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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5-20 김학주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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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귀자의 『모순』은 주인공 안진진이 자신의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삶을 바라보며 행복과 불행의 의미를 깨달아가는 이야기다. 50대의 나이로 이 소설을 읽으니 단순한 청춘 성장소설이 아니라, 결국 인간은 누구나 모순된 삶 속에서 살아간다는 사실을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등장인물들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행복과 불행은 절대 한쪽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 깊이 남는다. 소설의 중심에는 진진의 어머니와 이모가 있다. 두 사람은 쌍둥이지만 삶은 완전히 다르다. 어머니는 가난하고 무능한 남편 때문에 평생 고생하며 살아간다. 집안 형편은 늘 어렵고 생활은 팍팍하지만, 사람 냄새 나는 정과 끈질긴 생활력이 있다. 반면 이모는 부유한 남편과 안정된 환경 속에서 살아간다. 겉으로 보기에는 부족함 없는 행복한 삶처럼 보인다. 진진 역시 처음에는 이모의 삶을 부러워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이모의 삶에도 외로움과 허무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돈과 안정이 반드시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진진은 자신의 삶 속에서도 끊임없이 갈등한다. 대학생인 그녀 앞에는 서로 다른 두 남자가 등장한다. 한 남자는 안정적이고 현실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고, 다른 남자는 마음이 끌리지만 불안정하다. 진진은 사랑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며 쉽게 선택하지 못한다. 이 모습은 젊은 세대의 고민처럼 보이지만, 중년의 입장에서 읽으니 결국 인생 전체가 이런 선택의 반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늘 더 나은 행복을 바라지만, 무엇을 선택하든 아쉬움과 후회는 남는다. 작품 속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진진이 자신의 가족을 바라보며 세상의 기준과 실제 행복이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는 과정이었다. 가난하고 힘들게 살아가는 어머니는 불행해 보이지만 오히려 더 인간적이고 따뜻하다. 반대로 모든 조건을 갖춘 이모는 차갑고 공허하다. 작가는 이를 통해 행복과 불행은 겉모습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말한다. 행복 속에도 불안은 존재하고, 불행 속에도 웃음과 사랑은 있다는 것이다. 이 소설의 제목인 ‘모순’이 더욱 크게 다가왔다. 젊을 때는 성공하면 행복할 것이라고 믿었지만, 살아보니 인생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돈이 있어도 걱정은 사라지지 않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소소한 행복은 존재한다. 『모순』은 바로 그런 인간 삶의 아이러니를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이 소설은 거창한 사건보다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통해 삶의 본질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더 현실적이고 공감이 갔다.
  • 2026-05-20 하지혜
    물고기는존재하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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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 책모임에서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가졌습니다. 제목이 던지는 도발적인 질문이 머릿속을 맴돕니다. 정말로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을까요? 룰루 밀러의 이 책은 단순히 과학적 사실을 전달하는 논픽션이 아닙니다. 삶의 혼돈 속에서 질서를 찾으려는 인간의 집착,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한계와 허상,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붙잡아야 할 희망과 그 의미에 대해 깊이 있게 성찰하는 에세이이자 지적 모험담입니다. 과학적 집착에서 시작된 여정 이야기는 19세기 미국의 어류 분류학자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삶을 따라갑니다. 그는 평생을 바쳐 수천 종의 물고기에 이름을 붙이고, 인간의 편의상 만든 허상임을 밝혀냅니다. 즉, 우리가 물고기라 부르는 존재들은 실제로 서로 가까운 친척이 아니고, 오히려 소와 폐어가 더 가까운 관계라는 사실에 놀라게 됩니다. 이처럼 과학적 탐구의 결과는, 우리가 믿어온 질서와 분류의 허약함을 드러냅니다. 질서와 혼돈, 그리고 인간의 집착 저자 룰루 밀러는 자신의 삶의 혼란과 상실을 극복하기 위해 조던의 집념을 좇습니다. 조던은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으로 평생의 표본을 잃고도, 다시 일어나 물고기 표본에 이름을 꿰매며 질서 회복에 집착합니다. 이 모습은 저자에게 큰 영감을 주지만, 동시에 집착이 확신과 신념으로 굳어질 때 얼마나 위험해질 수 있는지도 보여줍니다. 조던은 우생학 운동에 깊이 관여했고, 그의 '사다리 법칙'은 생명체에 위계를 매기고 차별과 배제의 논리로 이어졌습니다. 저자는 여기서 과학적 분류의 한계와, 확신이 진리, 관용, 화합의 적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합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과학, 철학, 인문학, 심리학이 한데 어우러진 경이로운 논픽션입니다. 저자의 유려한 문체와 솔직한 고백, 그리고 깊이 있는 사유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줍니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을 편의와 확신, 관습에 따라 분류하고, 그 안에서 진실을 놓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혼돈 속에서도 의미와 희망을 찾으려는 저자의 여정은, 우리 각자에게도 삶의 의미를 다시 묻는 계기가 됩니다. 이 책은 세상의 질서와 혼돈, 인간 존재의 의미, 그리고 우리가 믿어온 모든 범주와 이름 붙이기의 허상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그리고 그 질문에 답을 내리는 것은 결국, 우리 각자의 몫임을 조용히 일깨워 줍니다.
