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27
박찬희
수학이 필요한 순간(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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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에서 저자는 수학에 관한 편견을 언급한다. 그는 수학과 논리학이 같지 않다고 말한다. 수학 만이 논리를 사용하는 학문은 아니며, 추상적인 부분 또한 다루고 있다. 그리고 수학은 수를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수학에 대한 이미지를 환기시키면서, 수학은 세상을 설명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한다.
저자는 수학이나 수학적 사고법에 관한 정의를 여러가지 표현으로 제시했지만, 그럼에도 너무 추상적이라고 느껴졌다.(그런데 애초에 수학 자체가 추상적인 개념이긴 하다.) 오히려 수학이 무엇인가,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수학의 정의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만, 다른 지면에서, 학문에 대해 언급한 부분은 인상 깊었다. 저자는 학문이란 '진리를 근사해가는 과정'이라고 표현한다. 수학자 다운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학문을 정의하는 가장 근사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이 후, 물리, 기하, 확률, 이산수학 등등을 넘나드는 이야기를 진행하는데, 전체적으로 이해하기 쉬웠다. 다만, 마지막 장인 '숫자 없이 수학을 이해하기' 부분은 약간의 배신감을 느꼈다.(숫자 없이 이해한다고 했으면서 숫자가 가장 많이 나온 부분이었다.)
저자의 설명은 마치 잘 정리된 증명을 보는 것 같다. 예를 들어, 6강의 경우, 점과 선을 잇는 것으로 시작한다. 점 > 선 > 면 > 위상 > 대수 > 내면기하(특히 감자칩이 인상 깊다.) > 우주. 비교적 친숙하고 기본적인 점부터 시작해서, 심적으로 부담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들로 들어 간다. 물론 대부분의 교양 수학 서적이 쉬운 개념부터 시작해 어려운 개념으로 진행된다. 다만, 개념들 사이의 연결을 매끄럽게 이어가는 것이 어려운 작업인데, 저자는 이러한 부분에서 돋보인다고 생각한다. 질문에 질문을 이어가며 근원적인 문제로 도달해가는데,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어버린다.
수학을 주제로 하는 책이기에, 그러한 지식을 이해하게 되는 과정은 재미있었다. 그러나 더 높은 가치를 두고 싶은 것은, 평소 생각해 보지 않았던 점들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학문에 대한 정의나, 빛의 굴절, 자율주행 자동차 알고리즘 적용, 선악의 확률론 등등. 이러한 것들은 지식을 알아가는 과정이기보다,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접하고 사고의 범위를 확장하는 과정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독서를 하는 이유가 이런 재미 때문이다. 내 머릿속 밖의 세상을 발견하고 감탄하는 것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독서는 성공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