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풀기 어려운 혹은 하기 싫은 숙제였다.
나와 엄마의 사이에 지나간 관계의 이유가 궁금해서 읽어보게 된 [딸은 엄마의 감정을 먹고 자란다].
왜 유독 엄마와 딸은 애증 관계로 얽히는지, 어떻게 감정 대물림이 일어나는지,
그리고 이처럼 대를 이어 쌓이는 감정의 '독'으로부터 나 자신 그리고 내 딸을 보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심리학 연구와 상담사례를 들어 차근차근 들려준다.
엄마가 딸에게 감정적으로 집착하고 딸이 엄마의 집착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저자는 무엇보다 타인의 빈 곳을 채우는 방식으로 자신의 존재를 실현하는 여성 특유의 심리적 기질을 주목한다.
또한, 딸과 엄마의 관계에 대해서만 쓰여진것이 아니라
가족, 직장 등 다양한 관계 속 이야기들도 함께 풀어주어서 좀 더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부모, 자식, 가족들 직장동료 등등 주변인들에게 내가 해야만 한다고 느끼는 책임감에서 나오는 챙김이 아니라
사유와 사색을 부지런히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이유를 일깨워 준다.
어쩌면 너무 매몰차게 보일 수 도 있겠지만,
내 자신이 온전히 중심을 잡아야 주변도 존재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됐다.
"엄마가 상실을 감수하지 않으려 하고 욕망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아이는 결코 그 마음의 근육을 갖지 못합니다."
아무리 내가 품어 나은 자식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클 수 있도록 상실을 허용하는것.
병아리가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오는 것을 지켜보고 견뎌내야 한다는 것이다.
'어릴 적 엄마에게 원했던 것을 주어라'
어린 시절 엄마에게서 받지 못했던 것들로 불평이나 자기연민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엄마 혹은 내 주변인에게 베풂으로 용서와 치유를 스스로 할 수 있게 될 것같다.
자신에 대한 감각을 잃지 않고 사소한 것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연습을 해나가는 과정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 처럼 중요한 것 같다.
엄마로서의 무의식이 딸에게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 알게 되었고
더 나아가 나를 온전히 회복하고 또 실현하는 방법을 알려 주는 유익한 책이었다.
좋은엄마란 없습니다.
내 모습인 채로 충분히 내 아이와 개별적이고 독특한 관계를 맺으면 그것으로 충분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