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으면 장례식에 누가 와줄까-
제목이 좀 다크했지만 따뜻한 표지 일러스트에 끌려 이 책을 선택했다.
책날개의 저자 소개에 ‘오래오래 살아남아서, 당신 곁을 끝까지 지켜내고 싶다.’라는 한단어한단어 과잉된 표현이 부담스러웠지만 표지에 기대를 걸고 책을 읽었다.
이 책이 여러개의 독립된 짧은 이야기로 구성된 관계로, 여러 이야기 중 인상깊었던 내용을 옮겨적고 내 생각을 덧붙이는 것으로 후기를 대신하고자 한다.
<내가 원하는 삶>
작가의 인생론. 인생론은 늘 관심이 간다. 술자리가 아니면 인생론을 들을 일이 잘 없기 때문이다.(술자리에서 듣는 인생론은 자기가 살아온 인생에 합리화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 작가는 살아가는 동안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잃지 않고 살고 싶어 했으며 가능한 많은 것들을 사랑하고 싶다고 했다. 그 사랑에는 자신과 자신에 대한 믿음도 포함이된다. 또한 정답을 알 수 없겠지만 자신이 하는 것을 정답으로 믿겠으며, 결국엔 행복하고 싶다고 했다.
많은 것들을 사랑하고 싶다는 말은 공감이 갔다. 나 역시 가까이 있는 것을 사랑하고 사랑을 통해 가까이 있는 그 무엇에 대하여 알게 되길 바란다. 이해를 할수 없는 것이라면 받아들일 수 있게 되면 좋겠다.
<표현에 관하여>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등에 관한 이야기다. 작가는 고마움을 느끼는순간, 미안한 그순간, 사랑하는 그순간 그마음을 전하는것이 관계를 엉키지 않게 해주는 길이라고 말한다.
나도 같은 생각이다. 간혹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현하는 일을 주저하게 되는 상황이 생긴다. 하지만 그 감정을 느끼는 즉시 느끼는대로 전하지 않으면 시간이 갈수록 더욱더 주저할 상황이 된다.
즉시 솔직하게 말하는 것과 더불어, 개인적으로는 사랑, 미안함, 고마움 모두 그것을 표현함으로써 비로소 그 감정이 완성된다는 생각도 든다. 마음속에 흐릿하게 있는 감정이 말을 할때야 뚜렷해지고 내 마음에 ‘고마움’, ‘사랑’, ‘미안함’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내가 표현을 해야 나도 감정을 느낀다는 것이다. 마음에도 없이 입버릇처럼 하는 표현은 지양해야 겠지만 감정을 표현할 줄 아는 습관을 가져야 겠다.
<당신만의 색깔로 살아가는 것>
작가는 우리의 사회가 획일화된 잣대를 강요하고 타인의 가치로 자신을 평가한다고 말한다. 그것은 개인을 불행하게 만들기 때문에 다양성을 추구하고 자신의 색깔을 찾아야 하며 나아가 그것이 사회에 더욱 이로운 방향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류의 이야기가 자각없이 복제되어 떠도는 탓인지 ‘자신의 색을 찾아라’는 말이 ‘남들과 다른 개성을 가져라’라는 숙제로 느껴진다.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색을 찾아’라는 것의 핵심은 자신의 색을 아는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뭘 좋아하고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야 하며 그 잣대가 사회와 세상이 추구하는 것에서 독립된 상태여야 한다. 예를 들어 사회가 야식을 금기시 하는 것과 내가 밤에 먹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독립되어 판단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나아가 그 색을 판단하는 잣대는 독립되어 있어야 하지만 그를 통해 알게된 나의 색이 다른사람과 다른 ‘개성’을 띌 필요는 없다고 본다. 죽기전에 먹어야 할 음식을 하나 꼽으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의 선택이 겹칠것이다. 남들과 다르고 싶어서 맛없는 음식을 고르는 사람은 없을것이다. 인생은 한번이고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방법으로 살아간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마음가짐>
힘든순간을 받아들이는 자세에 관한 내용이다. 작가는 모든일을 좋은 경험이었다고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한다. 나는 절반은 동의하고 절반은 동의하지 않는다.
몇년 전까지는 인생의 골짜기에서 ‘참고 견디다 보면 견디내길 잘 했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올것다’고 생각했다. 긴 인생은 아니었지만 그동안 힘든 순간들이 지나고 나면 좋은 경험이었던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 덜 살아보니 힘들었던 순간들이 그냥 힘든 순간이었던 적도 많았다.
그래서인지 늘상 힘든 순간이 다가오면 생각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왔고 그러다보니 빨리 상처 받거나 쉽게 지쳤었다. 솔직히 아직도 힘든 순간이 다가오면 어떻게 받아들여하 할지 모르겠다. 오히려 나이를 먹을수록 힘든 경험이 그냥 힘든 경험으로 끝날지 아닐지 예상하는 안목이 생겨 적극적으로 회피하는 능력이 늘어난것 같다.
<처음 떠나는 모험>
죽기 전까지 단 한점의 그림 밖에 팔지 못했던 반고흐의 이야기를 인용하며 작가는 무언가 시작할때의 두려움은 접고 일단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 시작하면 걱정했던 것들의 일부는 그냥 잊게되고 오히려 생각하지 못한 것을 발견하게 된다고 한다.
나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지금 2년 넘게 클라이밍을 취미생활로 하고 있는데 그것을 시작하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클라이밍이라는 운동이 나랑 맞을까- 라는 걱정에서부터 다치거나 쉽게 질리는 것은 아닌지 등 많은 걱정이 있었다. 그렇게 거의 1년 넘게 고민만 하며 클라이밍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막상 시작해보니 이만큼 나랑 잘 맞는 운동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도 뭐든 시작해 봐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다만, 이 이야기에서 작가는 일단 시작하면 ‘언젠가’는 목표에 이를 수 있다고 적어놨는데 이거는 공감을 못하겠다. 웬만히 해보고 안맞으면 빨리 후퇴하는 맞다고 본다. 오히려 시작할때 언제든 그만둘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시작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실 책인 전체적으로 인생론을 표현하고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는데 클리셰라고 할까, 자각없이 전형적인 관점이 많아서 크게 와닿지 않았다.(일상이 팍팍하여 마음이 닫혀 있었던 것도 작가의 메시지를 느끼지 못하는데 영향을 줬을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내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으며 어떤 이야기에 더 마음이 움직이는지 알 수 있었다. 그를 통해 나를 더 알고 내 마음에 위로가 필요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게 되었을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