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읽고 싶어하지만, 누구에게나 부담스러운 책, 드디어 ’사피엔스‘를 읽었다. 책에서 전하는 내용이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읽으니까 나름 재미있었다. 이 책을 읽기 전 ‘Yes24시’를 통해 ‘책은 망치다’라는 책을 독자서평단으로 참가하여 읽었다. 거기에서 얻은 한 구절이 나에게 자신감을 북돋아 주었다. ‘책의 주인공은 독자다.’ ‘책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작가 영혼의 노예가 되는 것이다’ 이 말에 용기를 얻어 그 전에 읽었던 ‘총.균.쇠(제레드 다이몬드 저)’의 내용과 나의 신념 등을 비교해 나가며 책을 읽어나갔다.
나는 진화론을 안 믿는다. 내가 유인원의 후손이고 유인원은 우리 호모사피엔스와 침팬지로 나뉘게 된다니, 내가 침팬지와 사촌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진화론은 기분이 나쁘다. 그냥 처음부터 호모사피엔스라는 별개의 종이 독립해서 진화해왔다고 가정했다면 혹시 모르겠다. 그런데 우연히 변이가 생겨 그것이 유전되어왔다니 이해가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은 이유는 책의 전개 과정이 참신하고 재미있었다. 조금은 어려운 주제를 보통의 독자도 편안히 읽어나갈 수 있게 잠잠한 수필 형식처럼 이해되었다. 제 1부의 인지혁명과 제 2부의 농업혁명 편에서는 호모사피엔스의 진화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냈다. 유명한 석학들이 생각하는 정도는 확실히 나 같은 범인과는 다르다는 것을 느끼면서 읽어나갔다. 특히 농업혁명 이후의 우리 사피엔스의 생활의 질이 그 이전의 수렵, 채취 생활을 하던 때에 비해서 더 떨어진다는 가정을 생각해볼 때 개인적인 면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다하는 동감을 불러왔다.
농업혁명 후 한 곳에 정착하며 살아왔던 사피엔스 들은 내면에 잠재되어 있던 폭력성을 발산해내면서 그들의 정착촌을 지키기 위해 이웃의 사피엔스 들을 전멸을 시키다시피 했다. 사피엔스 들은 ‘그들’과 ‘우리’라는 개념을 가지고서 ‘우리’가 ‘그들’을 무자비하게 짓밟으면서 전 세계를 ‘우리’의 틀 안으로 묶어나가면서 퍼져나갔다. 그 도구로 사용된 것이 돈, 제국, 종교였다. 이 세 가지의 기치 아래 인류는 통합이 되어왔다. 오늘날의 지구촌이라는 개념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여기까지가 제 3부의 내용이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는 미국을 그토록 싫어했던 빈 라덴도 미국의 돈인 달러는 좋아했다는 이야기다. 돈이 인류를 하나로 통합하게 하는 도구가 되는 재미있는 예인 것이다.
이러한 인류가 지난 500여 년 동안 폭발적인 발전을 가져왔으니 이것이 과학혁명으로 불리게 되는 산업혁명 이후의 발전상이다. 그런데 이렇게 폭발적인 발전에도 인류의 개개인의 삶은 더욱 더 행복해졌는가? 저자는 끊임없이 이러한 질문을 던지면서 글을 전개해나가고 있다. 그러한 와중에 길가메시 프로젝트같은 영생을 꿈꾸며 과학을 계속 발전시켜 가지만 이러한 과학혁명은 결국 사이보그와 같은 존재들을 출현시켜 호모사피엔스의 종말을 예언하는 내용으로 끝난다. 여기까지가 제 4부의 내용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우리 인간 내부에 숨어있는 폭력성을 다시 한 번 발견하게 된다. 현재 존재하고 있는 우리 사피엔스가 가는 곳 마다 대형 포유류는 멸종을 했으며, 토착 문명 또한 사라지거나 희미하게 남아있을 뿐이다. 이 폭력성을 잘 조절을 해야만 우리의 종말이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중간을 넘기면서 책이 너무 길다. 라는 생각이 들면서 다음부터는 두꺼운 책은 안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유발 하라리라는 저자에게 반하여 다음 책까지 구입해서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호모데우스”, “21세기를 위한 21가지의 조언” 등이다. 저자도 “사피엔스” 밝히고 있듯이 ‘원자력의 시대가 갑자기 찾아왔을 때 2000년쯤에는 원자력을 활용한 다양한 세계가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아니었고 우주선이 달에 착륙했을 때는 20세기 말쯤 다양한 우주식민지에 살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그런 일은 없었고, 지금은 아무도 예측 못한 인터넷의 존재를 앞세운 디지털의 세계에 살고 있다고’ 그렇다 미래의 일은 예측과는 다른 방향으로 갑자기 틀어버릴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미래에 관한 책은 별로 읽고 싶지 않고 과거의 역사를 통해 교훈을 얻고 싶을 뿐이다. 그래서 “호모데우스”나 “21세기를 위한 21가지의 조언”같은 미래에 관하여 쓴 책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저자의 필력에 반하여 읽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