면서 아이들과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다보니 남들과 말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게 되었고, 남들 앞에서 말을 해야하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생겼다. '빠르게 생각하고 똑똑하게 말하라'는 책 제목을 본 순간 당황하는 나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싶어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침착, 마음열기, 재정의, 경청, 구조화, 초점과 같은 커뮤니케이션 6가지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자발적으로 말해야 하는 상황, 특히 발표, 토론, 면접 그리고 내게도 필요한 일상 대화에서 횡설수설하지 않고 똑똑하게 말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제시해 주고 있다. 그리고 꾸준히 연습하면 누구나 어떤 상황에서든 말을 잘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우선 즉석에서 말하는 상황이 쉽지않음을 인정하고 이에 적합한 긴장 관리 계획을 세우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아울러 이를 기회로 인식해야하며 실수를 하더라도 실패가 아닌 경험으로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권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화를 자기 중심으로만 볼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을 경청해서 내면의 목소리에 귀기울일줄 알아야 하며, 듣는 이들에게 초점을 맞출줄 알아야 한단다. 돌발상황에서 자연스러운 소통이 가능하려면 인내와 노력, 품위가 필요한데 이러한 대화가 인생도 바꿔 놓을 수 있다고 하니 말한마디가 천냥빚을 갚는다는 옛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닌것 같다. 6가지의 기술을 설명하면서 실전사례도 보여주며 무엇을 말할지와 어떻게 말할지를 중심으로 실전 시나리오를 설명하고 있다보니, 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계속 연마해 나간다면 즉석해서 말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벗어날 수 있게되지 않을까 싶다. 사석이든 공식석상이든 어떠한 자리에서도 좌중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말을 하는 사람을 보며 어떻게 하면 저 사람처럼 말을 할 수 있을까...타고난 센스라 여기며 부러워했는데, 그렇게 보여지는 방식이 알고보면 충분히 연습하고 단련해야 가능한 부분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처음부터 말하기를 잘하는 사람은 없으며, 나도 말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걸 깨달았다.
  • 2025-05-31 김지수
    자본주의(EBS다큐프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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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은행이라는 금융기관과 이를 기초로 한 현대 금융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먼저 시작한다. 먼저 이 책의 기반이 된 다큐멘터리를 이미 경제학을 공부하던 대학생 시절에 수차례 시청한 경험이 있어 당시 느꼈던 감정이 이 후기에 실릴 수도 있다는 점을 밝히고 넘어가고자 한다. 이 책은 신용창조라는 현대 은행의 대출기능을 통한 통화량이 증가하는 현상을 설명하며 현재의 자본주의가 부조리한 체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도록 유도한다. 금세공업자가 은행업의 시초라는 설명 또한 그러한 느낌이 더욱 강하게 드는 원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신용창조라는 기능은 여신을 포함한 온갖 거래의 발생에 대응하는 통화량을 뒷받침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시중 통화량을 일정하게 유지한다면 오히려 시중은행의 수요를 통화량이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시중은행의 수요가 충족되지 않으면 거래수단일 뿐인 돈이 거래를 저해하는 "Wag the dog" 현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며, 이것이 바로 이 책에서 반복된다며 경계하던 디플레이션을 상시적으로 불러오는 것이다. 이것이 마치 은행가의 탐욕을 맞추기 위해 일반인들을 희생하는 시스템인것처럼 설명하고 있지만 이는 현대 금융 시스템의 핵심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나온 발상일 뿐이다. 다만 PART2나 PART3의 실제 금융상품과 소비마케팅에 대한 설명은 상당히 인상 깊었다. 실제 경제학에서도 설명하는 부분들도 있었고 대체로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고 잘 설명하고 있다. 결국에는 금융상품 또는 일반 소비마케팅에 대한 경각심을 갖지 않으면 손해를 보는 것은 개개인인 각 경제주체들이며 이는 학교에서도 알려주지 않는 것으로 일반인들이 보면 유용하리라 생각되었다. PART4와 PART5는 경제사상사와 맞물리는 부분으로 특히 아담스미스부터 칼 마르크스, 케인즈, 하이에크에 이르는 굵직한 거장이나 유명인에 대한 설명은 일반인들에게 충분히 경제학의 역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느꼈다. 다만, 경제학을 공부한 입장에서는 특정 방향을 강조하는 모습이 보여 그러한 부분은 아쉬움이 남았다.
