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를 먼저 봐서일까
파친코에 대한 별 기대없이 책을 펼쳤는데
드라마로는 느낄수 없었던 그 무엇이 있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드라마에서는 표현하지 못한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감동이라기 보다는 분노, 억울함, 일본에서 살아가는 재일한국인에 대한 연민 같은 것들?
우리 해외동포들이 해외현지에서 어떤 삶을 살았을지 크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고국이 아닌 곳이라면 언어의 장벽에서부터 문화적, 사회적인 차이로 힘들었을 것이라고 어렴풋한 짐작만 해봤을 뿐이다.
하지만 재일 동포의 삶은 그 어떤 나라에서의 그것보다 혹독했다.
아직까지 암암리에 유지되고 있는 재일한국인들에 대한 뿌리깊은 차별과 편견.
그것들을 파친코를 읽으며 확인하고 분노했다.
내가 생각하는 한국인은 근면성실함 그 자체인데
일본에서는 조선인은 게으르고 불성실하고 더럽다라는 사회적 인식이 있을 줄은 몰랐다.
나는 일본어 전공에 일본에서 1년간 유학생활을 하면서도
느끼지 못했던 것들인데
내가 사는 나라의 사람들이 우리 민족을 그렇게 형편없는 민족이라고 생각한다면
어떻게 거기에서 견딜 수 있을까?
선자의 일제치하의 조선에서의 삶도 힘들었을테지만 이삭을 따라 건너간 일본에서의 삶도 녹록치 않았다.
일본에서 조선인들의 주거환경은 너무 열악했다
그 어떤 일본인도 조선인에게 집을 빌려주려하지 않아 한국인들은 소, 돼지를 키우는 축사를 빌려 살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가축을 키우는 구역에서만 살아야했다.
짐승들의 울음소리와 분뇨냄새 가득한 곳이 나의 잠자리라면 과연 난 살 수 있었을까?
어디 주거 문제만 그렇겠는가..
학교에 간 아이들은 친구로부터, 선생님으로부터 차별을 받았고
어른들은 제대로 된 일자리도 구할 수 없어 가장 힘들고 고된 일만을 해야했다.
그마저도 구할 수 있음에 감사해야했고 가장 값싼 임금을 받고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삶을 살 수 밖에 없었다.
이 책은 소설이지만, 그 당시의 사회상을 너무나 적나라하게 보여줘서
읽는 내내 나의 마음은 슬펐고, 화가 났고, 무언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