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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8-18 권혁진
    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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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황하는 나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 전승환의 《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를 읽고 전승환 작가의 《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는 제목 그대로 삶의 방향을 잃고 헤매는 이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네는 책이다. ‘힘내’라는 뻔한 말 대신, ‘괜찮아, 조금 쉬어가도 돼’라고 다독이는 작가의 문장은 지친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따뜻한 손길처럼 느껴진다. 이 책은 우리가 흔히 겪는 불안, 외로움, 무력감 같은 감정들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그 속에서 길을 찾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게 한다. 단순히 ‘힐링’을 외치는 여느 에세이와 달리, 이 책은 독자가 스스로를 깊이 들여다보도록 이끌고, 진정한 ‘나’를 발견하는 여정으로 초대한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첫 번째 ‘나를 잃어버린 시간’에서는 우리가 왜 방황하고 혼란스러워하는지 그 근본적인 이유를 들여다본다. 작가는 타인의 시선과 사회의 기준에 맞춰 살아가느라 정작 ‘나’ 자신을 잃어버렸음을 지적한다. 두 번째 ‘나를 다시 만나는 시간’에서는 잃어버린 나를 되찾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한다. 이 부분에서 작가는 억지로 무언가를 찾으려 하기보다, 잠시 멈춰 서서 스스로에게 귀 기울이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마지막 ‘다시, 나를 사랑하는 시간’에서는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는 마음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한다. 부족한 모습까지도 온전히 끌어안을 때 비로소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메시지는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책을 읽는 내내 가장 깊이 공감했던 부분은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우리 모두의 모습이었다. 우리는 종종 현실의 무게에 짓눌려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고, 그저 안정적이라는 이유로 해야만 하는 일들을 선택한다. 작가는 그런 우리에게 ‘정답을 찾으려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한다. 인생에는 오직 하나의 정답만 있는 것이 아니며, 지금 이 순간의 감정에 충실하는 것이 오히려 더 중요한 일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 대목에서 나는 그동안 내가 얼마나 많은 ‘정답’에 갇혀 살았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완벽한 계획을 세우고, 남들보다 앞서나가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던 나 자신을 발견하고는 한숨을 쉬었다.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은 작가의 진솔한 경험담과 함께 담겨 있는 짧은 이야기들과 시(詩)들이다. 거창한 철학적 담론 대신, 소박하지만 따뜻한 이야기들은 독자에게 편안하게 다가온다. 특히 ‘우리가 정말 원하는 것은 사랑받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구절은 나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늘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해 애썼던 내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진정한 행복이 외부의 인정이나 성취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충만함과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중요한 깨달음을 안겨주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는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그 질문에 답을 찾는 과정 자체가 소중한 의미가 있음을 알려준다. 이 책은 불안하고 흔들리는 청춘들에게, 그리고 어른이 되었지만 여전히 길을 잃은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따뜻한 위로이자 용기를 주는 지침서이다. 나 또한 이 책을 통해 완벽하지 않은 나 자신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남들이 아닌 나의 속도에 맞춰 걸어가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이 책은 앞으로도 내가 길을 잃을 때마다 꺼내 읽으며 나를 다독여줄 소중한 친구가 될 것이다.
