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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6-23 박경균
    스토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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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윌리엄 스토너의 삶은 겉보기에 평범하고 무미건조해 보일 수 있으나 책을 통해서 경험한 그의 그 평범한 삶을 통해 오히려 나는 알 수 없는 깊은 울림과 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우연한 기회에 문학에 매료되어 교수가 된 스토너는, 세속적으로 우리가 인정하는 성공적인 삶과는 거리가 멀었고 어떤 면에서는 불행한 삶의 요소도 많이 있었다. 예를 들어, 결혼 생활은 파탄에 이르렀고, 학문적인 성취 또한 특별히 빛을 발하거나 주변에서 인정받지 못했으며, 심지어 강단에서의 좌절까지 겪게되는데 그러한 좌절에도 불구하고 스토너는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스토너가 지속되는 삶의 고난 속에서도 지적인 탐구와 문학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놓지 않았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는데 이는 어쩌면 현실의 비루함에서 벗어나 책과 학문에 몰두하며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나가는 시간을 통해 그는 스스로, 비록 화려하진 않지만 진정한 삶의 가치를 좇는다는 만족감을 얻었을 수 있고 이는 그대로 충부히 한 인간의 고뇌와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다고 하겠다. 이 소설은 흔히 소설류의 소재로 선택되는 거창한 사건이나 극적인 반전 없이도 삶의 본질과 인간 존재의 의미를 깊이 있게 탐구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는데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내면을 섬세하게 묘사함으로써 외부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주어진 삶을 묵묵히 살아내며 의미를 찾아가는(때로는 만들어가는) 이들의 고통과 희망, 좌절과 성장을 진솔하게 그려내고 있다. 결국, 주인공인 스토너의 삶은 어쩌면 나 자신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면에서 때로는 고독하고 쓸쓸하고 대단하지 않아도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모든 이들에게 조용하지만 큰 위로와 깊은 성찰을 안겨주는 양서라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이 자기계발, 경제적 자유나 효율적이고 성공적인 삶을 부르짖는 현 세대에서 비록 조금 부족할지라도 우리 삶은 충분히 그 자체로 빛나고 의미있을 수 있다고 조용히 다독여주는 듯한 이 책이 많은 현대인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것은 살기 팍팍한 현세에 대한 반증 그 자체가 아닐까?
  • 2025-06-23 김대원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365 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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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365 일력은 매일 쇼펜하우어의 비판적이면서도 날카로운 생각을 엿볼 수 있고, 그의 다소 비관적이지만 굳은 신념을 가진 문장을 통해 하루의 시작에 있어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책입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6월 23일의 내용을 살펴보면, 쇼펜하우어는 이와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정말 좋아한다면 오합지졸들의 훼방 따위에 흔들리지 마라." 그의 말은 일반적인 시선에서 볼 때 꽤 비관적이고 강력한 어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는 그의 삶에 대한 성찰이 얼마나 굳건하고 확신이 있는지 느낄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는 위 문장 다음에 이와 같이 부연 설명하고 있습니다. "정말 좋아서 행한다면, 다수의 의견을 거스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아니, 오히려 그들을 멀리해야 마땅하다." 우리 사회는 민주주의 사회이며 다수결의 원칙이라는 기본 틀 아래에 세워져 있습니다. 아무리 내가 생각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도 다수의 의견과 다르다면 배제될 수도 있는 세상입니다. 하지만, 다수결의 원칙을 존중하는 한편 항상 다수의 선택이 맞는 지에 대해서는 많은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도 업무를 할 때, 제 판단으로 인해 10명의 사람이 이득을 보고 1명의 사람이 보는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올 때가 종종 있습니다. 저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전제는 공감하는 편이지만, 꼭 그 전제를 맞추기 위해서 1명이 불공정하게 피해를 보는 일도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저는 과정의 평등을 더 중시합니다. 며칠 전에 그런 선택을 해야만 하는 일이 있었어서 이 말이 더욱 가슴 깊이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상급자 또한 다수가 이득을 보도록 제가 과정을 조정해서 맞추라고 합니다. 어떤 선택을 하는 게 맞을까요?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정답일까요? 이처럼 제가 평소에 살아온 태도가 그와 일부 비슷한 점이 있기에 그의 말이 더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365일, 하루 하루 그의 말과 생각들을 보고 더 많이 사유하고 발전할 수 있는 제가 되길 희망합니다.
