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작가가 쓴 거꾸로 읽는 세계사도 좋았지만 이번에 읽은 거침없는 세계사는 더 편하게 읽은 현대 전쟁 세계사이다. 이야기 문체로 쓰여서 읽기도 편했지만 시각적인 묘사가 뛰어나서 더욱 가독성이 좋았다.
이 책은 1차, 2차 유럽 세계대전, 중일전쟁, 식민지 전쟁, 태평양전쟁 등을 다룬다. 특히 중일전쟁과 태평양 전쟁에서 많이 공감하며 읽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연결이다. 영화의 구조가 ‘갑툭튀’하면 안되듯이, 모든 역사적 사실들은 하나의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 그 연결을 이어감으로써 자연스럽게 이해를 이끌어낸다. 특히 그걸 영화로 이어 설명하니 더 머리에 그려지는 효과를 만들어준다.
예를 들어 거꾸로 읽는 세계사에서도 1차 대전의 근본 이유를 다루었지만 여기서는 유럽 나라들의 전체적인 관계와 맥락에 초점을 맞추었다. 사라예보 사건이 벌어지기 100년 전부터 오스트리아 프로이센 프랑스 영국 등이 어떤 관계로 흘러왔는지 밝힘으로써 청년이 쏘아 올린 총알 하나가 어떻게 유럽을 화약고를 만들었는지 보여준다.(게르만 민족과 슬라브 민족의 전쟁)
2차 대전에서 히틀러는 자존심이 무너진 독일인에게 연설이라는 자신만의 무기를 활용해 다시 일어설 것을 강조하며 인기를 얻어 간다. 그리고 치밀하게 계획된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다. 1차 세계대전의 미움인 프랑스를 공략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지만 다시 패전국이 되고 마는 독일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한편, 동아시아에서 일본은 허수아비 천왕 밑에 수많은 사무라이 막부로 운영되던 나라였다. 천왕은 통치하지 않는 허수아비였기 때문에 상징적 의미로 126대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일본은 미국에 의해 문이 개방되자 에도 막부를 몰아내고 유신으로 개혁을 이루어 빠르게 선진문물을 받아들이기 시작해 국력을 키웠다. 일본은 군사력을 이용해 러시아를 이기고, 중국과 한국을 점령한 후 눈에 가시처럼 작용하는 미국을 선제공격함으로써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다. 이미 일본은 미국과 10배 이상의 국력 차이가 났기 때문에 미국을 공격을 통해 유리한 협상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다. 하지만, 치명상을 입은 미국은 절대 가만있지 않았다.
중국은 영국과 일본, 독일, 러시아 사이에서 청나라가 무너지지만 국민당과 공산당의 싸움으로 이어지며 결국 일본에게 많은 것을 허락하고 만다. 싸움에 패한 국민당은 대만으로 도망가고 미국과 연계해 정부를 세우고 지금의 중국과 대만의 모양새를 만든다.
학창 시절 이러한 책으로 세계사 및 역사를 공부했다면 정말 지루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시험을 보기 위해서는 외워야 하는 것도 있을 수 있겠지만 재미를 통해서 외우는 것과 억지로 외우는 것의 차이는 비교불가이기 때문이다. 이 책도 이미 알고 있는 내용도 있고, 대부분 아는 사람들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썬킴의 어렵지 않은 설명에 지루한 감은 전혀 없다. 오히려 새롭게 알게 되는 부분도 있고, 관련된 영화도 소개해 주기에 더욱 흥미롭다.(실제로 미드웨이를 이 책을 읽고 보니 정말 재미있게 몰입했다.)
이 책은 역사 서적을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 초반에 큰 맥락을 잡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핵심을 이야기하면서도 알고 있어야 하는 디테일은 세심하고 지루하지 않게 알려준다. 세계사의 큰 틀을 이해해 보거나 다시 한번 알고 있는 내용을 점검해 보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