  • 2025-08-18 임광혁
    벌거벗은 세계사: 잔혹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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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비를 통해 벌거벗을 세계사를 종종 보았었는데, 잔혹하고 끔찍한 사건에 대해 그냥 개략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몇몇 사건을 알게 되며, 그러한 사건에 대해 한번 깊게 이해해 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시작하며 이 세상에 그냥 일어나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말이 무언가 큰 생각을 하게 만들었었다. 우리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모든 일들이 저마다 연결 돼 있다는 말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계가 행복하고 좋은 일의 연결일 뿐만 아니라 슬프고 끔찍한 일들의 연결이기도 하다는 의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물론, 조금 자극적이고, 강력했던 내용들로 인해 관심이 갔던 것도 분명하고, 결말이 이미 나와있는 이야기 이지만 세계의 역사를 이해하는데 이러한 사건들도 기억해야 된다는 생각으로 책을 읽어나갔다. 이 책에 나온 모든 사건들이 인상 깊고 정말 기억에 남지만, 아무래도 최근 있었던 코로나 19와 관련된 이야기가 가장 인상 깊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내가 살아오면서 질병으로 인해 세계가 셧다운 되는 경험을 하는 게 정말 비현실적이고 이것을 이겨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참 많이 했었는데, 이 책을 읽다 보니 이러한 코로나 바이러스는 이미 100년 전 부터 존재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어 더욱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또한, 앞으로 2070년까지 코로나 19처럼 우리의 목숨을 위협할 전염병이 1만 5천 건 이상 나타날 것이라는 내용까지 알게 되었을 때는 두렵기까지 했던 것 같다. 이러한 내용을 인지했을 때는 우리 인간의 대응과 준비가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안에서 어떤 나라가, 아니 어떤 기업이 이러한 기회를 잘 찾는다면 앞으로의 세계를 이끌어 나가는데도 큰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한번 쭉 읽어나가면서 제목처럼 인류역사의 잔혹사가 정말 다양한 형태로 이어져 왔다는 걸 알 수 있었고, 그 당시 피해자와 당사자들에게는 죄송스러운 이야기지만, 그러한 역사를 통해 우리 인류가 조금 더 발전해 나가고 있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 2025-08-18 갈경래
    니체의 인생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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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드리히 니체. 철학 역사상 가장 독창적이고 논쟁적인 사상가 중 한 명. 그래서 유독 그의 글들을 자주 인용하게 되는데, 메이트북스의 니체의 인생수업은 그의 중기 이후 글들을 모아 편역한 책으로 우리에게 삶의 지혜와 자신을 찾는 여정에 대한 태도를 전해준다. 니체의 철학은 종종 난해하고 도전적이지만, 이 책은 그이 사상을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6개의 챕터로 구성된 이 책은 삶의 다양한 문제를 다루며, 독자로 하여금 자기 성찰과 행동 변화를 통해 더 나은 삶을 추구하도록 격려한다. "나 자신을 찾아 삶의 위기를 의연하게 이겨내라" 니체는 우리에게 자신을 발견하고 삶의 위기를 대처하는 법을 가르친다. 자신을 찾는 과정은 고통스럽고 힘들 수 있지만, 진정한 자아를 발견했을 때 우리는 더욱 강해진다. 내 경험상, 이 과정은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며, 그 이후의 삶의 모든 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사소한 급관들부터 고쳐야 인생이 달라진다. "작은 습관의 변화가 인생의 큰 변화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니체의 통찰은 매우 유효하다. 내가 일상에서 느낀 것은, 작은 행동 하나가 전체 삶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면서 삶의 질이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 "자기 행동을 숙호하는 법을 단련해야 한다"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숙고하는 것은 니체 철학의 핵심이다. 이는 단순히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행동과 그로 인한 결과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과정이다. 나 또한 일기 쓰기와 명상을 통해 내 행동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자기 이해를 높였다. "잘못된 방향을 돌려야 자신의 항로로 나아간다" 니체는 우리가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갈 때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때때로 큰 용기와 결단력을 요구한다. 내 경험상, 잘못된 결정을 인정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은 어렵지만, 그 이후에는 훨씬 더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니체의 인생 수업"은 나에게 단순한 철학 책 그 이상이었다. 이는 나 자신을 돌아보고, 나의 삶의 방식을 점검하며,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지침서가 되었다. 이 책을 통해 니체가 전하는 메시지는 우리가 삶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하고,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며, 궁극적으로 더 행복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삶의 위기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고, 작은 습관부터 시작하여 자신의 행동을 숙고하고, 잘못된 방향을 바로잡아 나아가야 한다는 니체의 가르침은 오늘날 우리 모두에게도 큰 교훈이 된다. 이 책은 철학적 지혜와 실천적 조언을 결합한 훌륭한 작품으로, 자기 성찰과 성장의 여정을 시작하려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한다.
