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석학 장하준 교수는 경제학 원리를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음식을 이용하여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정확하고 명쾌한 경제학의 원리를 음식을 만드는 상황에 끼워 넣었다. 이해하기 쉽고 흥미로와 읽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어렸었다. 대단한 통찰력에 감탄하며 관심있게 접했던 부분 몇 꼭지를 적어 본다.
경제학 이론은 세금, 이자율, 노동 시장 규제 등의 정부 정책에 영향을 주고, 이런 정책은 우리 일자리와 노동 환경, 임금에 영향을 준다. 그러나 경제학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생산성 산업을 발전시키고 혁신을 꾀하고 지속가능한 친환경적인 개발을 가능케 하는 정책 수립에 영향을 끼쳐 그 경제 체제의 장기적·집단적 발전가능성을 결정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경제학은 또 경제가 발달하는 방식에 영향을 주며, 그에 따라 우리가 생활하고 일하는 방식에 영향을 주고, 그 결과 우리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영향을 준다. 따라서 경제학 또는 경제는 우리 생활과 분리된 그 무엇이 아니고 우리 생활 그 자체이며 그 원리와 방법을 적절히 조화롭게 활용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잘사는 나라 사람들은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가난한 이유는 그들이 열심히 일하지 않아서일 것이라고 추정한다. 그러나 가난한 나라 사람들은 부자 나라 사람들보다 훨씬 열심히 일한다. 이들이 부자 나라 국민보다 훨씬 더 오래 일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부자 나라만큼 많이 생산해 내지 못하는 것은 생산성이 그만큼 높지 않아서이다. 분명한 것은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이 가난한 것은 역사적·정치적·테크놀로지적 문제 때문이고, 이는 그들이 개선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코코넛을 중심으로 해서 만들어진 잘못된 이미지로 형상화된 가난한 나라의 빈곤의 원인에 대한 근본적인 오해는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의 상위 계층인 글로벌 엘리트들이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에게 빈곤의 책임을 돌리는 것을 정당화하는데 한몫 했다. 많이 가진 자가 더 가지려고 하고 욕심이 많은 법이다. 자본주의 또는 시장 경제주의라는 시스템은 겉으로는 지구상의 모든 국가와 민족이 다 같이 잘 살자고 외치면서 속내는 철처하게 자신들만 잘 먹고 잘 사는 방법을 선택한다. 이것이 비정한 자본주의 경제시스템의 민낯이다.
초콜릿은 카카오나무의 씨로 만든다. 멕시코와 중앙아메리카 북서부지역이 원산지이지만 요즘은 다른 지역에서 대량 생산되는데 코트디부아르, 가나, 인도네시아가 최대 생산국으로 꼽힌다. 카카오나무가 처음으로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현재의 에콰도르, 페루 지역이었다. 그 후 현재 멕시코가 자리한 지역의 마야, 아스텍 등의 여러 민족이 제 것으로 만들었다. 이후 스페인이 16세기에 아스텍제국을 점령한 후 초콜릿을 자국으로 들여왔으며,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초콜릿이라는 이름도 아스텍의 쇼콜라틀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처음 유럽에 들어왔을 때만 해도 초콜릿은 음료로 소비되었다. 초콜릿은 17세기에 유럽 전역으로 빠르게 퍼져나갔으며, 초콜릿이 고체화 된 것은 1847년 영국에서였고 그 이후 스위스에서 밀크 초콜릿을 만들면서 스위스와 고급 초콜릿은 동의어가 되었다.
40여년간 경제학을 연구하고 일해 온 저자는 경제학 섭취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첫째, 골고루 먹는 것이 중요하다. 경제학의 다양한 관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해하는 일은 다양한 요리법으로 만든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과 마찬가지로, 경제학 섭취를 더 풍요롭게 할 뿐 아니라 더 균형 잡히고 건강하게 만들 것이다. 둘째,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셋째, 음식을 먹거나 조리할 때와 마찬가지로 경제학을 요리할 때 사용하는 재료의 출처와 기원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사실확인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하고,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이 '사실'이라는 것이 어떤 이론적 근거로 수집되고 제시되었는지를 알아봐야 한다. 넷째, 상상력을 동원해야 한다. 경제학에 대한 균형잡힌 시각을 갖추기 위해 다양한 이론을 조합할 수 있어야 한다. 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쉽지 않은 경제학원리를 쉽고 맛깔나게 소개한 저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