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나는 생각보다 훨씬 비합리적인 인간이구나’라는 깨달음이었다. 우리는 늘 스스로를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믿음이 얼마나 허약한지를 절감하게 되었다. 탈러는 다양한 실험과 사례를 통해 사람들이 얼마나 자주 감정, 습관, 사회적 압력 등에 휘둘려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 사례 하나하나가 마치 내 얘기처럼 와 닿았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자기통제 문제’였다. 나도 미래를 위해 저축하고 건강을 챙겨야 한다는 걸 잘 알면서도, 종종 지금의 편안함과 욕구를 우선시하며 스스로와의 약속을 어긴다. 책을 읽는 내내 ‘맞아, 나도 그래’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순간들마다 탈러가 말하는 인간적인 약점이 내 모습과 정확히 겹쳐졌다. 이 책은 그런 비합리성이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일반적인 현상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며, 오히려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게 해주었다.
또한 '넛지'라는 개념을 통해, 인간의 선택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안을 받았다. 강제나 처벌이 아닌 ‘살짝 밀어주는 방식’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그의 설명은, 나의 일상뿐 아니라 조직과 사회의 문제 해결 방식에도 깊은 통찰을 주었다. 단순한 선택 설계의 차이가 사람들의 행동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내가 일하고 있는 경리 업무에도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예를 들어 직원들의 복지제도 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나 안내 방법을 좀 더 ‘사람 친화적’으로 설계할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하게 되었다.
이 책은 단순히 경제학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 해답은 완벽함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거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우리는 언제나 최선을 다하려 하지만, 결국은 실수하고 흔들리는 존재다. 탈러는 그런 인간을 탓하기보다는 이해하고 도와주는 방식으로 세상을 바꾸려 한다.
행동경제학은 내게 ‘현실적인 낙관’을 가르쳐 준 책이다. 인간의 본성을 냉정하게 바라보되, 그 안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믿음. 그 믿음이야말로 지금의 우리 사회, 나아가 개인에게 꼭 필요한 메시지라고 느꼈다. 이 책을 덮으며 내가 얻은 가장 큰 수확은, 더 나은 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내 약점을 인정하고, 그것을 감싸 안는 시스템을 고민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진정한 성장의 시작임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