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의 눈으로 명화를 해부한다는 '미술관에 간 의학자'는 미술관에 ~ 시리즈 중에서도 제목이 주는 임팩트가 제일 큰 것 같다.
저자 또한 의사이기도 하지만, 사실 의학자 보다는 의사라는 표현이 맞겠으나 화학자, 수학자 등 시리즈 내내 이어지는 라임을 맞추기 위해서 일부로 의학자라는 표현을 썼을 것이다.
화학자가 주료 그림의 물감 성분 등에 주목한 반면, 의학자는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화가들이 겪고 있는 질병에 주목하고 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이 죽은 것은 두 차례 세계 대전이 아니라 14세기 유럽 전역을 휩쓴 페스트라는 질병이다. 불과 5년 사이에 유럽인구의 30-50퍼센트가 목숨을 잃었으니 말이다. 당시의 절망적인 질병은 그림에도 잘 나타나 있다. 조스 리폐랭스가 그린 '역병 희생자를 위해 탄원하는 성 세바스티아누스'는 성당에서 제단을 장식하기 위해서 주문한 그림인데, 인부가 시체를 매장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호랑이한테 물린 것만큼 아프다는 통풍. 통풍은 남성에게서 더욱 잘 발생하는데, 이는 남성호르몬이 콩팥에서 요산의 재흡수를 촉진해 요산의 배설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나폴레옹도 통풍으로 고생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제임스 길레이는 현대 인물 캐리커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영국의 정치 풍자 화가이다. 특히 나폴레옹을 조롱하는 풍자를 많이 그렸는데, '통풍'이라는 제목의 작품을 통해서 통풍의 고통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이 외에도 에곤 실레는 '가족'이라는 작품을 통해 스페인 독감을 다뤘으며, 피테를 브뢰헬은 '거지들'이라는 작품을 통하여 한센병 환자들을 그려냈다. 이뿐만 아니라 저자는 신화에 성경 속 장면을 그린 그림들에서 근대 이후 여러 정신분석하자 등이 이름 붙인 여러가지 증후군의 명칭을 읽어내기도 하였다.
재미있는 것은 저자가 단순의 그림속의 질병을 찾아내는 방식이 아니라, 질병의 유래 현상 등등 각 질병의 이야기를 전해준뒤, 그에 맞는 그림을 소개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단순히 그림속의 질명만을 찾아냈다면 이러한 재미는 이끌어내기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