  • 2025-08-18 오상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제주편(감귤 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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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허씨’를 위한 제주도 안내서”라는 애칭이 붙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제주도 편은 ‘허’자로 시작하는 렌터카를 빌려 여행하는, 제주의 속살에 다가가고 싶어하는 육지인을 위한 제주도 답사기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 ‘전 국토가 박물관이다’라는 말로 국민 답사 열풍을 일으킨 유 교수는 이번에 ‘탐라문화 보존은 우리의 자부심이다’라는 신조로 제주의 자연과 삶, 역사와 문화를 담아낸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제주편’인 ‘돌하르방 어디 감수광’을 펴냈다. 저자는 제주의 문화, 자연, 역사, 사람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내는데, 제주답사 일 번지인 조천·구좌 지역을 시작으로 제주의 역사를 말해주는 탐라국의 옛 자취를 따라 삼성혈, 관덕정, 오현단에 얽힌 이야기, 제주의 서남쪽에 위치한 대정 추사 유배지와 추사 김정희의 삶 등을 들려준다. 제주 4·3 사건과 헌마공신 김만일, 재일동포 공덕비 등 잊어서는 안 될 사건과 인물 유산에 대한 이야기도 담았다. 그간 TV를 통해 봐왔던 유홍준 교수의 걸쭉한 입담은 책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가슴에 품고 소원을 빌면 소원이 찍혀 할망신이 볼 수 있게 된다는 소지(소원을 비는 흰 한지)라던가 다랑쉬오름을 처음 올랐을 때의 벅찬 감동, 조선에 표류한 13년간의 임금을 받기 위해 작성한 ‘하멜 보고서’의 진상 등 책에 소개된 다양한 이야기는 제주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호기심을 한껏 부추기는 한편, 시정됐으면 하는 문화재 관리에 대한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또한, 제주도 전통 보리빵집의 전화번호라던가 거문오름 예약 안내소의 연락처와 같이 실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정보도 빼놓지 않고 담아 ‘제주 허씨를 위한 제주도 안내소’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도록 했다. 제주여행의 판도를 바꿔놓은 올레가 제주인의 삶과 자연을 조망할 수 있는 여행이라면, <나의 문화여행답사기 >와 함께하는 제주 답사는 제주 올레의 넉넉함에 제주도의 문화와 역사를 더해 제주도 여행을 또 한번 바꿔 놓지 않을까 싶다. 특히, 막연하게 제주도를 관광지로만 알던 이들, 제주도에 살면서도 정작 제주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젊은이들에게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종합적으로 정리해 제주를 이해하는 길잡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 2025-08-18 정지수
    어느날내죽음에네가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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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폭력에 시달리다 등교 거부를 한 이치노세는 엄마의 재혼으로 생긴 새아버지, 새언니들과도 갈등을 빚으며 지독한 외로움을 느낀다. 살아야 할 의미를 찾지 못한 채 고독하게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은 태어나자마자 부모에게 버려져 보육원에서 자라다 입양을 갔으나 새로운 가정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외롭게 살아가는 아이바의 모습과 닮아 있다. 그렇기 때문일까. 