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리(Fledgling), 옥타비아 버틀러 저]
옥타비아 버틀러의 국내 출판 소설에 대한 관심이 높았으나 가장 최근 출판된 쇼리를 제일 먼저 접하게 되었다.
책의 초반부는 읽는 동안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 작 [렛미인] 이라는 소설이 떠올랐다. 마늘, 십자가, 관, 흡혈 백작 등을 떠올리는 고전 뱀파이어물이 아닌 현대 시대를 살아가는 어린 뱀파이어의 삶을 그렸던 위 작품와 많은 부분에서 흡사한 느낌을 받았다.
[쇼리]에 등장하는 주인공 뱀파이어는 그녀가 인간들과 살아가는 삶에서의 갈등이나 뱀파이어지만 서서히 인간성을 회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가독성이 좋고 굉장히 흡입력이 좋은 소설로 첫 화면은 한 흑인 소녀가 숲에서 불에 타고 몸이 심하게 훼손된 상태로 깨어나며 시작된다. 기억은 잃었고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기에 본능적으로 사냥을 통해 허기를 채우며 자연적인 치유의 힘에 의해 회복한다. 겨우 의식을 찾고 움직일 수 있게 되었을 즈음 한 젊은 남자(라이트)를 만나게 되고 그의 피를 빨면서 정체성을 회복한다. 그녀는 기억을 찾는 과정에서 본인의 이름은 쇼리이고 나이는 53살을 먹었으며 누군가에 의해 그녀의 가족들과 함께 살해되고 불살라졌으며 본인은 뱀파이어가 아닌 '이나'라는 종족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녀는 피를 빨아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빨고 그 인간(라이트)에게 기쁨과 치유를 제공하며 최초로 공생하는 관계를 가자게 되고 추후 6-7명 이상의 공생인을 더 만든다. 이러한 공생인들은 피를 제공하는 대신 더 이상 늙지 않고 상처도 금방 나을뿐 아니라 보통의 인간들보다 더 긴 수명을 누릴 수 있게 된다. 그런 점 때문에 스스로 공생인이 되려는 인간들이 있고 성별을 달리하여 쾌락을 맛보기도 한다.
옥타비아 버틀러는 이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새로운 종족을 탄생시키고 지금까지 보지 못한 뱀파이어와 공생하는 인간의 세계를 보여준다. 위의 [렛미인]과 다른 점은 뱀파이어로서 훨씬 더 긍정적인 삶을 살 뿐 아니라 다수의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모습을 보여주기에 어쩌면 이러한 인종이 이 세상 어딘가에서 섞여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의 마지막 책인 이 책은 시리즈물로 제작되었다면 좋았을 것 같은 아쉬움이 있다. 옥타비아 버틀러의 다른 책들을 읽어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