  • 2025-06-23 손용철
    마녀와의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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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단행본으로는 100번째 작품이자 라플라스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인 '마녀와의 7일'이다. 이 이야기는 가까운 미래의 일본 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이 사회는 AI가 사회 전반에 걸쳐 자리 잡기 시작한 시기로 설정되어 있는데 차량 자율 주행, 스마트폰을 이용한 검색과 함께 경찰의 감시 시스템이 이 이야기 속 사회 안에서 AI가 주요 사용되는 곳이다. ​[미아타리 수사원은 전국의 지명수배자를 길거리에서 찾아내는 일을 해. (p 37)] ​이로 인해 사람들이 하던 많은 일자리들이 AI에게 자리를 물려주게 되는데 그 중 미아타리 수사원(수백명의 지명수배자들의 얼굴 사진을 기억한 뒤 길가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지명수배자를 찾아내는 수사원)이란 직업도 영향을 받게 된다. ​[[경시청의 방범경비시스켐, 간단히 말해 감시 시스템의 영향으로 수많은 미아타리 수사원이 일자리를 잃었거든요.(p 153)] ​미아타리 수사원이란 직업에 자부심을 갖고 임무 수행을 하던 쓰키자와 가쓰시도 결국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2년 전에 경찰에서 나와 보안경비회사에서 일을 하게 된다. 그러던 그가 어느 날 다마가와강에서 사체로 발견이 되고 사체에서 타살의 흔적이 발견되면서 경찰은 범인을 잡기 위해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고 범인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이 사건의 범인을 잡기 위해 경찰이 투입되고 탐문수사팀의 와키사카 발품을 팔며 가쓰시의 아들인 리쿠마를 비롯해 주변인물들을 탐문하기 시작하지만 증거나 목격자 등의 정보가 부족해 범인을 추적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친구인 준야와 함께 아빠의 유품을 정리하던 리쿠마는 뜻하지 않는 곳에서 아빠가 낯선 사람에게 목돈을 두 차례 보낸 것을 확인하게 되고 이를 확인하는 가운데 가이메이 대학교 내에 있는 수리학연구소를 알게 된다. 그리고 이 곳에서 라플라스 마녀로 불리우는 마도카를 만나게 된다. 마도카, 그리고 친구 준야와 함께 (때로는 와키사카에게 협조 하면서) 자신들만의 추리를 펼쳐가는 가운데 아빠가 감추고 있던 비밀이 드러나면서 주변의 인물들, 그리고 힘 있는 사람들이 숨기고 있는 진실을 하나 하나 확인해가는 과정과 아빠와 연결이 된 낯선 사람들과 그들 주변에 머물고 있는 마도카, 그리고 형사 와키사카와 정보를 주고 받으면서 아빠이자 미아타리 수사원으로 근무했던 가쓰시의 사인과 범인을 밝히면서 아버지가 지키고자 했던 것을 알아가는 7일간의 이야기가 속도감 있게 전개되고 있는 이야기이다. 다른 작품들처럼 사건이 일어나고 이에 경찰이 투입되거나 주변 인물들이 범인을 추적한다는 기본 틀은 가지고 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AI를 보여주면서 인공지능이 사람의 자리를 차지해가는 사회의 모습을 고민해보길 바라는 메세지를 담고 있는 것 같다. 범죄자 뿐 아니라 (동의없이 범죄자들처럼) 일반인들의 DNA를 수집해 관리를 하고 이를 이용해 게놈 몽타주를 만들고 도처에 깔린 CCTV나 IC칩들을 통해 사람들의 개인정보를 몰래 빼내어 보관하는 등의 장면을 보여주면서 (물론 이런 기술이 삶에 가져다 주는 편리함은 있겠지만) 모든 것이 AI로 대변되는 사회가 온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AI로 만들어진 데이터를 이용해 가쓰시의 범인을 잡아보고자 하나 땀 흘리며 발품 파는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결과에 미치지 못하는 장면과, 특히 리쿠마의 곁을 지켜주는 친구 준야,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리쿠마 아버지 가쓰시를 살해한 범인을 찾는데 도움을 주는 도마카, 장애가 있지만 자신의 능력을 다해 리쿠마를 돕는 익스체드 인 데루나, 그리고 이번에도 묵묵히 등장해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다카오 등의 모습을 보면서 AI는 절대 따라하지 못할 사람다움이 지닌 힘을 느끼게 하는 순간의 쾌감은 좋았던 것 같다. 