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중일기를 처음 접한것은 김 훈 작가의 칼의 노래였다. 김훈의 담담한 필지로 쓰여진 소설을 읽으면서 언젠가는 꼭 원본을 보겠다는 결심을 했고, 이 기회에 그 오랜 숙원을 이루게 되었다. 이 책은 조선 중기의 무신 충무공 이순신이 임진왜란(1592~1598)동안 일본군과 싸우면서 군중에서 붓으로 쓴 친필 일기이다.
모두 일기 7책과 서간첩 1책, 임진장초 1책까지 총 9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임진년 전라좌수사로서 왜적 침공을 대비하던 무렵부터 노량해전에서 전사하기 직전까지 7년 동안의 기록이 망라돼 있다.
난중일기를 읽으면 해군 지휘관으로서 장군의 면면을 잘 알 수 있다. 전라좌수사로 부임한 뒤 장군이 먼저 한 일은 군관과 색리 등의 안일하고 흐트러진 기강을 바로잡는 것이었다. 병선을 수리하지 않거나 해자 구덩이를 허투루 파거나 활 갑옷 투구 등을 잘못 관리한 이들에게는 곤장을 치는 등 여지없이 엄한 문책을 했다.
뿐만 아니라 수시로 관할 지역을 돌며 방비 상태와 병선을 점검했다. 거북선에 새 돛을 달고, 대포 쏘는 것을 시험하기도 했다. 늘 탐망선을 띄워 적정을 미리 세밀히 살폈고, 바닷길과 섬 등의 지형지세를 활용해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작전을 짜냈다. 수군이 진을 칠 장소 하나도 허투루 선택하는 법이 없었다.
백의종군 끝에 정유년(1597년) 8월 삼군수군통제사로 복귀한 장군은 원균이 칠천량 전투에서 대패하면서 조선 수군이 사실상 궤멸 상태에서 왜적과 해전을 치루게 된다. 이순신 장군에게 남아 있는 것이라고는 함선 13척인데 반에 왜적은 130여 척의 대전단이었다.
장군은 도망가고 숨기 바쁜 수군을 수습해 진도 울돌목에서 기적 같은 대승을 이끌어낸다. 좁은 해협을 전장으로 삼아 수적 열세를 최소화한 탁월한 전략, 왜선에 비해 높고 튼튼했던 조선 판옥선의 상대적 우위성 등도 있지만, 겁먹은 장수들을 뒤에 두고 펼쳐진 장군의 ‘앞장 리더십’이 그 중요한 배경일 것이다. 생사를 초월한 필승 의지로 홀로 적진을 향해 돌진해 주저하는 다른 전선들을 행동으로 독려하고 전진하도록 이끌었다.
이순신 장군이 남긴 거대한 업적은 물론 한 인간으로서의 가족과 주변인에 대한 애정 등 인간 이순신을 함께 들여다볼 수 있는 책으로 참된 리더쉽의 훌륭한 본보기를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