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31
권현진
질병 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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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이 책의 원제는 Outlive, the science and art of longevity로, 장수에 대한 과학과 기술에 대한 이야기이다.
1부에서 저자는 빠른 죽음(사고, 부상, 감염 등)과 느린 죽음(치매, 암, 당뇨, 심장병)을 언급하고, 노화와 장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장수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지는데, 이는 그간 현대 의학에서 강조해왔던 ‘얼마나 오래 사는가’ (생물학적 수명)와 저자가 강조하는 ‘얼마나 잘 살아가는가’ (건강 수명)이다. 저자는 전자를 예방 의학인 의학 2.0으로 규정하고 후자를 사전 대응 의학인 의학 3.0으로 명명한다.
2부에서는 백세 이상을 산 사람들(백세인)의 특징과 성향을 먼저 다루고, 이어서 네 기사 질병이라 불리는 현대인의 4대 질병 – 2형 당뇨병(관련 대사 기능), 심장병, 암, 신경퇴행성 질환(치매, 알츠하이머)을 심도있게 다룬다. 이 4대 질병이 독립적인 병리가 아닌, 서로가 다른 질병에 영향을 준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3부에서는 질병 해방Outlive을 위한 다섯 가지 전술을 다룬다. 운동, 영양(식이), 수면, 정서건강, 외인성 분자(영양제, 호르몬 등)이다. 이 중 외인성 분자를 뺀 네 영역에 초점을 맞춰서 각 장을 할애한다.
이 책의 시사점
이 책은 그간의 건강의학 서적에서 보여준 ‘질병 중심’이 아닌 ‘건강 중심’의 예방적 접근을 강조한 점이 인상깊었다. 대부분의 의료 시스템은 질병이 발생한 이후에 치료하는 방식(reactive medicine)에 치중해 있지만, 저자는 미리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접근(proactive medicine)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에 연결되어, 장수longevity를 어느 한 요인이 아닌, 운동(특히 근력과 유산소 능력의 유지), 식습관, 양질의 수면, 정서적 건강 관리를 모두 포괄하여 통합적으로 관리하여야 가능하다고 한 접근법도 인상깊었다. 그간 체중 또는 BMI 수치로 스스로를 과신했던 독자들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근육량과 신체 기능 유지가 노화방지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개인화된 건강 전략을 수립하는 중요성을 강조한다. 모든 사람에게 같은 건강 전략이 적용되지는 않으며, 개인의 유전적 요인, 생활 습관, 가족력 등을 기반으로 맞춤형 건강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저자처럼 스스로 혈액 수치, 심박수, 운동 능력, 대사 수치 등을 철저히 수치화하고 관리하는 것은 현대인에게 어렵고, 실천 가능한 ‘데이터 기반의 자기 관리’를 좀 더 자세히 다루지 않은 점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