여기에 더해 이 작품을 더 즐겁게 해 줬던 것은 리쿠마와 준야가 보여주는 의리로 똘똘 뭉친 모습이었다. 아버지를 잃고 이제 홀로 남겨진 리쿠마의 곁이 외롭지 않도록 한결같이 그 자리를 지켜주는 준야, 어린 나이에 맞게 비록 중간 중간 어리광을 부리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리쿠마의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설 준비가 되어 있는 준야의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혼자 살아가야겠지만 그래도 준야 덕분에)리쿠마는 든든하게 잘 살아낼 것이란 믿음도 생기는 것 같았다. ​[사람들은 AI활용에 주목하지만 그보다 살아 있는 인간의 뇌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주면 좋을텐데. (p 387)]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미등록자'라는 저자의 작품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던 이야기, 1편, 2편에 이어 3편으로 넘어오면서 성장하고 성숙해진 마도카를 보는 재미와 함께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AI기술로 편해지는 세상도 분명 좋겠지만 그 안에서 절대 잃어버리는 안 되는 것이 무엇인가를 느끼게 했던 작품으로 라플라스 시리즈(또 이어질지 모르겠지만)를 마무리 하면서 평범하게 권해본다.
  • 2025-06-23 김기영
    소년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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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의 『소년이 온다』를 읽고 나서, 나는 감히 "이해했다"고 말할 수 없었다. 이 작품은 단순히 광주의 5월을 재현하거나, 국가 폭력을 고발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작가는 살아남은 자의 시선이 아닌, 떠난 자들의 시선으로 우리를 바라보게 한다. 나는 그 지점에서 이 소설을 다르게 느꼈다. 죽음조차 완전히 끝이 아니며, 기억은 산 자의 것이 아니라 죽은 자들이 우리 곁에 남겨두고 간 숙제라는 점. 소설은 그 숙제를 마주하게 한다. 동호는 죽어서도 ‘말’을 건넨다. 그의 시점은 죽은 자의 시점이지만, 그의 목소리는 선명하고 뚜렷하다. 고통스러운 장면들이 반복되지만, 한강은 그것을 자극적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고통의 중심에서 "존엄"을 붙잡는다. 가장 끔찍한 장면에서도, 나는 인간다움의 마지막 불씨를 보았다. 그것은 오히려 더 큰 감동과 침묵을 가져왔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시신들이 방치된 장면이다. 더 이상 이름도 불릴 수 없는 존재들이 서로 기대어 있는 그 순간은, 살아 있는 사람들보다 더 깊은 연대를 보여준다. 그들은 폭력에 의해 짓밟혔지만, 서로를 안아주며 끝까지 인간으로 남는다. 나는 그 장면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그것은 단순한 죽음이 아니라, 존엄의 마지막 몸짓이었다. 그리고 그 장면은 내게 묻는다. “너는 오늘을 어떻게 살고 있는가?” 『소년이 온다』는 단지 과거의 기록이 아니다. 이 소설은 ‘기억하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역사책을 읽듯 되풀이하라는 말이 아니다. 한강이 말하는 기억은 살아 있는 우리가 스스로를 부끄러워하지 않기 위한 노력이다. 기억은 의무가 아니라, 죽은 자들이 우리에게 남긴 가장 인간적인 유산이다. 우리가 그것을 망각할 때, 다시 폭력이 시작된다. 책을 덮고 난 후, 나는 긴 시간 침묵 속에 머물렀다. 한참이 지나고서야 조심스럽게 한 문장을 떠올렸다. “나는 어떤 죽음을 기억하며 살고 있는가.” 그리고 곧 이어 또 하나의 질문이 따라왔다. “나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이 질문은 무겁지만, 반드시 붙들어야 할 것이다. 『소년이 온다』는 끝내 우리에게 희망을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기억하고, 부끄러워하고, 다시는 외면하지 않으려는 마음 속에서, 조용한 빛 하나는 피어난다. 그것이면 충분하다. 나는 그렇게 믿기로 했다.
