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편의점에서는 편의점이라는 소설의 배경 상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들의 상황과 고충이 자세히 서술됩니다.
불편한 편의점에서 자주 등장하는 갈등은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을 중심으로 책 곳곳에서 언급됩니다. 다시 말해, 파트타임 근로자가 겪는 어려움이 많이 나옵니다. 그러나 불편한 편의점은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날들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근로자뿐만 아니라 고용주가 겪는 어려움도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아르바이트생이 겪는 문제에 더하여 고용주가 겪는 불안과 위기도 균형 있게 다루기 때문에, 모두가 어려웠던 당시의 상황을 더 잘 회고할 수 있었습니다.
2-3년 전에는 뉴스에서 갑질 논란이라는 주제로 고용주가 근로자를 악용하는 사례가 자주 등장했던 것 같습니다. 아르바이트 구인 애플리케이션에서 근로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내용의 광고가 줄줄이 쏟아졌을 만큼 고용주와 근로자의 갈등이 제법 뜨겁게 논의되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고용주의 갑질이라는 이야기가 화두에 오르는 경우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분명한 경계를 그었다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이 논란이 차츰 줄어들게 된 계기 중에 하나가 바로 코로나19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고 사람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자영업자의 피해는 점점 커졌습니다. 이전에는 일반적으로 고용주가 갑의 위치에서 근로자를 내려다보는 시선이 존재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처럼 특수한 재난이 발발한 후에는 상황에 따라 갑과 을이 변하기도 했고, 모두가 을이 되기도 했습니다. 불편한 편의점은 이런 묘한 상황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의 매력 중에 하나는 사업주의 피해와 어려움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 책은 독자에게 고용주가 겪는 어려움을 구체적인 피해와 금전적 손실 등을 통해 호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장님이 자신의 사업처가 아닌 가족의 삶을 책임지는 가장으로서의 면모를 부각시킵니다. 한 가정을 책임지기 위해 분투하는 인물의 삶을 치열하고 따듯하게 보여줌으로써 인물의 입장을 독자에게 자연스럽게 납득시킵니다. 예를 들어 책에 등장하는 ‘최사장’은 코로나 시대에 자영업자들이 겪는 고민을 잘 표현하는 인물입니다. 자신의 가정과 사업체가 있지만, 두 장소 모두에서 가족들과 크고 작은 갈등을 겪습니다. 그는 집과 가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편안하게 숨 쉴만한 공간을 찾아 편의점 야외 테이블을 매일 같이 방문합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최사장의 스토리를 읽다가 생각났습니다. 누군가의 어려움에 대해 백번 설명하는 것보다, 최사장과 같은 인물의 삶을 통해 자영업자의 고충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강한 공감을 이끌어낸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최근 자영업자와 같은 소상공인들이 자신의 매장을 잠시 접어두고 임대료를 내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안타까운 사정이 심심찮게 뉴스에 등장합니다. 또한 소상공인을 돕는 정부 보조금을 둘러싸고 정책의 정당성에 대해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자영업자 측은 보조금의 지급은 당위성이 있으며, 오히려 자신들이 겪는 고통에 비해 턱없이 적은 금액이라는 불만을 보입니다. 반면에 어떤 사람들은 자영업자에게만 제공하는 지원이 불평등하다고 주장하고 심지어는 사회적 낭비라는 목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결국 소상공인을 포함한 사회 취약 계층에게 지원금을 제공하는 것으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이렇게 각층의 목소리가 갈리는 이유가 코로나 상황에 대한 전례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코로나로 인해 힘들지 않은 사람들은 없었습니다.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타인의 삶을 들여다볼 여유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불편한 편의점과 같은 책이 이와 같은 사회적 충돌을 완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봅니다. 모두가 고통스럽다면, 타인의 고통을 제3자에게 납득시키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불편한 편의점이 하는 일은 타인의 입장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 방법은 독자로 하여금 자신과 다른 상황에 대한 자연스러운 공감을 이끌어 내기 때문에, 어쩌면 어려운 문제를 생각보다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