  • 2026-05-20 정필상
    사이토 히토리의 어떻게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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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토 히토리는 1997년과 2003년 두 차례에 걸쳐 일본 개인 사업소득 납세액 전국 1위를 기록했고, 12년 연속 고액 납세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주식도, 부동산도 없이 오로지 일만으로 쌓아 올린 부였다. "사이토 히토리의 어떻게 살 것인가"는 다양한 저서와 강연을 통해 설파해온 내용을 하나로 압축한 그의 부자 인생론의 결정판으로, 자존, 습관, 인연, 성공, 생사의 다섯 가지 키워드로 인생을 부족함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진정한 부자의 태도를 알려준다. 앞날이 보이지 않는 불황과 치열한 경쟁에 시달리며 어떤 자세로 내일을 맞이해야 할지 걱정하고 있다면, 지금 나는 충분히 잘살고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히토리는 자신이 부자가 된 비결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분 좋게 떠나보낸 돈이 친구들을 대거 이끌고 되돌아온 것입니다"라고 설명한다. 단순히 돈을 많이 버는 법을 가르치기보다 행복을 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지혜의 말을 전해주는 것이다. 요즘같이 가난한 현자의 말보다 성공한 부자의 말에 더 귀를 기울이는 시대에 현명한 부자가 전해주는 지혜의 말은 귀하다. 같은 말이라도 자기 잇속만 차려서 성공한 사람이나 생이란 것을 직접 겪어보지 않은 인공지능이 말했다면 이토록 와닿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금까지 가족이나 친구, 회사를 위해서 여러 가지 일을 참아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앞으로는 세상의 기준이 아니라 자신이 어떻게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따라 행동을 결정하는 것이 좋을 듯... 다른 사람을 위해서 자신을 억누르지 말고 자유롭게 좋아하는 일을 즐기는 것이다. 그러면 언제까지고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고, 나 자신을 최우선에 두는 것이 가장 훌륭한 수행이며 깨달음으로 가는 첫걸음이라는 점을 명심하라고 한다. 거만하게 행동하는 것은 정말로 어리석은 일입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이 말은 단순한 처세술이 아닙니다. 위로 갈수록 겸허해지고 거만하게 굴지 않는 것이 신의 뜻이며 신과 같은 삶의 방식이기 때문에 더욱더 위를 바라볼 수 있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이 사실을 깨닫고 매사에 겸허한 태도로 임한다면 틀림없이 진정한 행복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이 책은 알려준다. 왜 돈을 벌고 싶은지, 행복이란 무엇인지,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어 내가 속한 세계를 움직이게 하는 "사이토 히토리의 어떻게 살 것인가" 책 속 명언들을 통해 행복과 성공의 씨앗을 심을 수 있기를 바래본다.