  • 2025-05-31 김종엽
    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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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국』은 도쿄에 사는 부유한 무용 평론가 시마무라가 눈 덮인 온천 마을을 오가며 만나는 두 여인, 고마코와 요코와의 관계를 통해 인간의 감정, 고독, 허무를 섬세하게 그린 소설이다. 작품은 시마무라가 기차를 타고 터널을 지나 설국으로 향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 첫 장면은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라는 일본 문학사에서 가장 유명한 문장 중 하나로 기억된다. 그는 과거 여행에서 알게 된 게이샤 고마코를 다시 만나고, 두 사람은 친밀한 관계를 이어간다. 고마코는 시마무라에게 진심 어린 애정을 보이지만, 시마무라는 관조적인 태도로 그녀의 감정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고마코는 현실적이고 생생한 인물이지만, 시마무라에게는 마치 소설 속의 인물처럼 느껴질 뿐이다. 한편, 시마무라는 또 다른 여성인 요코에게도 관심을 갖는다. 요코는 병약한 유키오를 헌신적으로 간호하며 함께 사는 인물로, 신비롭고도 차가운 분위기를 풍긴다. 그녀는 시마무라에게 매혹적으로 다가오지만, 역시 명확한 관계로 발전하지는 않는다. 세 인물의 관계는 애매하고 모호하다. 시마무라는 감정에 깊이 관여하지 않은 채 둘 사이를 오가며 관찰자로 남는다. 이야기 말미에 이르러, 요코가 높은 다락에서 떨어져 죽는 장면은 극적인 종말을 맺으며 인간 존재의 덧없음과 감정의 허무함을 드러낸다. 이처럼 『설국』은 기승전결보다는 풍경과 심리 묘사, 그리고 인물 간의 거리감을 통해 '사랑이 무엇인지', '인간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조용히 던지는 작품이다. 『설국』은 실무에 있어 감정과 사실을 분리해 바라보는 태도, 즉 관조의 자세를 떠올리게 한다. 시마무라는 고마코의 진심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도 상황을 멀리서 관찰하며 흐름을 읽는다. 자금회계에서도 업무 판단의 핵심은,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되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사실에 기반한 해석을 하는 것이다. 또한 시마무라는 명확한 정보 없이 두 여성 사이를 오간다. 이는 우리 업무에서 종종 맞닥뜨리는 불완전한 정보 환경과 유사하며, 그 안에서 균형 감각과 통찰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준다. 『설국』은 눈처럼 차갑고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등장인물들은 서로를 향하지만 결코 닿지 않는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시마무라의 거리 두는 태도였다. 그가 고마코의 마음을 알면서도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은 잔인하게 느껴지지만, 동시에 어떤 업무에서도 필요한 냉정함과 객관성을 상기시켰다. 자금회계 업무를 하다 보면 수많은 수치와 자료, 그리고 때로는 감정적인 요청 속에서 판단을 내려야 한다. 이때 『설국』의 시마무라처럼 전체의 흐름을 읽고, 때로는 한발 물러나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요코의 죽음은 예고 없이 찾아오고, 시마무라는 결국 아무것도 손에 넣지 못한 채 남겨진다. 이는 우리 일상에서도 너무 늦기 전에 본질을 꿰뚫는 시선을 갖고 있어야 함을 알려준다. 『설국』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를 넘어, 나에게 업무와 인생의 균형에 대한 깊은 사유를 선물한 작품이었다.
