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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모든것의역사(개역판)
5.0
  • 조회 400
  • 작성일 2023-05-30
  • 작성자 이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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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책을 왜 읽어야할까? 수험생도 아닌데! 그러나 다섯살 아이를 키우는 나에겐 수행평가가 시도 때도 없이 이뤄진다.
"엄마 왜 구름은 하늘에 떠 있어? 안개는 왜 저렇게 생겼어?"
'얼음이 녹으면 봄이 온다'고 답하는 문과생인 나는 명확한 대답을 찾으러 전전긍긍한다. 그래서 과학책을 읽어보기로 한다.

많은 과학도서 중 [거의 모든 것의 역사]라는 위기양양하며 위험천만한 제목과 592페이지의 분량에 압도되지 않고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저자가 빌 브라이슨이기 때문이다. 풍자와 해학의 외투를 두른 돌려까기, 비꼬기의 달인인 그의 [빌브라이슨 발치한 유럽산책]을 말 그대로 깔깔거리며 읽었다. 벨기에 여행기가 재미있을게 뭐람.

우주의 태초부터 빅뱅, 태양계, 지질학, 원자 등 근원적인 과학 원리부터 뉴턴, 아인슈타인, 허블 등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빌브라이슨은 결코 그의 재능을 썩히지 않는다.

이 책은 ‘무엇’보다 '누가', '어떻게'를 설명한다. 과학자들의 업적이나 이론만큼이나 그들의 성격과 삶을 설명하는데 지면을 할애한다. 그래서 재미있다.원자량보다 원자의 상대적 크기를 알아내 사람-돌턴-이 명성을 얻은 이후에도 맨체스터 뒷골목의 작은 학교에서 초급산수를 가르쳤다는 게 더 흥미진진하지 않는가. 그는 심지어 [영국 인명사전]에서 다윈 정도로 가장 길게 소개되어 있다. 수소원자량은 1, 산소원자량은 16은 외워야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그냥 술술 읽으면 된다. 그는 서문에서 초등학교 시절 지구의 1/4을 잘라낸 단면을 그린 그림을 보고 “어떻게 그런 사실을 알아냈을까?”라고 궁금해했다고 밝혔다.

또 빌 브라이슨은 비유를 통해 개념에 대한 우리의 직관적 이해를 돕는다. 탈수결합을 물에 녹인 설탕이 다시 뭉쳐지는 일, 우주의 과거를 들여다보는 일을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100층에서 아래쪽으로 내려다 보는 것(은하 60층, 준성 20층, 우주배경복사의 발견이 길바닥에서 1cm까지 볼 수 있게 해줌)과 같이 익숙한 사물로 시각화한다.

그러나, 정작 그림이나 사진은 없다. 행성에 대해 글로 아주 세밀하고 길게 설명하는 것보다 사진이 더 정확하고 빠르게 정보를 전달할 수도 있으나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도 더 거대한 우주를 한 면의 종이에 담을 땐 왜곡이 일어난다. 한 장의 사진을 각인시키는 것보다 한 문장씩 읽어가며 나의 그림과 글로 이해하는 것도 의미있다. 다만, 어린이 도서로 분류되는 [그림으로 보는 거의 모든 것의 역사]도 있으니 복습으로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일러스트도 예쁘다.

제목처럼 우주의 탄생부터 생물의 출현, 존재하는 위협까지 거의 모든 것을 다룬 이책을 읽고 느낀 점은 다음과 같다.

1. 우리는 많은 것을 모른다.

빌브라이슨은 대부분의 분야에 대해 우리가 그것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거나, 과학적으로 연구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것에 매번 놀란다. 그는 '우리는 바다에 대해서는 어안이 벙벙할 정도로 화려하고 찬란하게 모르고 있다.' 고 말한다. 그 외에도 그가 '놀랍게도', '놀라웠던' 등등의 어미만 바꾸고 쓴 표현을 대부분의 장-예) 화산(263p), 대기(290p), 바다(309p, 314p, 322p), 생명(326p), 바이러스(360p) 등-에서 볼 수 있다.

2. 우연히 발견되고, 운으로 설명된다.

놀라움과 더불어 그가 가장 많이 쓴 단어 중 하나는 아마도 ‘우연’과 ‘운’일 것이다. 지구에서 생명이 나타나게 된 사건과 조건들이 특별하게 운이 좋았다는 것(281p, 289p), 조상대대로 이어온 우리의 성공은 정말 운좋은 요행(370p)이라고 누차 말한다.

우리가 인과를 명확히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을 단순히 우연과 운으로 설명하려는 꾀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실은 우주와 생명에 대한 경외와 경고이다. 이토록 놀라운 우연으로 고등생명이 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고 그래서 우리가 있다. 그런데 언제까지 행성 충돌과 전염병, 환경 파괴 등의 재앙으로부터 운이 좋을 수 있을까.

3. 원인은 결과를 낳고, 무지의 인정은 더 나은 답을 찾는다.

무지의 인정은 행동을 신중하게 만든다. 무심코 저지른 일의 여파가 어떤 형태의 재앙으로 발현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1930년대초 발명되어 자동차 에어컨 등에 사용된 CFC는 오존층을 파괴했고 1974년 미국에서 생산 금지되었다. 1970년대 호주 어부들이 발견한 오렌지 러피는 맛이 좋고 많았다. 어선들은 연간 4만 톤의 러피를 잡기 시작했다. 러피가 150세까지 느리게 성장하며 평생에 단 한번만 알을 낳는다는 사실은 급격한 포획으로 거의 멸종 위기에 다다렀을 때였다. 엄청나게 많았던 대구는 대서양의 서쪽에서는 완전히 사라졌다. 전 지구적 문제인 생태계 파괴, 환경 문제에 대한 경고음을 알아차리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아주 느린 속도로 이뤄지는 생태계는 지금 당장은 아무런 변화가 없어보일지라도 이미 일어난 일은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스스로에게 물어야 하지 않을까? "지금 내가 하는 이 행동은 다른 사람에게,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더불어사는 사람과 생물에게 감정적, 신체적으로 해를 끼치는 건 아닐까?" 질문은 더 나은 답을 유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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