  • 2026-05-20 손홍진
    제노사이드 (다카노 가즈아키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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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노사이드는 2011년에 발표된 SF 서스펜스 장편소설이다. 현 인류를 넘어서는 지능을 가진 ‘신인류(누스)’를 중심으로 일본, 아프리카, 미국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먼저 일본에서는 주인공인 겐토가 등장한다. 그는 화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으로, 한국인 유학생 친구 정훈(이정훈)과 함께 지내고 있다. 어느 날 겐토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언으로 극비 임무를 받게 된다. 난치병인 상피세포 경화증에 걸린 어린이 10만 명을 구할 수 있는 특효약을 혼자서 개발하라는 것이었다. 아버지는 겐토에게 편지와 함께 현대 기술을 뛰어넘는 새로운 약물 개발용 프로그램 ‘GIFT’가 설치된 태블릿 PC를 남겨 주었다. 겐토는 정훈의 도움을 받아 이 프로그램을 활용하며 신약 개발에 집중한다. 한편 아프리카에서는 미국 용병 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팀장 예거는 생이 얼마 남지 않은 아들의 치료비를 벌기 위해 ‘인류의 위협’을 제거하는 초극비 임무 ‘가디언 작전’에 참여한다. 그러나 그는 이 임무가 사실상 신인류를 말살하려는 ‘네메시스 작전’임을 알게 된다. 그럼에도 예거는 팀을 이끌고 아프리카 열대우림에 잠입하지만, 그곳에서 우군에게 버림받고 오히려 적이었던 신인류를 접촉하게 된다. 그들을 보호하며 예거는 신인류가 실제로 인류에게 해로운 존재가 아님을 깨닫고, 자신을 버린 정부의 명령에 반기를 들어 신인류를 보호하기로 결심한다. ​미국에서는 번즈 대통령과 ‘가디언 프로젝트’를 지휘하는 루벤스가 중심이 된다. 번즈 대통령은 과거 작성된 비밀 보고서 ‘하이즈만 리포트’를 근거로 신인류가 현 인류를 위협할 것이라고 판단한다. 이에 따라 신인류의 암살을 명령하고, 신인류를 보호하려는 조직 내 반대 세력과 대립하게 된다. 처음에는 전혀 연결되지 않았던 이들의 이야기는 점차 하나로 수렴된다. 겐토가 개발하려는 난치병 치료제와 신인류가 제공하는 정보, 그리고 예거가 보호하는 아들 사이에는 놀라운 연관성이 드러난다. 신인류가 보유한 과학적 지식과 ‘GIFT’ 프로그램이 바로 신약 개발의 핵심 열쇠였던 것이다. 결국 예거는 보호하고 있던 신인류 ‘누스’ 남매(아키리와 에마)와 함께 일본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겐토 및 정훈과 만나게 된다. 결말에서 예거와 겐토는 함께 힘을 합쳐 난치병 치료제인 특효약을 완성하는 데 성공한다. 약을 개발하는 동안 함께 싸운 정훈과의 우정도 깊어진다. 보호받던 신인류 누스 남매는 가까스로 일본 망명에 성공하여, 일본이 전쟁을 하지 않는 나라라는 점에서 안심하며 조용히 살아간다. 소설은 ‘제노사이드(집단 학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현 인류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신인류를 말살하려는 미국 정부의 모습을 비판적으로 그린다. 이와 반대로 개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예거와 겐토는 인간의 이타심과 생명 구원에 대한 집념을 보여 준다. 이러한 대립 속에서 소설은 ‘과연 무엇이 진정한 인간성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 2026-05-20 김현주
    박곰희 연금 부자 수업 - 4개의 통장으로 월 300만원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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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곰희 연금 부자 수업은 단순히 연금 상품을 소개하는 재테크 책이 아니라, 노후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알려주는 현실적인 금융 안내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연금이라고 하면 어렵고 복잡한 금융 용어가 많아 쉽게 접근하지 못했는데, 이 책은 초보자도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설명해주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다. 특히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의 차이와 역할을 체계적으로 설명해주어 그동안 막연하게 알고 있던 내용을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노후 준비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평범한 직장인과 일반 사람들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습관이라는 점이었다. 저자는 큰돈을 한번에 모으는 방식보다 매달 꾸준히 투자하고 시간을 활용하는 장기 투자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단기간에 큰 수익을 얻으려 하기보다 안정적으로 자산을 늘리는 방법을 제시해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특히 연금저축과 IRP를 활용한 절세 전략은 실제 생활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였다. 단순한 이론 설명이 아니라 실제 사례와 구체적인 숫자를 통해 설명해주기 때문에 이해가 훨씬 쉬웠다. 또한 이책은 무조건 소비를 줄이고 아끼는 것만을 강조하지 않은 점도 좋았다. 현재의 삶을 지나치게 희생하면서 미래만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관점이 공감되었다. 