아이바는 이치노세와 점점 가까워지며 그녀의 속마음을 알아갈수록 자살을 막는 데 필사적이 되어가고, 소설을 읽는 독자들 역시 시간을 되돌릴 타이밍을 놓쳐 아이바가 이치노세의 자살을 막지 못하게 되면 어떡하나 초조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한편, ‘죽고 싶다’는 소녀의 강한 마음이 ‘죽기 두렵다’, ‘살고 싶다’로 변화하는 과정을 힘껏 응원하게 된다. 키가 크고 가녀리지만 알고 보면 장난기 많고 내면은 단단한 이치노세와 조금은 무뚝뚝하고 겉으론 강한 척하지만 속은 여리고 다정한 아이바. 두 사람이 만나 티격태격 싸우고, 웃고, 함께 절망했다 다시 일어서는 이야기가 영화관, 게임센터, 아쿠아리움, 공원, 수영장, 축제 등 청춘들의 대표적인 데이트코스를 배경으로 달콤하게 그려지며 독자들에게 웃음과 눈물과 설렘과 감동이 있는 한 편의 청춘 영화를 선사한다. 사신, 시간을 되돌리는 은시계 등 독특하고 흥미로운 세계 속에서 갑자기 자신 앞에 나타난 아이바 준이라는 사람을 처음엔 경계하다 점점 마음을 열고 사랑하게 되는 이치노세의 심리, 자기만족을 위해 가벼운 마음으로 이치노세의 자살을 방해하기 시작했다가 점점 진심으로 그녀가 살기를 바라게 되면서 이치노세를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보는 아이바의 심리가 몹시 현실적으로 설득력 있게 그려진다. 소설은 우리 모두 알고 있지만 쉽게 잊고 사는 희망을, 사랑의 힘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줄곧 내 인생이 싫었어요. 괴로운 일만 생겨서 왜 나는 이런 일을 당해야만 하는 걸까 원망했고요. 평생 내 인생을 저주하며 살아가게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런 인생이 아니었다면 아이바 씨와 만나지 못했을 거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면서부터는 내 인생이 좋아졌어요”라는 이치노세의 말처럼 우리는 누구나 ‘죽고 싶을 만큼 힘든 고통’을 겪지만 그럼에도 한 번 더 힘을 내 살아가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고, 소설은 말하고 있다. 어쩌면 이것이 작가가 두 주인공의 사랑을 통해 우리에게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 2025-08-18 정재욱
    사피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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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피엔스는 세계적인 이스라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가 역사학 뿐만 아니라 인류학, 생물학, 경제학, 사회학 등 여러 학문을 통합적으로 조망한 작품이다. 사피엔스는 호모 사피엔스를 뜻하며 저자는 약 7만여년전부터 현재까지 어떻게 지구를 지배하게 됐는지를 크게 세가지 혁명으로 설명하고 있다. 첫번째는 약 7만년전에 일어난 인지혁명으로 하라리는 가장 중요한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이 시기 인간은 복잡한 언어를 통해 존재하지 않는 개념, 즉 신화, 종교, 국가, 기업과 같은 집단적 허구를 공유할 수 있는 능력을 획득하였다고 본다. 이러한 능력은 협력의 범위를 가족이나 부족수준에서 수만명의 거대집단사회로 확장시키는 기반이 되었고 네안데르탈인 등 다른 인간 종을 압도하는 결정적인 차별점을 갖고 되었다고 한다. 두번째 혁명은 농업혁명으로 약 1만2천년전 인간은 수렵채집 생활을 넘어 농경사회로 전환하게 된다. 이는 식량을 안전하게 확보할 수 있게 되었으나 하라리는 농업혁명은 인간 삶의 질에 대한 향상이 아닌 인간이 곡물에 종속된 사건이라고 평가합니다. 즉 더 많은 인구를 부양하게 되었을 뿐 개별적인 인간은 더 많은 노동, 단조로운 식사, 빈번한 질명에 시달리게 되었다고 평가한다. 그리고 세번째는 산업혁명과 자본주의의 부상이다. 18세기 이후 산업혁명은 에너지의 이용, 기술의 급속적인 발전을 이루게 하였고 이는 곧 자본주의 체제로의 정착이 가능했다. 하라리는 자본주의를 신뢰에 기반한 체제로 설명하면서 은행, 기업, 화폐의 등장 역시 허구에 기반한 협력체계라고 이야기한다. 현대의 인간은 이러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전례없는 물질적인 풍요를 이루고 있지만 동시에 자연의 파괴와 불평등, 인간성 상실의 문제를 안고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마지막 챕터에서는 이제 인류는 유전공학, 인공지능 등을 통해 자신을 다시 설계하려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주장한다. 