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 세계사. 굵직굵직한 큰 줄기를 다루는 게 아니라, 그 과정에서 발생한 소소한, 하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역사에 대해 아는 척 하고 싶어. 하지만 머리 아픈 건 질색이야. 이런 사람을 위한 책이다
역사를 싫어하는 사람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책 내용은 가볍다. 책에서 다루는 소재도 가볍고. 일본에서 돈까스가 유행하게 된 이유. 샌드위치 백작의 비밀 등. 이런 것도 있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소소한 이야기이 담긴 책이다
각 화제가 끝나면 미니툰으로 한번 정리를 하는데, 이 미니툰도 역시 가볍다. 피식 웃고 넘어가면 된다. 전반적으로 가볍게 읽으면 충분한 책이다. 이 책은 모두 55가지의 소재를 다루고 있는데, 대부분이 익숙한 이야기들이다. 그런데도 낯설다. 책의 표지에 적혀 있는 "모른다고 하기에는 뭔가 억울하고 안다고 하기에는 확신이 서지 않는"이라는 문구가 참으로 기막히다고 할 만큼 딱 그 위치에 있는 상식들을 들려준다. 단편적인 상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와 관련된 역사적 사건들을 위로, 아래로 훑어 주면서 상식과 지식의 진폭을 넓혀준다. 사소해 보이는 것,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거기에서 여러 가지 의미를 끄집어내는 것이 이 작가의 장기다. 특히 각 주제와 관련한 카툰이 돋보였다. 역사책에 공룡 그림을 도입한 건 신선한 시도였다. 이름이 알려진 유명한 이들의 책보다 완성도가 높은 책이라고 생각한다.탐정의 관점으로 사물과 사건의 기원을 밝히며 여러 시대를 오가기 때문에 이 책의 내용들은 단편적인 지식을 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역사를 보는 시각을 넓혀 준다. 사소해 보이는 사건에서 시작하여 점점 외연을 넓히며 확대되어 가는 구성이다. 그러다 보니 한 가지를 알면 그와 연관된 여러 가지 지식을 함께 접하게 된다. 다양한 주제를 다루기 때문에 효율이 높다.
『B급 세계사』가 가진 또 하나의 미덕은 이 책이 다루는 주제와 내용들이 우리의 현재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먹는 것, 입는 것, 우리가 흔히 쓰는 말들, 세계의 유명 유적지와 문화유산, 시사적인 사건과 현상 등 너무나 친숙해서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들이 사실은 장구한 시간과 숱한 고민을 통해 탄생했음을 보여 준다. 때문에 우리의 현재를 돌아보게 만들고, 때로는 나 자신과 삶을 들여다보게 만든다. 재미라는 입구로 들어가서 사고의 폭을 넓히는 경험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즐거운 일이다.예부터 사람들은 강의 본류가 아닌 지류에 마을을 지었고, 이곳에서 만들어진 소소한 사건들이 모여 역사를 이루었다. 이 사소한 이야기야말로 역사를 이룬 원천 콘텐츠였던 것이다. 이 책에 스스럼없이 ‘B급’이라는 딱지를 붙인 것은 너무 위만 바라보지 말고 중간과 아래에도 관심을 갖자는 의도에서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것 중에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깨알 같은 마음과 의지와 시간이 모여 ‘오늘’이라는 성을 이루었다. 그 성벽에 허락 없이 뿌리를 내린 풀 한 포기가 어쩌면 이 성을 지탱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상식의 범위를 넓혀 줄 뿐만 아니라, 삶의 디테일을 살펴보게 만드는 기회를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