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마트라는 익숙한 단어가 눈길을 끌게 되어,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일전에 1년여 동안 영국에 거주하던 중, H마트를 통해 한식 재료들을 주문해서 한식을 만들어먹던 기억이 불현듯 떠올랐다.
미국 및 영국 등 해외에서 거주하는 한국사람이라면 한번은 들어봤고 이용해봤을 H마트.
책 제목만 보고도, 필연적으로 외국 생활을 하는 한국인의 이야기일 것이라고 상상이 되었다.
외국생활 이라는 것이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잠깐의 기간동안 외국으로 여행을 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말 그대로 생활을 영위해 나가야만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에 따른 외국인으로서의 애환이 있기 마련이다.
정서적으로도 언어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다름'이 있기 때문일까, '다름'을 머릿속으로는 알고 외국에 갔지만 막상 현실로 마주하는 순간 한 없이 절망스러운 상황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나와는 비슷한 듯 다른 상황에 처한 한국계 이민자의 2세대 자녀이다.
아버지는 미국인 엄마는 한국인, 그 둘 사이에서 태어난 딸은 미국에서 일생을 살아왔다.
엄마를 통해 한국어를 배웠고 한국 문화를 배운 주인공에게 한국과 본인의 큰 연결고리는 엄마였다.
'한국'을 오롯이 엄마를 통해 배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엄마가 운명을 달리하시는 날이 찾아왔고 더이상 옆에 엄마가 없는 본인은 한국과 무슨 관계일까 본인의 정체성을 고민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민자로서의 삶에 포커싱된 본인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그런 이야기라기 보단, 인생에 있어 가장 크고 소중한 존재중 하나였던 엄마를 잃었다는 슬픈 이야기를 담백하게 이야기하는 상실과 애도를 표현하는 아주 보편적인 주제의 이야기였기 때문에 대중들에게 큰 공감과 호평을 받았던 것이 아닐까 싶다.
행복했던 또는 지겨웠던 추억들을 뒤로하고 영영 주인공의 곁을 떠나간 엄마의 이야기는 매우 슬펐다.
주인공이 엄마와 있던 일들을 회상하는 내용으로 나도 내 삶 속의 엄마를 그리워하게 되었고,
주인공의 엄마가 힘들어하고 아파하다가 하늘나라로 떠나버린 내용은 내 엄마의 그 언젠가 찾아올 안타깝고 슬픈 미래를 아쉬워하게 만들었다.
오늘 따라 엄마가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