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비잔티움’ 이라고 말할 때 우리는 이 시기를 어떤 이미지 또는 어떤 시대 또는 어떤 하나의 특징으로 꼬집어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 표지의 예수의 형상은 저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우리가 이해하는 하나의 단초를 제공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시작하게 된다. 이 책은 바로 ‘비잔티움’이라는 이름의 의미에서부터 시작한다. 게르만족의 대이동과 내부 분열로 395년 로마제국은 동로마·서로마로 분할되는데, 비잔티움 제국은 이 동로마 제국을 가리킨다.
비잔티움은 역사상 가장 인상적인 제국이다. 비잔티움에 수도를 둔 324년부터 오스만 제국에 정복당하는 1453년까지, 비잔티움 제국은 문학·예술·신학·법·학문의 중심지였다. 최초의 그리스도교 황제로 그리스도인에게 자유를 천명한 콘스탄티누스 1세, 근대법 정신의 원류가 된 《로마법 대전》을 편찬한 유스티니아누스 1세,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문맹이었지만 단독 황제가 되어 군사적 업적으로 중흥을 이끈 바실리오스 1세, 야심 찬 황제와 그를 둘러싼 영웅들은 호시탐탐 제국을 노리는 이민족 국가의 침략 속에서도 1천 년을 버텼다. 또한 비잔티움은 세계의 온갖 문화들을 한곳에 들이부은 용광로와 같았다. 다양한 인종의 상인들이 비잔티움으로 몰려들었고, 그 속에서 다채롭고 역동적인 문화가 융성했다. 이 책은 고급스러우면서도 비천하고, 진실하면서도 모순에 찬 비잔티움 제국의 실체를 생생히 담아냈다.
비잔티움 제국은 그 방대한 사료와 기록이 증명하듯이 해석의 측면에서도 다양한 해석이 있으며, 이에 따라 얼핏 보기에 단순해 보일 수 있는 역사의 전개이지만 그 이면에 다양한 사회적 문화적 그리고 정치적 경제적 갈등, 이해 관계가 얽혀 있어 매우 복잡한 역사적 사실을 가지고 있다. 또한 십자군 전쟁은 비잔티움 뿐 아니라 주변 이슬람 문명과의 관계의 충분한 이해가 없이는 해석이 어려운 부분이 있기에 한 권의 책으로 이 시기를 이해한다는 것은 사실 매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익숙한 듯 낯선 비잔티움에 대해 깊이 있는 소개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관심있게 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