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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마지막수업
5.0
  • 조회 465
  • 작성일 2023-05-30
  • 작성자 이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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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여 년 전 이어령 선생님께서 우리 공사에서 강의를 하신 적이 있다. 그 당시 나는 신입사원이었고 이어령 선생님께서는 문화부 장관에 재직 중이셨다. 강의 내용은 하나도 기억에 남아 있지 않다. 다만 그 당시 공사 사장님으로 정재룡 사장님께서 계셨다. 정재룡 사장님은 IMF 구제금융 시기에 재경부에서 근무하시면서 IMF 극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신 분이다. 그 당시 임창렬 재경부 장관과 캉드쉬 IMF 총재가 협약식에 서명하는 사진이 아직 인터넷에서 검색되고 있는 데 그들 옆에 정재룡 사장님도 보인다.
강의를 마친 이어령 선생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강의실 밖으로 걸어나가셨고 권위적이시기까지 하셨던 정재룡 사장님께서 맨 앞에서 강의를 듣고 있었는데 급히 일어나 이어령 선생 뒤를 뛰어 쫓아가시던 모습이 기억 남아 있다.
그 뒤로도 이어령 선생님의 강의를 TV나 인터넷으로 몇 번 본 적이 있고 어느 책에서 "이어령 그 사람이 남의 말을 듣는 사람인가."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우리 시대의 지성이셨던 이어령 선생님은 마지막 수업을 남기시고 몇 년 전 돌아가셨다. 이 책의 주제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이야기라 생각한다. 80년대 운동권이 주장하던 사명감이 아니라 순수한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 것 인가'를 이야기한다.

법의 잣대로 볼 때는 '소설 쓰시네요'라는 말이 얼마나 비웃는 얘긴가. 법으로 보면 소설이 가소롭겠지만, 소설계에서 보면 법이야말로 웃기는 말장난이야. 소설이 진리에 더 가깝지. 법은 내일이라도 바뀌어. 지역에 따라 달라져. 여기선 불법이 저기선 합법이지. 그게 무슨 진리인가. 그런데 소설로 쓰여진 '전쟁과 평화'나 '안나 카레니나'는 러시아 전쟁이 나와 아무 상관이 없어도 마치 내 비극의 가정사처럼 느껴지거든. 법적으로 제도적으로 아무런 관계없는 사람들인데도, 내 형제자매 같지. 이 얼마나 정곡을 찌르는 말인가.

바보로 살아라, 신념을 가진 사람을 경계하라.
예수 자체가 바보 예수잖아. 보통 사람의 눈에는 예수가 바보가 아니고 뭐겠나. 바보니까 그렇게 죽지. 누가 그렇게 죽어. 그런데 예수의 바보스러움, 앙드레 지드의 이 바보스럼움, 스티브 잡스가 '스테이 풀리시'라고 할 때의 그 바로스러움을 자네는 깨달아야 하네.

스티브 잡스가 말한 'Stay hungry, Stay foolish' 는 유명하다. 헝그리는 누구나 다 알지만 풀리시는 그 의미를 잘 모른 는 것 같다. 누군가 풀리시를 소처럼 우직하게 나아가라로 말한다. 난 전혀 그런 뜻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말 그대로 풀리시는 바보로 남아 일어라는 뜻이다. '안다'와 '모른다' 중 안다고 판단하지 말고 자신을 모른다에 두어야 하며 그렇게 할 때만이 새로운 혁신이 일어난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이건 내가 잘 알아 그래서 이건 안돼"의 맞은 편이 바로 풀리시이다.

그런데 이어령 선생님께 또 다른 풀리시를 배운다.
알바트로스는 하늘을 날 때는 눈부시지만, 날개가 커서 땅에 내려오면 중심을 못 잡고 기우뚱거려. 사람이 와도 도망 못 가고 쉽게 잡혀서 바보새라고 한다네. 하늘을 나는 아름다운 일바트로스가 땅에 내려오면 바보가 되는 거야. 그게 예술가야. 날아다니는 사람은 걷지 못해. 예술가는 나는 사람이야. 시인 보들레르처럼, 이상처럼, 그들은 알바트로스에서 자기를 본 사람들이지, 지상에서 호랑이처럼 늑대처럼 이빨 있고 발톱 있고 잘 뛰는 놈이라면 예술가가 되겠나. 알바트로스니까 예술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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