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에서 느낄 수 없었던 미세한 감정까지 느끼며 읽다 보니 어쩜 이렇게 표현을 잘 했나 감탄하게 됐다. 사실 연애소설을 그다지 좋아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의외로 이 소설은 구성이 참 탄탄하다는 생각을 했다.
읽으면서 네 명의 남녀 주인공들의 마음을 어쩜 이렇게 잘 묘사했는지 가끔은 내 마음과 같은 부분이 있어 달 뜨기도 했다. 사랑을 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그 미묘한 밀당의 감정들을 이렇게 제대로 표현되어 있는 소설을 만나다니.
소설 속 인물에 대해 이렇게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다 보니 집중도 잘되고 몰입도 되고 과연 이 주인공들의 운명이 어떤 결말을 맺게 될지 자못 기대되었다.
은행에서 벌어진 스토리라 은행 업무에 관해서도 조금 알게 된 것도 있다. 은행에 근무하는 네 명의 주인공 상수, 수영, 종현, 미경의 연애담을 다루고 있는데 처음엔 상수와 수영이 호감을 갖고 만나게 되는듯하다. 하지만 상수의 우유부단함으로 두 사람은 이어지지 못한다. 그리고 수영은 경찰시험을 준비하는 종현과 상수는 다방면에서 능력 있는 커리어를 가진 미경과 사귀게 된다.
종현은 섬세하거나 다정하지는 않았다. 대신 진중하고 분명했다. 작은 것 하나도 말했으면 지켰고 세심하게 챙기지는 않아도 서운하거나 의아해할 만한 여지는 결코 남기지 않았다. 종현의 안에는 숫돌처럼 단단하고 네모반듯한 것이 있는 듯했다.
소설을 읽는 동안 참으로 많은 감정을 느꼈다. 사랑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수많은 감정을 간접 체험했다고나 할까. 소설의 결말이 마음에 든다.
내가 이 소설을 읽으면서 주의 깊게 본 것은 주인공들의 감정이었다. 주로 그런 감정 표현에 초점을 맞추고 읽었던 것 같다.
이들의 사랑은 동화나 영화 속 이야기처럼 아름답지만은 않다. 각자의 이유로 망설이고, 흔들리고, 주춤대고, 때론 도망치고 싶어 한다. 원작에는 없지만 드라마에서 상수는 사랑을 '그저 그런 흔한 사랑'이라고 말하고, 수영은 '고작 사랑'이라고 표현한다. 그들이 생각하는 사랑은 흔하디흔한 고작일 뿐이지만 우리를 얼마나 웃게 하고 다치게 하는지, 그래서 그 사랑이 인간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이해(解)하고 마음으로 이해하는 것. 우리가 정의할 수 있는 사랑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