  • 2025-06-23 안길환
    이호선의 나이 들수록: 관계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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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호선 교수의 <나이들수록>은 나이 들어가는 과정을 솔직하고도 따뜻하게 들여다본 책이다. 책장을 넘기면서 마치 내 속마음을 꺼내어 보여주는 듯한 느낌을 여러 번 받았다. 50대 중후반이 되니 몸도 예전 같지 않고, 사람들과의 거리도 조금씩 멀어지는 걸 느낀다.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이 자꾸 떠오를 때, 이 책은 그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해준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나이 듦을 단순히 쇠퇴로 보지 않고 ‘익어가는 과정’으로 설명한 부분이다. 거창한 이론 없이도, 현실적인 언어로 나이 들며 겪는 외로움, 상실, 고립감 같은 감정들을 차분히 짚어준다. 무언가를 잃는 만큼, 지금껏 살아온 시간에서 얻은 것들도 많다는 걸 새삼 느꼈다. ‘혼자 있는 것’과 ‘고립되는 것’은 다르다는 구절도 오래 남았다. 나 역시 혼자가 익숙하다고 생각했지만, 돌아보면 사람과의 연결을 잃지 않기 위해 애써왔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그게 인간답게 살아가는 방식이라는 걸 이 책을 통해 다시 확인했다. <나이들수록>은 중년 이후를 살아가는 사람에게 조용히 건네는 조언 같은 책인것 같다.억지로 위로하지도 않고, 불안에만 머물게 하지도 않는다. 이 책을 통해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아직 늦지 않았고, 삶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나이 든다는 걸 부정하거나 두려워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앞으로 남은 시간을 더 단단하게 채워가고 싶다. 특히, '중년 남성들의 관계 단절'에 대한 이야기는 가슴을 찔렀습니다. 직장 생활에 매몰되어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소통에 소홀했던 지난날을 반성하게 되었다. '가장'이라는 무게감 아래 묵묵히 버텨왔다고 자위했지만, 사실은 관계 맺는 방법을 잊어버린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회식 자리에서 나누는 건조한 대화나 골프 모임에서 오가는 피상적인 덕담으로는 결코 마음을 나눌 수 없으니까. 책에서 제시된 '관계 지도를 다시 그리는 작업'은 저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이제는 더 이상 직위나 직책이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서의 관계에 집중해야 할 때라는 것을 깨달았다. 배우자와의 관계는 어떠한가, 자녀들과는 어떤 대화를 나누고 있는가, 오랜 친구들에게는 얼마나 진심으로 다가가고 있는가 등, 그동안 잊고 지냈던 소중한 관계들을 다시금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어색함과 미숙함도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 얻은 용기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었다.
