력적인 제목의 책이다. 보통 세계사라고 하면 시대순으로 만나는 역사를 생각하기 쉬운데 이 책은 시대별로 기술하는 역사서의 통념에서 벗어나 도시로 세계사를 접하도록 기획되었다. 도시별로 세계사를 접한다면 어떤 식으로 이해가 될까 상상이 안된다. 그만큼 나에게 역사는 우선 시대별 정리, 그 다음은 지역별 정리가 너무나 익숙해져 있었다.
지은이 조 지무쇼의 약력을 살피니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쉽고 재미있게 정확하게'라는 슬러건을 걸고 1985년에 창립한 기획 편집 집단이라고 한다. 개인이 아닌 기획집단이라는 것도 흥미롭고 책을 지을 때 재미를 추구한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우리나라에 소개된 책의 목록을 살피니 제목만으로도 한번쯤 들어봤음직한 혹은 필요할 때 고르도록 기획되었겠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기원전부터 20세기에 이르는 방대한 역사를 기술할 때 문명의 기록이 가장 접근하기 쉽다는 예상은 충분히 간다. 인류의 역사는 문명의 발달과 더불어 크고 작은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인류의 문명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도시에서 이뤄졌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래서 세계사를 다룸에 있어서 30개의 도시를 중심으로 풀어나간다는 재미난 생각을 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도시를 세계지도 상에 붉은 점으로 나타내는데 압도적으로 유럽에 집중되어 있다. 세계사 기술에 있어서 유럽중심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시대별로 기술하는 게 아니라 도시별로 기술하기 때문에 자신이 관심있는 도시를 골라서 읽어갈 수 있다. 도시가 지금은 어느 나라에 속해있고 인구가 얼마나 되는지 도시의 주요한 문화나 역사를 사진, 지도 자료와 함께 기술한다. 개인적으로는 도시를 골라 읽으면서 여행서에서 만났던 도시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비슷한 느낌이 들기는 한다. 단숨에 독파하기 보다는 시간을 두고 골라 읽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지리의 힘 이후로 지리적 위치를 기반으로 한 세계사는 두번째인데, 책으로나마 경험하게 된 세계 여행을 보고 있으면 뿌듯한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