  • 2025-05-31 조진희
    듀얼 브레인 - AI 시대의 실용적 생존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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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처음 이 책을 신청했을 때는 AI를 좀더 잘 활용할수 있는 방법을 배울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신청했었다. 그러나 책의 내용은 내가 AI를 이용하여 나를 대체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같이 협력하여 어떻게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었다. 일단 AI를 생각하는 개념부터 바꿔야했다. AI는 단순한 도구가 아닌 동료로 생각하며 어떻게 조화롭게 일을 처리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야한다. 흔히들 AI가 발달함으로서 많은 업무를 대체하고 많은 직업들이 없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AI를 통해 직업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을것이며 다만 업무의 형태는 큰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나도 이렇게 생각했던것 같다. AI가 방대한 지식을 배운다고 하면 검사나 변호사처럼 방대한 법률 지식과 판례를 인간보다 더 잘 찾아내서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상황과 감정, 그리고 문화를 다 이해하면서 변론까지 하기에는 많은 지식을 배움으로써 인간을, 그 직업을 대체한다고 보기는 어려운것 같다. 다만, 변호사나 검사가 AI를 통해 궁금한 점이나 의문스러운 점을 더 빨리 해결하고 기본적인 절차를 간편하게 해결해 준다면 필요한 부분에 더 집중해서 업무를 하여 업무과중에서 벗어나고, 아울러 더 많은 사건을 처리할 수 있을 테니 업무적으로는 큰 변화, 좋은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것이다. 우리가 과연 수임료가 없다고 해서 단순히 AI 변호사를 믿고 사건을 맡길수 있을까라는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아직은 인간의 직업을 대체할 정도는 아닌것 같다. 그래서 이책은 인간이 어떻게 AI를 동료로서 잘 활용할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단순한도구, 대체품이라는생각에서 벗어나면, 자연스럽게 AI를 잘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생각해 낼 수 있을 것 같다. 주부인 나의 입장에서 AI를 동료로서 활용해본다면,, 오늘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로 우리 가족을 위해 만들수 있는 음식을 물어볼 수도 있고(결국 조리는 내가 하므로 요리라는 직업이 없어지진 않으나 스스로 생각해야하는 잔반처리와 재료활용에 도움을 받아 더 편하게 요리할 수 있다) 집안일을 효과적으로 할수있는 청소방법이나 정리방법을 우리 집 상황에 맞게 물어봐서 집안일이 좀더 효율적으로 처리할수도 있다. 나에게 이런 도움을 줄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파트너이자 동료로 생각할 수 있을것 같다. AI를 생각하는 새로운 방식을 알려주는 책인것 같아 좋았다.
  • 2025-05-31 박성원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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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귀자의 소설 모순은 겉보기에 평범한 20대 여성 안진진의 삶을 따라가지만, 그 일상 속에 감춰진 인간관계의 복잡성과 삶의 아이러니를 섬세하게 포착한 작품이다. 가장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는 진진이 어릴 적 자신의 생일날, 어머니가 자신이 아닌 아버지를 위한 음식을 준비하며 “네 아버지가 좋아하는 생선조림이야”라고 말하던 장면이다. 