즉 인간은 진화의 수동적 산물이 아닌 능동적 창조자로 후계종인 호모데우스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내용이다. 사피엔스에서 가장 공감가면서도 새로운 시각이 돋보이는 부분은 농업혁명이 일어난 농경사회에 대한 평가였다. 농경시대에는 공간이 축소되는 동안 시간은 확장되었다. 수렵채집인은 다음 주나 다음 달에 대해 생각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 농부들은 미래의 몇 해나 몃십 년이라는 세월 속으로 상상의 항해를 떠났다. 수렵채집인들은 미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들은 하루 벌어 하루 먹는 데다 먹을거리나 소유물을 저장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도 모종의 사전 계획을 도모한 것은 분명하다. 알타미라 동굴의 예술품을 만든 사람들은 작품이 수백 세대 이어지도록 의도한 것이 확실해 보인다. 사회적 동맹과 정치적 라이벌 관계는 장기적인 성격을 띤다. 은혜를 갚거나 복수를 하는 데는 흔히 여러 해가 걸린다. 그럼에도 수렵채집인의 생업경제에서 장기 계획을 세우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역설적이게도 수렵채집인들은 그 덕분에 많은 걱정을 덜 수 있었다. 자기 힘으로 어쩌지 못하는 일을 걱정해봐야 무의미했다. 농업혁명 덕에 미래는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농부들은 언제나 미래를 의식하고 그에 맞춰서 일해야 했다. 농업경제의 생산 사이클은 계절을 기반으로 했다. 몇 개월에 걸쳐 경작을 하고 나면 짧고 뚜렷한 수확기가 뒤따랐다. 퐁성한 수확을 모두 끝마친 날 밤 농부들은 마음껏 축하를 할 수 있었지만 그로부터 한두 주일 이내에 다시 새벽에 일어나 들판에서 온종일 일하는 일상으로 돌아갔다. 식량은 오늘, 다음 주, 다음 달 먹을 것까지 충분했지만 이들은 다음해와 그다음 해 먹을거리까지 걱정해야 했다. 미래에 대한 걱정은 생산의 계절적 사이클뿐 아니라 농업 자체의 근본적 불확실성에도 뿌리를 두고 있었다. 대부분의 마을은 아주 제한된 종류의 재배작물과 가축을 기르며 살았기 때문에 가뭄, 홍수, 병충해에 취약했다. 농부들은 소비하는 것보다 더 많이 생산해야 비축분을 만들 수 있었다. 저장고에 곡물이, 지하실에 올리브오일 통이, 식료품 저장실에 치즈가, 서까래에 소시지가 매달려 있지 않으면 흉년에 굶어 죽을 위험이 있었다. 그리고 흉년이나 흉작은 늦든 이르든 오게 마련이었다. 나쁜 시절이 오지 않을 것이란 전제하에 사는 농부는 오래 살지 못했다. 그 결과 농업의 도래와 함께 비로소 인간의 마음속 극장에서 미래에 대한 걱정은 주연배우가 되었다. 농부들이 미래를 걱정하는 것은 단순히 걱정할 이유가 더 많았을 뿐 아니라 미래에 대해 무언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더 맣은 밭을 일구고 관개용 수로를 더 파고 더 많은 씨를 뿌릴 수 있었다. 근심하는 농부는 여름철 수확개미만큼이나 정신없이 바쁘게 일했다. 자녀들과 손주들이 그 열매에서 기름을 짤 수 있도록 땀 흘려 올리브나무를 심었고 오늘 간절히 먹고 싶은 식량을 겨울이나 내년을 위해 참고 비축해 두었다. 농사 스트레스는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것은 대규모 정치사회체제의 토대였다. 슬프게도 부지런한 농부들은 그렇게 힘들여 일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그토록 원하던 경제적으로 안정된 미래를 얻지 못했다. 모든 곳에서 지배자와 엘리트가 출현했다. 이들은 농부가 생산한 잉여식량으로 먹고살면서 농부에게는 겨우 연명할 것 밖에 남겨주지 않았다. 잉여식량은 정치, 전쟁, 예술, 철학의 원동력이 되었다. 근대 후기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90퍼센트는 아침마다 일어나 구슬 같은 땀을 훌리며 땅을 가는 농부였다. 그들의 잉여 생산이 소수의 엘리트를 먹여 살렸다. 왕, 정부 관료, 병사, 사제, 예술가, 사색가....역사책에 기록된 것은 엘리트의 이야기다. 역사란 다른 모든 사람이 땅을 갈고 물을 운반하는 동안 극소수의 사람이 해온 무엇이다.
