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벤, 템즈강, 런던의 의사당 웨스트민스터, 여왕과 황세자와 공주를 보고 환호하는 사람들, 프리미어 축구의 환상적인 슛과 스코틀랜드의 백파이프연주, 웨일스 해안의 깍아지른 듯한 절벽과 명탐정 셜록 홈즈, 그리고 영화 속에서 첨단무기를 들고 전 세계를 누비는 해군 중령 007, 캐어리스 위스퍼의 조지마이클. 영국하면 얼핏 떠오르는 다양한 모습이다.
유럽 여행을 갈 때, 런던으로 가서 구경한 후에 대륙으로 건너가 여러 저기를 볼 때가 많다. 영국은 이처럼 대륙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정작 유럽이면서도 끊임없이 유럽과 다름을 강조한다. 영국의 전형적인 날씨처럼 영국 역사의 숲에서는 자주 비가 내리고 돌풍도 종종 불어온다. 때때로 안개도 자욱해 나아갈 길이 잘 보이지 않을 때도 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이 참전하기 전까지 영국은 히틀러에 대항해 홀로 결사항전을 벌였다. 초지 전세는 불리했다. 하지만 당시 영국 공군은 전력이 우세한 독일 공군에 맞서 승리했다. 영국은 승전국의 자리를 차지했지만 국가 총자산의 40페센트를 잃었다. 그래서 제국을 개편하고, 70년대에는 유럽통합의 움직임에 합류했다. 영국의 유럽연합 합류는 이렇게 이루어졌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2020년 1월 31일 EU를 탈퇴한 날, 글로벌 영국을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했다. EU라는 기구의 규제, 유럽이라는 좁은 지역에서 벗어나 세계의 더 넓은 지역과 자유무역을 하며 민주주의적 가치를 확산하겠다는 포부다. 경제적 손실이 계속 누적되는데도 영국 정부는 대규모 지출을 약속했다. 잉글랜드 북부와 중부는 전통적으로 노동당의 아성이었으나 2019년 12월 중순 총선에서 수십년 만에 보수당 지지로 돌아섰다. 이 때문에 보수당은 선거에서 압승해 브렉시티를 단행할 수 있었다. 영국 정부는 과거 제조업의 중심지였으나 소퇴한 이 지역에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약속했다. 경제가 성장해야 인프라 투자가 가능하다. 브렉시티 국민투표 이듬해인 2017년부터 3년간 영국의 경제성장률은 EU 27개 회원국보다 1.8 퍼센트 포인트 정도 낮았다. 브렉시티가 국민투표가 야기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영국이 브렉시티 이후 어떻게 변화할지가 더욱더 궁금해 지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