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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작가상수상작품집2023(제14회)
5.0
  • 조회 405
  • 작성일 2023-06-30
  • 작성자 진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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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에서 무경은 의지를 선택의 영역에 두지 않는다. 세번째 명제와 같이 그에게 '할 수있는 일'은 곧 '해야 하는 일'이며 따라서 가능과 의지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일치한다. 당연하지만 무경의 선택은 의지가 소거된 고모의 지난날과 같지 않다. 모래 고모의 '비밀스러운 원칙'을 완벽히 이해하면서도 자신만의 기준에 따라 상상의 세계를 모험하는 무경의 선택은 그 자체로 의지가 된다.
귀환의 길에서 다시금 되새겨야 할 것은 이들의 모험이 수십년 전의 일이라는 것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 그날을 돌아보는 목경은 시기와 질투로 점철되었던 감정을 덜어내며 그때는 몰랐고 지금은 조금 알 것도 같은 것들을 어렴풋이 감각한다. 모래 고모와 무경은 어땠을까. 뜨거운 눈빛을 주고받던 대관식 이후 아무말 없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그들이 얻게 된 건 무엇이었을까. 앞서 모험의 과정을 구분하며 귀환 단계에서 영웅이 취득하는 것은 구원의 힘이라 말한 바 있다. 켐벨에 따르면 이는 세상을 구원하는 힘이다. 자기구원에 관한 것이다. 고모에게는 가족 내 독박 노동에서 해방되어 또다른 생활 공동체를 꾸리고 살아갈 수 있는 힘, 그리고 무경에게는 의지 없이 하는 일들에 속박되지 않고 오직 자신이 믿는 현실을 따를 수 있게 하는 힘 말이다. 이것이야말로 그들에게는 명백한 구원이리라.
어떤 기억은 통으로 온다.는 목경의 말처럼 소설의 말미에서는 오래전 어느 날의 기억이 통째로 환기된다. 모래 고모와 목경과 무경, 세사람이 함께 목욕탕에 갔던 날, 장애가 있는 아이가 탕안에서 코를 풀어 물이 더러워지고, 사람들을 따라 목경이 자리를 피해 일어났던 그때. 거울을 통해 고모와 무경, 아이와 아이 엄마가 그대로 탕안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던 기억이다. 목경은 비로소 깨닫는다. 고모의 삶에 남은 한 방은 무경이 츄츄를 찾아와 고모에게 인정받았던 그날의 기억처럼 날카로운 한 부분이 아니라, 할 수 있다면 해야 하는 선택이 그대로 의지가 되어 하나의 둥지르 ㄹ이룬듯한 그들의 모습처럼 아주 커다랗고 해칠 수 없는 무언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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