돈을 모으는 이유는 결국 더 안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위한 것이라는 메시지가 마음에 남았다. 재테크 관련 책들은 종종 지나치게 공격적인 투자나 고수익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은 평범한 사람도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신뢰감이 들었다. 특히 ETF와 장기 투자에 대한 설명은 매우 유익했다. 단기적인 시장 변동에 흔들리지 않고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여러 사례를 통해 강조하는데, 이를 통해 투자에 대한 시각도 조금 달라졌다. 그동안 투자라고 하면 위험하다는 인식이 컸는데, 제대로 공부하고 원칙을 지키면 노후 대비를 위한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을 읽고 가정 크게 느낀 점은 ' 연금은 나중에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젊을 때는 노후가 멀게 느껴져 준비를 미루기 쉽지만, 시간이라는 가정 큰 자산을 활용하려면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금액이라도 꾸준히 투자하면 복리의 힘이 쌓여 미래에 큰 차이를 만든다는 점이 특히 인상 깊었다. 단순히 돈을 버는 기술이 아니라 안정적인 삶을 준비하는 태도를 배우게 해준 점에서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 2026-05-20 갈경래
    혼모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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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모노(本物)'라는 일본어는 '진짜, 본물'을 뜻하는데, 이 단어가 곧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이다. 이 소설집은 각각의 이야기가 독립적인 듯 보이지만, 큰 틀에서는 모두 "무엇이 진짜인가"라는 질문에 연결된다. 그 덕분에 한 편 한 편 읽어 내려가면서도, 결국에는 거대한 퍼즐을 맞추는 듯한 체험을 하게 된다. 짧은 서사 속에 스며 있는 촘촘한 심리 묘사는 "혼모노'의 가장 큰 힘은 '진짜'라는 단어가 가진 모순을 드러내는 데 있다. 작가는 이를 세 가지 축으로 보여준다. 첫째, 전정성의 모순이다. 사름은 누구나 진짜로 살고 싶다고 말하지만, 현실에서는 끊임없이 가면을 쓰고 있다. 사회적 성공을 위해, 사랑을 지키기 위해, 혹은 단순히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조차 우리는 가짜를 선택한다. 작가는 이 과정을 거짓 없이 묘사하며 읽는 이에게 불편하지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둘째, 관계 속의 진짜이다. 인간은 혼자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누군가의 시선과 언어가 내 모습을 규정하는 순간, 내 진짜 얼굴은 이미 달라져 있다. 소설 속 인물들이 맺는 관계는 거울처럼 작동하며, 독자 역시 그 거울 앞에 선 듯 스스로의 얼굴을 확인하게 된다. 셋째, 존재의 불안이다. 진짜를 찾으려는 갈망은 곧 불안을 동반한다. '내가 지금 보여주는 모습이 과연 혼모노 일까?'라는 의문은 인물들을 흔들고, 그 불안은 독자에게 고스란히 전이된다. 이 불안은 단순히 불편한 감정이 아니라, 진정성을 향한 인간다운 몸부림으로 읽힌다. "혼모노"는 '진짜'를 뜻하는 제목처럼 인간 내면의 진정성과 위선을 집요하게 탐구하는 작품이다. 단편마다 다른 인물을 내세우지만, 결국 모두 '무엇이 진짜인가'라는 질문으로 수렴하며 독자에게 거울을 들이댄다. 간결한 문체와 현실적인 심리 묘사가 강렬한 여운을 남기고, 진짜와 가짜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사실을 성철하게 한다. 베스트셀러로 자리한 이유는 단순한 흥미가 아니라, 지금 우리 시대가 진정성에 갈급해 있다는 사회적 맥락을 정확히 짚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 2026-05-20 김재환
    월가의 영웅(전설로 떠나는)(3판)(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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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터 린치의 저서 월가의 영웅은 주식 투자라는 거대한 바다에서 개인 투자자가 나침반으로 삼기에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지침서다. 이 책은 복잡한 수학 공식이나 난해한 경제 지표를 앞세우는 대신 일상생활 속에서 누구나 발견할 수 있는 기회와 상식의 힘을 강조하며 투자에 대한 근본적인 철학을 일깨워준다. 린치는 전설적인 펀드 매니저임에도 불구하고 전문가의 분석보다 개인의 직관과 경험이 때로는 시장을 이기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음을 역설한다. 책의 전반부에서 그는 투자자의 마음가짐에 대해 논한다. 흔히 주식 시장을 도박이나 운의 영역으로 치부하기 쉽지만 린치는 이를 철저한 관찰과 인내의 영역으로 재정의한다. 우리가 마트에서 물건을 고르고 백화점에서 유행하는 브랜드를 살피는 그 사소한 과정들이 사실은 가장 강력한 종목 선정의 기초가 된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특히 그는 텐배거라 불리는 10배 수익 종목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던킨 도너츠나 생활용품점 같은 주변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실질적인 사례를 통해 증명한다. 이는 주식 투자를 어렵게만 생각하던 나에게 일상의 모든 순간이 수익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새로운 시각을 선사했다. 중반부에서 다루는 여섯 가지 유형의 기업 분류는 투자의 기술적인 면을 보완해준다. 