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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여행자
5.0
  • 조회 396
  • 작성일 2023-10-10
  • 작성자 안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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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은 이름을 여럿 가지고 있다. 그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삼각산이다. 백운대와 인수봉, 만경대, 높은 세 봉우리가 삼각형을 이룬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달리 삼봉산이라고도 한다. 정작 봄이 오면 와 닿는 이름은 따로 있다. ‘빛나는 산’이라는 뜻의 화산(華山). 이때 빛나는 건 봄 햇살에 반짝이는 진달래일 거라는 확신마저 인다. 4월 중하순, 진달래가 지천으로 피는 진달래능선 때문이다. 진달래를 눈에 담으며 산을 오르고 싶다면 대동문 코스가 제격이다. 백련공원지킴터를 출발해 백련사, 진달래능선을 지나 대동문까지 오르는 편도 2.7km 산행은 꽃구경과 동시에 북한산의 주 산봉우리들을 조망할 수 있다. 백련사에서 30분쯤 흙길과 돌길을 번갈아 오르면 드디어 대동문에서 우이동으로 내리뻗은 산줄기, 진달래능선과 만난다. 진달래는 양지바른 곳에 군락으로 핀다. 그렇다 보니 꽃이 띄엄띄엄 있지 않고 불씨를 지핀 듯 ‘화르르’ 무리 지어 있다.

막연히 분홍색이라고만 여겼던 진달래의 스펙트럼은 꽤 다채롭다. 햇볕을 받아 투명한 연분홍빛을 띠는 게 있는가 하면, 1980년대 아가씨들이 입술에 즐겨 발랐을 법한 진분홍빛도 있다. 길은 대체로 순해서 등산 초보자도 무리 없이 오를 수 있다. 대동문까지 0.8km 남은 지점, 너른 바위에 올라서면 우뚝 솟은 세 봉우리,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를 마주할 수 있다. 뒤돌면 낮은 집이 올망졸망 모인 서울 도심이 펼쳐지는 것 또한 재미나다. 산행을 통틀어 제일 아름다운 구간은 8부 능선쯤이다. 소나무와 진달래가 섞인 조붓한 흙길은 앞으로 걸어 나가는 게 아쉬울 정도다. 꼿꼿한 소나무 사이사이에 들어찬 진달래가 여기서 사진 한 장 남기고 가라며 자리를 만들어준다. 진달래능선부터 대동문까지의 거리는 1.5km. 쉬지 않고 걸으면 1시간 안에 대동문에 닿을 수 있지만 소요 시간이 큰 의미는 없겠다.

자꾸 발길을 붙잡는 꽃무리에 가다 서다를 반복할 수밖에 없기에. 진달래만이 전부는 아니다. 서울 도심 속에서 북한산은 35년째 국립공원의 자리를 지켜왔다. 그만큼 자연환경이 잘 보전되어 있다. 북한산성 동쪽에 있는 성문, 대동문에 다다랐을 즈음, 땅 가까이 몸을 수그리면 노랑제비꽃, 현호색, 처녀치마 같은 야생화와 눈을 맞출 수 있다. 4월부터 7월까지 산지에 자생하는 노랑제비꽃은 해바라기만큼 샛노랗다. 산기슭, 습기 있는 곳에 자라는 현호색은 청보랏빛 작은 물고기가 입을 뻐끔뻐끔 벌리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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