이 장면은 단순한 가족 일상의 단면 같지만, 진진이 성장해가며 겪는 관계의 모순과 외로움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야 할 날조차 부모의 관계 속에서 조연이 되는 경험은 진진의 내면에 남모를 결핍을 남기고, 그것이 이후 연인과의 관계에서도 반복된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진진이 사랑했던 두 남자, 기형도 시집을 빌려주었던 섬세한 민과, 거칠지만 다정했던 철은 각각 진진이 원하는 것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대변한다. 민은 정신적 교감이 가능하지만 지나치게 조심스럽고, 철은 뜨거운 감정을 주지만 쉽게 다투고 쉽게 상처를 준다. 이 두 사람을 통해 진진이 느끼는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은, 결국 인간은 완전한 사랑을 할 수 없다는 모순으로 귀결된다. 특히 철과의 마지막 이별 장면에서 진진이 "사랑하지만, 사랑하기 때문에 떠난다"고 말하는 부분은, 사랑이 항상 관계의 지속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현실적인 통찰을 담고 있어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또한 진진이 시골 외할머니 댁에서 지내는 에피소드 역시 인상적이다. 도시의 피곤한 관계에서 벗어나 할머니의 무심하지만 따뜻한 말투와 단순한 삶 속에서 진진은 잠시나마 마음의 안정을 얻는다. “말이 많은 사람보다 밥을 지어주는 사람이 좋다”는 할머니의 말은, 복잡한 도시에서 말로만 연결된 관계들보다 실천이 담긴 진심이 더 중요하다는 작가의 메시지로 읽힌다. 모순은 결국 삶과 관계, 사랑 속에 내재된 이중성과 모순을 인정하자는 이야기였다. 완벽하지 않기에 더욱 인간다운 진진의 성장기는, 나 역시 내 삶의 모순들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모순’ 속에서 흔들리고 아파하면서도 계속 살아가야 한다는 당연하지만 잊고 있던 진리를, 이 소설은 담담한 목소리로 다시 일깨워주었다.
  • 2025-05-31 정래호
    하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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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이토를 죽인 까닭은 이토를 죽인 이유를 발표하기 위해서다. 1909년 하얼빈은 두 문명이 충돌했다. 그 파열음은 총성으로 울려퍼졌다. 코레아 후라를 외친 한국인의 외마디 울림은 하얼빈을 넘어 한반도, 일본, 러시아를 넘어 총성보다 더 멀리 퍼졌다. 저자의 글은 거칠다. 날 것 그대로의 단어는 담담히 당시의 현장으로 우리를 안내할 뿐 어떠한 미사도 보태지 않는다. 우리가 을사조약 이후 구한말의 시대상을 그리기는 어렵다. 단지 전해내려오는 구전이나 드라마나 영화에서 연출된 장면을 보고 유추할 뿐이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부끄러운 역사의 모습을 애써 외면할뿐이다. 나라를 잃는 다는 그 엄청난 일은 분명 그 엄청난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일본의 야욕은 차치하고 우리는 그 야욕을 막을 힘도 정치도 경제도 없었다. 권력가들은 치국보다 보신에만 힘썼으며 허울좋은 문자는 서슬퍼런 총칼을 막지 못했다. 외세의 침략을 막기는 커녕 서로를 약탈하고 명분만을 쫓을뿐 누구도 백성의 실리는 챙기지 못했다. 이토는 어떠한가. 이토는 우리 땅에서 청과 전쟁을 벌리고 러시아를 무릎꿇여 동아시아에 일본패권을 공고히한 인물이다. 그는 수만의 무고한 생명을 빼앗았지만 신사에 올리는 기도로 소임을 다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스스로 세운 정치가 신념이되고 그 신념이 종교가 되었으며 권세를 더헤 모두의 지지를 얻게 된 것이다. 안중근은 이토와 대척에 있다. 어쩌면 그 둘사이의 간격은 그 거리를 측정하는 것 조차 무의미할 정도로 멀었다. 하지만 그 요원한 두 점은 안중근과 이토가 내딛는 발자취를 따라 두개의 선으로 이어졌고 그 두개의 선은 하얼빈에서 교차했다. 평행으로 내딛던 선이 하얼빈에서 만난 것이다. 안중근은 천주의 아들이다. 하지만 이토가 세속의 이치를 스스로 종교화 했다면 세속의 이치를 위해 천주의 교리를 벗어났다. 무엇이 정도인가. 안중근도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물었을 것이다. 무엇이 정의인가 묻는다면 주저없이 안중근을 선택할 것이다. 무엇이 실리인가 묻는다면 그 답은 선뜻 목소리가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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