저성장주, 대형우량주, 고성장주, 경기주도주, 자산주, 회생주로 기업을 나누고 각각에 맞는 대응 전략을 제시하는 부분은 실질적인 가이드라인이 된다. 단순히 좋은 기업을 사는 것을 넘어 그 기업이 현재 어떤 위치에 있는지 파악하고 그에 맞는 기대 수익률과 보유 기간을 설정해야 한다는 점은 매우 논리적이다. 또한 린치는 주가 수익 비율인 PER을 활용해 기업의 가치를 판단하는 법과 현금 흐름의 중요성을 설파하며 상업적 직관을 어떻게 숫자로 검증해야 하는지 명확히 가르쳐준다. 책을 관통하는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는 결국 유행에 휩쓸리지 않는 주관과 자신이 잘 아는 것에 투자하라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진리다. 린치는 시장의 폭락이나 경제 위기에 대한 공포에 굴복하지 말고 기업의 펀더멘털이 변하지 않았다면 인내하며 기다릴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주식 투자가 머리보다는 엉덩이로 하는 것이라는 비유를 통해 장기 투자의 가치를 다시 한번 각인시킨다. 월가의 영웅을 읽으며 느낀 가장 큰 깨달음은 주식은 단순히 숫자가 적힌 전광판의 움직임이 아니라 살아있는 기업의 지분을 소유하는 행위라는 사실이다. 타인의 추천이나 근거 없는 소문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직접 확인하고 확신을 가진 기업에 투자할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자산 증식이 시작된다는 점을 배웠다. 이 책은 나에게 투자의 기술을 넘어 세상을 관찰하는 예리한 눈과 변동성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심리적 단단함을 선물해주었다. 비록 린치가 활약하던 시대와 지금의 시장 환경은 기술적으로 많이 변했겠지만 그가 강조한 상식과 기본이라는 원칙은 시대를 초월해 유효한 가치임을 확신한다. 이제 나는 차트의 복잡한 선들 대신 내가 즐겨 찾는 가게와 주변 사람들의 소비 패턴에 더 집중하며 나만의 텐배거를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할 준비가 되었다. 이 책은 투자의 세계에 발을 들인 모든 이들이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자 평생 곁에 두고 읽어야 할 바이블과 같다. 마지막으로 주식 투자는 결국 자신을 믿는 과정임을 깨닫게 해준 피터 린치에게 깊은 존경을 표하며 나 또한 시장의 소음이 아닌 기업의 가치에 집중하는 현명한 투자자가 되겠다고 다짐해본다.
  • 2026-05-20 김재환
    나의 완벽한 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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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의 주인공 나희는 스무 살아며, 대학 등록금을 스스로 마련하고 싶어 종합병원 매점의 야간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종합병원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이면서 장례식장이라고 하는 외면하고 싶은, 하지만 마주할 수 밖에 없는 장소를 배경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주인공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시간은 야간, 그 중 보통 때라면 손님 한 명 찾기 힘든 새벽 두 시의 병원 매점에 어느 순간부터 수상한 손님들이 하나둘 찾아오기 시작한다. 그들은 모두 그림자가 없었다. 장례식장이라는 장소적 배경에 맞는 떠나지 못하는 자들이다. 그림자가 없는 그들은 가게 앞에 나타나 두서없이 자신의 주문을 늘어놓는데, 그들의 주문에 맞출 수 있는 것들은 매점에는 없었다. 하지만 주인공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외면하지 못하는 성격이었다. 그래서 해 질 녘부터 찾아오는 매점 손님들을 외면할 수 없었고, 그들의 부탁들 거절하지 못하면서 타인의 삶과 죽음에 깊숙이 관여하게 된다. 관여하면서 그들의 삶과 죽음에 대한 진실을 조금씩 대면하게 되면서, 손님들의 주문에는 모두 전하지 못한 마음들이 얽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주인공은 가게에 발을 들일 수 없는 사람들, 혹은 이미 떠났어야 할 이들이 남긴 기묘한 주문을 처리하는 동안, 자신이 놓치고 있었던 감정의 실체와도 마주하게 된다. 누군가의 마지막 바람을 대신 전하는 동안, 주인공은 자신의 지난날로부터 어떻게 다시 나아가게 될지 깨닫게 된다. 즉 주인공은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손님들을 애도하고 돌봄, 회복과 성장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등장인물들 사이의 오해를 플고, 이해와 공감으로 나아가려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의 삶을 들여다보게 되고, 살아가는 이유와 방향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주인공은 죽은 자들이 떠나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동시에 남겨진 사람들이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주문을 처리해 주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작가는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제대로 슬퍼할 틈도 없이 하루를 버텨내는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여유를 갖고 삶과 자신의 마음을 관조할 시간을 가질 것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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