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의 화해>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일보에 연재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의 정신 상담 칼럼을 담은 책입니다. 2019년 출간되어 20만 부 이상 판매됐습니다. 다양한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상처와 갈등을 다룹니다. 마음의 고통을 이해하고 치유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책에는 저자가 직접 상담한 사례와 독자들이 보내온 사연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각 사례와 사연에 대한 저자의 해석과 조언이 담겨있습니다.
책에 소개된 가슴 절절한 사연들은 주변 사람들과 나 자신의 이야기 같기도 합니다. 때로는 토크쇼의 방청객인 듯, 때로는 내 이야기를 진지하게 경청하고 있는 선생님과 마주 앉아 있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마음 깊은 곳에 있는 감정이지만 감추고 덮어 버려 곪아버린 문제들. 혼란스러운 상황들에 대해 오은영 박사는 깊이 있는 분석과 명쾌한 조언을 건넵니다. 지친 독자들에게 내면에 힘이 있다는 것을 믿어보라며 따뜻한 위로를 전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 하는 사람들을 만나곤 합니다. 이에 저자는 '내'가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방어운전을 잘해도 예기치 않은 사고는 피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죠. 그런 사람들을 만나고 어떤 일을 당해도 '나'는 여전히 좋은 사람입니다. 하지만 '내'가 좋은 사람이라도 모두가 '나'를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옳고 그른 것은 없습니다. 그냥 다른 겁니다.
'나'를 중심으로 원을 그렸을 때, '나'와 가까운 친한 사람이 있고, '나'와 떨어진 덜 친한 사람, 안 친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들과의 관계가 모두 같을 수는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저자는 '내' 중심에서 멀리 있는 사람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아파하지 말라고 전합니다. 우리는 언제나 주관적입니다. 때문에 타인과의 감정을 나의 주관적으로 바라보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감정에 옳고 그름을 말할 수는 없습니다. 감정은 감정이니까요.
오은영 박사는 매일 자기 전, 하루 일을 돌아보며 자신을 반성하기 보다 '용서'하라고 말합니다.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건 좋지만, 그렇게 되려고 스스로를 괴롭히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합니다. 일부 반성하되 자신을 너무 다그치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타인이 만들어놓은 기준들 때문에 '나'를 혹독하게 대할 때가 많습니다. 박사는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보다 '나를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말합니다. 그래야 '나'를 다룰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관계의 열쇠는 '나'입니다.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바뀌지 않더라도 나만은 나의 변화로 나를 안아줄 수 있습니다. 저자는 <오은영의 화해>를 통해서 나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라고 다그치지 않습니다. 나를 이해하지 않았던 내가 나를 알아감으로써 관점이 조금 달라지는 것, 느낌이 조금 달라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합니다. 덕분에 책을 읽고 나면 마음의 짐이 홀가분하게 벗겨지는 기분입니다. 이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을 이유는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