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흐를수록 말을 '잘' 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교 때 외국어를 전공으로 하면서 언어(말)란 쓰지 않으면 퇴화된다는 걸 누구보다 몸소 체험했음에도 말을 꾸준히 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었다. 학생 때처럼 발표를 할 일이나 취업 때처럼 면접 준비를 할 일이 없어진 지금, 일상생활 말하기만으로 살아오고 있던 내게, 그 조차도 더 이상 갈 곳 없이 수세에 몰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내향적인 사람이라 선뜻 말이 나오지 않는다라는 건 들어주기도 힘든 핑계가 되었다. 우연히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되어 언젠가 읽어봐야지 하고 리스트에 올려놓았었는데 다행히 이번 기회에 읽을 수 있었다.
책 제목인 우리, 편하게 말해요가 이 책을 아주 함축적으로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편하게 말하는 건 청자와 화자 모두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편해야 듣는 이도 편하게 들을 수 있다. 상대방을 편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즉, 내가 편하게 말할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에 대해 이 책에서는 친절히 알려주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스킬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마지막 챕터에, 전체 분량의 10% 가량만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는 마음에 대한 것이었다.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 그것이 말하기의 기본 자세였고 이렇게 시작한 말하기는 그 어느 누구와도, 그 어디에서도 편하게 말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 때 내가 이렇게 말을 했더라면, 그 사람과 관계는 더 나아지지 않았을까. 아 그 때에는 이렇게 말을 할 걸 그랬다. 앞으로 이런 상황이 생기면 이렇게 말을 해 봐야지 등 배울 점이 많은 책이었다. 온갖 미사여구를 넣어서 꾸민 예쁜 말이 아닌 따뜻하게 예쁜 말이 하고 싶어졌던 요즘 나에게 딱 맞았던 책이었다. 그리고 머릿속을 휘젓고 다니는 온갖 키워드와 문장들을 깔끔하게 정리해서 입 밖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나에게 어느 정도 방향을 제시해주었다. 순간적인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내가 생각한 것을 정리하여 상대방에게 오해 없이 전달하는 게 자연스러워 질 때까지 이 책에서 알려준 방법들을 차근차근 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