  • 2025-08-18 손제성
    한번은 한문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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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중화권에 여행을 다녀오면서 꼭 중국어가 아닌 한문공부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이번 기회에 한문관련된 책을 읽어보고 싶어서 이책을 읽게 되었다. 이책은 한문을 공부할 때 널리 참고하는 입문서로, 공자의 「논어」를 중심으로 주요 구절을 풀이하고,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쉽게 설명해주는 내용이었다. 단순히 문법과 독해법을 가르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옛 성현들이 전하고자 했던 삶의 태도와 사고방식까지 담아내고 있었기에, 언어 학습을 넘어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공부가 되었다. 책의 전반적인 줄거리는 몇 개의 장으로 나뉘어 있었다. 초반부에서는 한문 문장의 구조와 기본 어휘, 흔히 쓰이는 문형들을 다루었다. 예컨대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 불역열호(不亦說乎)”와 같은 구절을 통해 배우고 그것을 때때로 익히는 것은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라는 의미를 풀이하고, 여기서 ‘학(學)’과 ‘습(習)’이라는 한자의 뉘앙스 차이를 설명해주었다. 단순히 공부한다는 뜻을 넘어서, 지식을 자신의 습관과 행위로 체화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중반부에서는 「논어」 속 인(仁), 의(義), 예(禮), 지(智)와 같은 핵심 개념을 구절별로 제시하였다. 흥미로웠던 부분은 ‘군자(君子)’와 ‘소인(小人)’에 대한 대비 설명이었다. 군자는 자신보다 남을 먼저 돌아보고, 말보다 실천을 앞세우며, 쉽게 분노하지 않는 품성을 가진 사람으로 묘사되었다. 이를 통해 고대의 도덕 교훈이 여전히 현대 사회의 인간관계나 직장 생활 속에도 생생하게 적용될 수 있음을 느꼈다. 후반부에서는 실제 한문 문장을 해석하는 방법에 중점을 두었다. 문맥 속에서 주어와 술어를 찾는 법, 고대 중국과 한국에서 한자가 쓰인 관례 등을 구체적으로 실습하게 하였다. 간단한 역사 일화나 고사성어를 번역해보면서 자연스레 한문 속 지혜를 접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옛 글을 읽는 것이 단순히 과거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밝히는 길잡이가 된다’는 것이다. 공자가 강조한 배움의 즐거움, 끊임없는 수양, 그리고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태도는 금융과 투자라는 내 전문 영역에도 깊은 울림을 주었다. 투자 역시 단기적 이익에 매달리는 태도를 넘어서, 꾸준히 배우고 원칙을 지키며 인내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는 공자가 말한 군자의 삶과도 통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한문 문장을 읽으며 문맥을 파악하는 과정은, 마치 재무제표를 분석하거나 경제 지표를 해석하는 과정과도 유사했다. 겉으로 보기에 단순한 숫자와 글자라도, 그 배경과 맥락을 이해해야 진정한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즉, 한문 공부 자체가 사고력을 넓히고 분석적 태도를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적용점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꾸준한 반복 학습이다. 논어의 구절이든 주역의 한 토막이든, 한문은 한 번 읽는다고 바로 내 것이 되지 않는다. 매일 조금씩 반복하면서 체화하는 과정이 필요함을 깨달았다. 둘째, 말과 행위의 일치이다. 옛 성현들은 늘 언행일치,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나의 생활 태도와 직업적 태도 모두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깊은 사고와 인간관계의 성찰이다. 한문 속 사상은 타인을 존중하고, 분노를 절제하며, 장기적 안목에서 삶을 바라보라고 가르친다. 이는 직장 동료와의 협업, 투자자와의 신뢰 관계에서도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가치관이다. 정리하자면, 이번 한문 공부 책은 단순한 언어 학습 교재가 아니라 삶의 철학과 태도를 배울 수 있는 지침서였다. 고전 속 문장을 곱씹으면서 인간으로서의 품성과 직업인으로서의 자세, 그리고 투자자로서의 장기적 안목을 동시에 다질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도 한문 학습을 삶과 투자에 접목시키며 계속해서 자기 성찰과 발전을 이어가고 싶다.