  • 2025-06-23 민경식
    화폐전쟁 2: 금권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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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폐전쟁 1권을 너무 흥미롭게 읽었기 때문에 2권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었다. 시중에 떠도는 소위 음모론을 베스트셀러로 엮어 양지화한 유일한 책이기 때문이다. 1편에 너무 방대한 내용을 적나라하게 수록했기 때문인지, 2편은 예상보다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였다. 물론 개인적인 서평이다. 1편은 대략적인 줄거리를 방대하게 집필하였다면, 2편은 세부적으로 디테일하게 구미의 역사와 국제금융가문의 역사를 논하였다. 역사학자가 아닌 관계로 평가나 비평은 상당히 조심스럽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역사가 아닌, 비화를 중심으로 집필하였기에 책을 읽는 내내 '이게 진짜 맞는 이야기인가? 그렇다면 왜 역사 교과서나 다른 데에서는 소개가 되지 않을까. 쑹훙비 박사는 어떻게 이런 야화에 대한 정보를 얻었을까'라는 의구심이 떠나지 않았다. 개인 간의 비밀스러운 편지 내용이나 심리 상태 등도 정말 사실적으로 묘사했기 때문이다. 음모론이라는 것은 사실 자료가 입증이 되지 않으면 한낱 한담에 불과하지만, 반대로 꼼꼼하게 증빙이 된다고 하면 그 또한 가치가 떨어지게 된다. 본 필자는 음모론을 어느 정도 수긍하고 있는 입장이지만, 과하게 세심한 묘사에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철혈재상인 비스마르크에 대한 할당량이 상당히 컸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프로이센-오스트리아 전쟁이라든지, 프랑스와의 전쟁 등이 모두 국제금융가문에 의해 설계되고 조종되었다는 사실이 의문으로 다가왔다. 오히려 지금 벌어지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이스라일-이란 전쟁이면 수긍이 간다. 지금은 말 그대로 국제금융세력이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 상상 이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다만 불프전쟁이나 독일연방전쟁 당시의 국제금융세력은 지금처럼 막강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금권, 정보, 정치 등을 장악했다는 설정에서 의심이 들었다. 또한, 쑹훙빙 박사도 중국인이라 중국에 대한 편파적인 내용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정말 다루기 어려운 내용을 집필하고,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기에 상당히 스트레스 받았을 것을 이해하지만, 자국에 대한 내용을 너무 미화한 점은 실망스러웠다. 대한민국을 다룬 내용도 등장했는데 1983년 대한항공KAL기 폭파 사건이었다. 이 내용은 이미 접하고 있는 내용이었지만, 대한민국이 연관되어 있는 부분이라 흥미롭게 읽었다. 화폐전쟁뿐만 아니라 음모론과 관련된 내용을 접하고 나면 많은 생각이 든다. 이 세상이 특정 가문이 뜻하는 대로 흘러가고, 모든 것이 통제된 것이라면 선거나 특정 경제활동이 무의미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주요국의 대통령 및 총리, 금융, 정보기관 등을 모두 지배하는 자가 이성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쑹훙빙 작가에게 경의를 표한다.
