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세계사는 나의 관심사고 좋아한다. 역사든 세계사든 모두 사람 사는 이야기다. 그 이야기들은 소설만큼 짜릿하고 흥미롭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고려 시대부터 광복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전체 그림이 그려진다. 그리고 중간에 관련 그림이나 사진도 잘 나와있어 아이들이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한국사는 우리의 이야기다. 우리가 알아야 하고 배워야 하고 가르쳐야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고 삶도 이어질 수 있다.
8편 모두 이야기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학교 때 배운 역사책과 다른 숨어 있던 이야기라 더 재미있다. 한국사 인물 편도 있는데 이 책은 한국사 사건 편이고, tvN 프로그램을 기초로 하여 쓰인 책이다. 목차를 살펴보면 우리의 역사는 중국과 일본 침략의 반복이고 침략의 반복은 결국 국민들의 아픔과 슬픔이었다.
두나라 사이에 끼여 양국의 침략을 받은 아픈 역사를 읽다 보면 화도 나고 답답하다. 아픈 역사도 딛고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아프지만 잊지 말아야 우리는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어떤 나라도 우리의 미래를 대신 결정할 수 없게 우리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길렀으면 좋겠다. 그렇기에 아프면 아픈 대로 부끄러우면 부끄러운 대로 가르쳐야 한다.
8편 중에 개인적인 삶이 드러나는 5장 벌거벗은 조선 환관 이야기는 씁쓸하고 안타까운 이야기라 생각한다.환관은 선천적인 병이나 사고로 생식기능을 잃은 소년들 뿐만 아니라 환관이 되기 위해 생식기를 거세하는 일도 있었고, 그 일을 해주며 돈을 받는 곳도 생길 정도였다니 먹고살기 힘들었던 시절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 환관이 되면 월급을 받고 나이가 들어서도 일할 수 있고 은퇴해도 양식을 받았다.
그러니 가난한 평민이나 노비들은 물론 일부 양반까지 먹는 게 해결되는 환관이 되고 싶었을 것이다. 환관 시험에서 궁중 용어나 상식을 시험하는 것은 이해가 되는데 인내심을 테스트한다며 고문에 가까운 거꾸로 매달기, 사정없이 물을 먹이기, 코에 모래를 넣는 등 비인간적인 행위를 했다는 것은 끔찍하다.
환관의 생식기능이 살아나 스캔들이 생기기도 했다. 그래서 환관은 마늘을 먹으면 안 되었다. 왕 앞에서 구취를 풍기지 않기 위함도 있기만 양기가 흐르는 음식을 금했다고 하니 웃기면서도 슬프다. 환관은 욕망을 누르고 왕과 왕실을 위해 일하는 존재였다.
7명의 왕을 모신 김처선은 연산군에게 쓴소리를 해 다리가 잘리고 혀가 잘리는 끔찍한 죽음을 맞기도 했다. 반면에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에 바쁜 환관도 있었고, 왕의 신임을 이용해 권력을 남용하기도 했으니, 환관도 역사의 한 축을 담당한 셈이다.
명나라를 무너뜨린 청의 압박으로 소현세자가 청으로 인질 간 이야기와 청나라와 일본 러시아의 삼파전이 한반도에서 일어난 틈을 타 뼛속까지 돈에 대한 탐욕이 넘쳐났던 이완용이 나라를 팔아먹은 과정을 읽다 보면 화가 나고 분하다. 왜 우리는 이렇게 약하고 당하고 무시당하는 역사를 가졌을까 한스럽다. 그런 중에 독립운동을 하며 우리말을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존경스럽고 힘이 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