  • 2025-08-18 손석원
    박시백의 고려사 2 - 전쟁과 외교 작지만 강한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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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막 나라의 기틀을 잡아가던 고려에 외세로 인한 시련이 몰아친다. 대륙의 주도권을 잡은 거란은 세차례나 대규모 침략을 강행하고, 동북의 여진은 세력을 모아 나라를 세우며 사대를 요구한다. 내부에서는 김치양, 이자겸, 묘청 등 반란의 역도들이 바람잘날 없이 왕조의 정통성을 위협한다. 그러나 난세가 검을수록 빛나는 인물들이 여럿 등장한다. 광종떄 시작한 과거시험에 합격하여 문신이 된 서희는 고려군을 지휘하게 된다. 고려시대에는 무신의 최고 지휘부는 문신이 담당하던 때이다. 서희는 고려의 신하로써 거란의 장수 소손녕과 담판을 통한 협상으로 고려의 영토를 넗힌다. 장흥진, 귀화진, 곽주, 귀주, 안의진, 성주, 맹주에 성을 쌓아 고려의 영토를 확보한 다음 이곳에 6주를 설치하였으니 이를 홍화, 용주, 통주, 철주, 귀주, 곽주이다. 향후 거란과의 전쟁에서 매우 중요한 장소가 되는 강동 6주는 압록강 동쪽의 여섯개의 성을 뜻한다. 고려의 최전선인 흥화진을 지키던 도순검사 양규는 일주일 동안 계속되는 전투에서도 흥화진을 지켜냈고, 결국 거란은 홍화진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양규는 홍화진을 지키는 것을 넘어 곽주를 급습해 거란에 억류되어 있던 고려 백성들을 구하다가 화살을 고슴도치 처럼 온몸에 맞고 장열히 전사한다. 거란군이 침입해 오자 고려군은 개경에서 청야수성전을 벌인다. 들판을 비우고 성에 들어가 지킨다는 뜻으로 성 밖의 백성들이 모두 성안으로 들어간다. 적군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건 모두 태우고 우물도 막아 식수 공급처를 제거한다. 이렇게 고려가 버텨내자 거란군은 회군을 하게 된다. 강감찬은 72세의 노장을 거란 전쟁시 현종에게 파천을 건의하기도 하고, 흥화진 전투에서 강물을 소가죽으로 막았다가 터트리는 전략으로 거란군을 전멸시킨다. 또한 고려는 귀주의 넗은 벌판에서 대회전을 준비한다. 대회전은 전 병력이 넓은 평야에서 맞붙는 전쟁으로 그만큼 고려군은 자신감에 차 있었으며, 귀주대첨에서 크게 승리하게 된다. 담판으로 강동 6주를 얻어낸 서희, 귀주에서 10만 거란군을 물리친 강감찬, 양규, 김부식 등에 힘입어 고려는 내우외환을 이겨내고 기세좋게 번영기를 열어나간다. 작지만 강하고, 단단하면서도 유연한 나라 고려의 눈부신 진면모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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