  • 2025-06-23 이경수
    꿈꾸는 삼국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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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꾸는 삼국유사』는 일연 스님의 『삼국유사』를 바탕으로 쓰여진 동화책입니다. 원작이 가진 방대한 분량과 어려운 내용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특히, 다양한 삽화와 친근한 문체는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옛이야기를 생동감 넘치게 전달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이 책은 단군신화부터 시작하여 삼국시대의 건국 이야기, 불교 전래 설화, 그리고 각 인물들의 흥미로운 일화들을 담고 있습니다. 이야기마다 꿈이라는 요소를 적절히 삽입하여, 단순한 역사적 사실 전달을 넘어 상상력을 자극하고 교훈을 던져주는 것이 특징입니다. 예를 들어, 박혁거세의 탄생 설화에서는 알에서 나온다는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꿈과 연결하여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또한, 김수로왕과 허황옥의 이야기는 이국적인 만남을 꿈처럼 신비롭게 그려내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우리 민족의 뿌리인 단군신화를 친근하게 접할 수 있었던 점입니다. 곰과 호랑이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아이들에게 인내와 노력을 가르쳐주고, 홍익인간 정신은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일깨워줍니다. 단순히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필요한 가치들을 담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또한, 다양한 설화를 통해 당시 사람들의 삶과 생각, 그리고 문화적 배경을 엿볼 수 있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불교가 전래되면서 생겨난 다양한 기적 이야기들은 종교의 힘과 당시 사람들의 염원을 보여주며, 신라 화랑들의 이야기는 용기와 희생정신을 배우게 합니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단순한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귀감이 될 만한 교훈들을 담고 있습니다. 『꿈꾸는 삼국유사』는 아이들에게 우리 역사와 문화를 재미있게 소개하는 훌륭한 길잡이 역할을 합니다. 아이들이 어렵게만 느끼던 고전 문학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고, 나아가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과거의 인물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지혜를 배우며, 더 나아가 꿈을 향해 나아가는 용기를 얻기를 바랍니다. 저는 이 책이 아이들에게 우리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첫 걸음이 되어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 2025-06-23 정인기
    수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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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확자는 닐 셔스터먼이 그린 SF 소설로, 죽음과 고통이 사라진 미래 사회에서 인간이 어떻게 삶과 죽음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소설의 배경은 인류가 과학기술과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인해 질병, 굶주림, 전쟁, 죽음까지도 극복한, 상상할 수 있는 최고의 유토피아다. 하지만 이런 유토피아 속에서도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있으니, 바로 인구 조절이다. 과학의 힘으로 죽음이 사라진 세상에서 인구가 무한히 늘어나면 결국 자원이 부족해지고, 인류 전체가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등장하는 것이 바로 수확자이다. 수확자는 인구를 조절하기 위해 사람의 목숨을 거두는 역할을 맡은 존재다. 이들은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동시에 두려움과 경외를 동시에 받는다. 이 소설의 주인공 시트라와 로언은 평범한 열여섯 살 청소년이지만, 우연한 계기로 수확자 패러데이의 눈에 들어 수확자 수습생이 된다. 둘은 1년간 수습생으로 살아가며, 수확의 기술과 윤리를 배우고, 인간의 목숨을 거두는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하지만 진짜 수확자가 될 수 있는 것은 둘 중 한 명뿐이다. 이 과정에서 시트라와 로언은 서로를 도와주기도 하고, 때로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도 하며, 인간의 본성과 도덕,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된다. 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죽음이 사라진 세상이라는 설정이었다. 현실에서는 죽음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수확자의 세계에서는 죽음이 예외적인 사건이 되어버린다. 그 결과, 인간은 삶의 의미를 잃고, 미지근한 행복 속에서 무기력하게 살아가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수확자라는 존재가 인구를 조절하고, 죽음이라는 극적인 사건을 통해 인류에게 삶의 가치를 다시 일깨워주는 역할을 한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다. 죽음이 사라진 세상에서 오히려 죽음을 통제하는 존재가 필요하다는 역설적인 설정이 소설의 핵심이다. 소설 속에서 수확자는 단순한 살인자가 아니라, 사회의 질서와 균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하지만 이런 역할을 맡은 이들 역시 인간이기에, 내면의 갈등과 도덕적 고민을 겪게 된다. 수확자 패러데이는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수확을 하며, 시트라와 로언에게 인간적인 따뜻함과 윤리의식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내가 느낀 가장 큰 감동은, 인간이란 존재가 얼마나 복잡하고 모순적인 존재인지에 대한 통찰이었다. 죽음이 사라진 세상에서는 사람들이 삶의 의미를 잃고 무기력해지지만, 수확자라는 존재가 죽음을 통해 삶의 가치를 다시 일깨워준다. 이는 현실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하지만, 죽음이 있기에 삶을 소중히 여기고, 더 의미 있게 살아가려고 노력한다. 수확자 이런 인간의 본질적인 고민을 SF적 상상력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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