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12
손용철
불편한편의점
0
0
기차를 타고 춘천으로 가던 할머니는 문득 지갑이 없어진 것을 알아챈다. 치매끼가 있어서 지갑이 없다는 사실을 기차가 출발한 지 한참 지나고 나서야 알아챈 것이다. 눈앞이 깜깜한 순간 낯선 번호로 그녀의 휴대폰에 전화가 온다. 어눌한 목소리로 지갑을 주워서 돌려주겠다고 하는 한 남자, 할머니는 서울역에 다시 갈테니 꼭 거기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데 남자가 여기 말고는 갈 데가 없는걸요라고 답하는 데에서 그 남자가 노숙자임을 알아챈다. 노숙자가 배가 고픈지 도시락 하나 사먹어도 될까요 하고 묻고 할머니는 사례를 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흔쾌히 그러라고 한다. 할머니는 과거 역사교사로 일하고 은퇴한 연금생활자인데, 과거 여러 명의 학생들을 상대하며 사람 보는 눈이 생긴 덕에 전화 한통으로 노숙자가 지갑을 본래 주인에게 돌려주려는 경우 있는 사람임을 알아본다.
서울역으로 돌아온 할머니는 노숙자를 만나게 되고, 그의 사연이 궁금해지는데 그는 알콜성 치매로 과거 기억을 잃었다고 답한다. 할머니는 숙대 근처 청파동에 있는 자신이 운영하는 편의점으로 노숙자를 안내하고 앞으로 여기서 매일 편의점 도시락을 제공할테니 먹고 가라고 한다. 할머니는 폐기 예정 도시락 말고 정상품을 먹고 가라고했지만 노숙자는 고마운 마음에 폐기 대상 도시락을 먹으려고 일부러 폐기 시간에 맞춰서 다녀간다. 노숙자는 편의점 외부 간이 테이블에 널부러진 쓰레기도 줍고 청소도 하며 성의를 표시한다. 할머니는 역시 그를 경우 있는 사람이라고 내심 생각한다.
할머니는 자신의 생활비는 연금으로 충당하고 편의점에서 운영하는 수익은 거의 없으나 편의점에서 생계를 위해 일하는 오전반 아줌마와 야간 알바를 하는 가장 아저씨 등 직원들을 생각하며 계속 운영하고자 한다. 할머니의 남편은 일찍 돌아가셨고 자식으로는 딸과 아들이 있는데, 딸은 공부를 잘해서 의사가 되어 의사 남편을 만나 자식을 낳고 잘 살아가고 있다. 반면, 아들은 사업을 하는데 초창기에는 잘 나가다가 망해서 시시때때로 다음 사업 기회를 노리며 할머니의 편의점을 팔고 본인의 사업자금으로 쓰기를 원하고 있다.
갑자기 편의점 야간 알바를 잘해주던 아저씨가 그만두게 되고, 할머니는 급하게 편의점 야간알바를 구해야하는 상황에 놓인다. 구인공고를 내고 기존 아르바이트 인력들에게도 주변에 추천할 사람을 알려달라하고 노력하지만 결국 사람을 구하지 못한다. 할머니가 직접 편의점에서 야간 근무를 하다가 불량 청소년들에게 봉변을 당할 위기에 처하게 되고, 그때 노숙자가 나타나 할머니를 위기에서 구해주게 된다. 할머니는 노숙자(이름은 ‘독고’)에게 술을 끊는 조건으로 편의점 야간 알바 자리를 제안하고 독고 씨는 처음에는 거절하다가 계속된 할머니의 권유에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한다.
독고 씨는 처음에는 말도 어눌하게 하고 일을 배우는 것도 느리지만, 점차 숙달해나가면서 편의점 다른 시간 알바생들과도 꽤 어울리게 된다. 편의점 다른 시간 아르바이트생으로는 오전반 아줌마와 평일 오후 알바인 ‘시현’이라는 공무원 준비생이 있다. 시현은 할머니가 처음 독고 씨에게 도시락을 줄 때 근무했고 독고 씨에게 일을 가르쳐준다.
불편한 편의점 1편은 오전반 오아줌마 시점, 시현의 시점, 연극 배우였으나 극작가로 전향했는데 잘 되지 않아 절필 위기에 놓인 작가, 할머니의 아들이 독고 씨의 약점을 잡기 위해 뒷조사를 부탁한 ‘곽씨’, 그리고 마지막으로 독고 씨의 시점으로 마무리 된다.
오아줌마는 늘 남편이랑 대화가 잘 통하지 않아 답답했는데 아들마저 대기업을 다니다가 회사를 그만둔 뒤로는 뭘하는지 모르겠어서 답답해한다. 외무고시를 준비한다는데 늘 아들 방에서는 게임소리가 들려 하루는 작정하고 아들에게 화를 내다가 아들과 싸우게 되고 편의점에서 독고 씨에게 하소연하게 된다. 독고 씨는 삼각김밥과 함께 편지를 전달해 마음을 전하면서 아들의 말을 들어주라고 조언을 하게 되고, 오 아줌마는 덕분에 아들에게 쌓인 응어리를 풀고 아들의 말을 듣게 된다.
시현은 오전에는 노량진에서 공무원 시험 강의를 듣고 오후에는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고 있다. 독고 씨에게 편의점 인수인계를 해주면서 설명을 참 듣기 편안하게 잘한다는 칭찬을 듣고 유튜브에 한번 올려보라는 말에 시험 삼아 올려보는데 조회수가 잘 나오게 되고 다른 브랜드 편의점에서 점장으로 스카웃트 해가게 된다.
연극 배우였으나 나이가 들면서 자신의 배역에서 밀리고, 극작가로 등단했으나 첫 작품으로 연극 공연을 하게 되었으나 결과가 썩 좋지 않아 절필 위기에 놓인 작가 ‘인경’은 글을 그만 두려고 찾아든 곳에서 좋은 분을 알게 된다. 자신의 딸아이가 방학때 자취방을 비우니 그동안 거기에 머물면서 글쓰기에 매진해보라는 얘기를 듣고 편의점 앞 원룸에 머물게 된다. 가까워서 방문한 편의점이지만, 상품군도 많지 않고 어딘가 엉성해보이는 알바생 독고 씨를 보며 불편한 편의점이라고 생각한다. 다시는 안오겠다고 생각하지만 원룸 창가로 보이는 편의점을 관찰하며, 할머니들에게 집앞까지 짐을 들어주고 편의점 바깥 테이블에서 혼술하는 손님에게 술을 너무 많이 마시지말라며 옥수수수염차를 건네는 알바생을 보고 흥미를 갖게 된다. 특히 독고 씨의 과거에 대해 흥미를 느끼며 편의점과 독고 씨 얘기를 작품으로 쓰게 된다.
1편에서는 독고 씨가 자신의 과거 기억을 되찾고 편의점을 떠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