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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
5.0
  • 조회 75
  • 작성일 2026-05-20
  • 작성자 김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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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귀자의 『모순』은 주인공 안진진이 자신의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삶을 바라보며 행복과 불행의 의미를 깨달아가는 이야기다. 50대의 나이로 이 소설을 읽으니 단순한 청춘 성장소설이 아니라, 결국 인간은 누구나 모순된 삶 속에서 살아간다는 사실을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등장인물들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행복과 불행은 절대 한쪽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 깊이 남는다.
소설의 중심에는 진진의 어머니와 이모가 있다. 두 사람은 쌍둥이지만 삶은 완전히 다르다. 어머니는 가난하고 무능한 남편 때문에 평생 고생하며 살아간다. 집안 형편은 늘 어렵고 생활은 팍팍하지만, 사람 냄새 나는 정과 끈질긴 생활력이 있다. 반면 이모는 부유한 남편과 안정된 환경 속에서 살아간다. 겉으로 보기에는 부족함 없는 행복한 삶처럼 보인다. 진진 역시 처음에는 이모의 삶을 부러워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이모의 삶에도 외로움과 허무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돈과 안정이 반드시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진진은 자신의 삶 속에서도 끊임없이 갈등한다. 대학생인 그녀 앞에는 서로 다른 두 남자가 등장한다. 한 남자는 안정적이고 현실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고, 다른 남자는 마음이 끌리지만 불안정하다. 진진은 사랑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며 쉽게 선택하지 못한다. 이 모습은 젊은 세대의 고민처럼 보이지만, 중년의 입장에서 읽으니 결국 인생 전체가 이런 선택의 반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늘 더 나은 행복을 바라지만, 무엇을 선택하든 아쉬움과 후회는 남는다.
작품 속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진진이 자신의 가족을 바라보며 세상의 기준과 실제 행복이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는 과정이었다. 가난하고 힘들게 살아가는 어머니는 불행해 보이지만 오히려 더 인간적이고 따뜻하다. 반대로 모든 조건을 갖춘 이모는 차갑고 공허하다. 작가는 이를 통해 행복과 불행은 겉모습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말한다. 행복 속에도 불안은 존재하고, 불행 속에도 웃음과 사랑은 있다는 것이다. 이 소설의 제목인 ‘모순’이 더욱 크게 다가왔다. 젊을 때는 성공하면 행복할 것이라고 믿었지만, 살아보니 인생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돈이 있어도 걱정은 사라지지 않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소소한 행복은 존재한다. 『모순』은 바로 그런 인간 삶의 아이러니를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이 소설은 거창한 사건보다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통해 삶의 본질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더 현실적이고 공감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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