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7
곽경란
단 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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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사람』 삶과 죽음, 선택과 책임,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얽혀 있는지 보여주면서도, 그 안에 사랑과 연민, 그리고 희망을 담고 있다
이야기의 시작은 두 나무였어요. 잘려나간 큰 나무와, 그 뿌리가 얽혀 있는 작은 나무. 작은 나무는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자라면서 생존하려 했지만 그 뿌리는 보이지 않는 땅속에서 끊임없이 자라고 있었다 이 두 나무는 작품 전체를 상징하는 존재같기도 하고 자연과 인간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장미수와 그녀의 다섯 아이들—일월, 월화, 금화, 목화, 목수의 이야기는 마치 나무의 가지와 뿌리처럼 서로 얽혀 있었고 그중에서도 셋째 금화의 실종은 가족 모두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금화는 쌍둥이 동생들과 함께 산에 올라갔다가 쓰러진 나무에 깔렸고 도움을 요청하러 내려간 목화가 사람들을 데리고 올라왔을 때, 금화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목수가 나무 아래 깔린 채 발견됐다 목수는 살아남았지만 그날의 기억을 잃어버렸고, 금화의 실종은 가족 전체를 아프게 만들었어요.
그 후로 목화는 이상한 꿈을 꾸기 시작했고 꿈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그중 단 한 사람만을 살려야 하는 선택을 강요받는다 처음엔 단순히 악몽이라고 생각했지만, 엄마 장미수와 대화를 나눈 후 이 일이 자신만의 고통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고 알고 보니 외할머니 임천자, 엄마 장미수, 그리고 목화로 이어지는 삼대에 걸쳐 이 특이한 능력이 내려오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이 그 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각각 달랐습니다.
할머니 임천자는 이를 신의 뜻으로 여기며 묵묵히 수용했고, 장미수는 처음엔 저항했지만 결국 체념했고, 목화는 그저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이 능력과 나무의 본질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목화는 자신에게 꿈속에서 지시를 내리는 존재가 바로 나무라고 느꼈고, 나무는 단순히 배경이 아니라, 죽음과 생명을 연결하는 매개체로 여겼다. 하지만 나무는 어떤 답도 주지 않았고.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왜 그녀가 선택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이유는 끝내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녀 또한 수많은 죽음 속에서도 단 한 사람을 살리는 일을 거부하지 않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해나갔다
목화의 여정은 때론 고통스럽고 때론 혼란스러웠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았고 삶의 의미를 복잡하게 찾아내려 애쓰는 대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받아들였다. 그녀는 삶의 무게에 짓눌리기보다 그 속에서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나갔다
이 소설을 읽으며 느낀 것은 때론 삶이 길을 잃기도 하고, 되돌아가야 할 순간도 있겠지만 결국엔 앞으로 나아간다는 거다 살아남고, 자라고, 다시 꽃을 피우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