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로 가동되는 엔진에서 리튬 이온 배터리로 가동되는 전기모터로의 전환은 ‘카를 벤츠’가 처음으로 가솔린엔진을 만들었던 19세기 말 이후 교통 분야에서 일어나는 가장 큰 변화다. 산업과 국가경제, 안보 차원의 전략적 이해관계는 물론이고 기후변화의 충격을 멈추거나 적어도 최소화하려는 노력에까지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의 바람과는 관계없이 오늘날의 정치적 · 경제적 환경에서는 거대 기업들과 기술 관료적 권위주의 정부들이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한다. 전문가들의 예측을 바탕으로 대개 5년에서 10년짜리 계획을 수립하면서 수십 년을 미리 설계하는 정부와 기업이 미래를 만들어 가고 있다. 그들은 목표를 달성하기도 하고 달성하지 못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진척 상황을 신중하게 평가한다.
중국이 내놓은 ‘중국제조 2025’는 전기자동와 배터리, 리튬 산업 육성을 최우선 제로 삼았다. 매년 1080만 대 이상의 차량을 판매하는 세계 최대의 자동차 생산 업체 폭스바겐은 2016년 내놓은 ‘투게더-전략 2025’에서 2025년까지 리튬 이온 배터리로만 가동되는 모델을 30종 내놓겠다고 밝혔다. 그해에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량 중 순수 전기자동차의 비율이 25퍼센트에 달할 거로 전망했다. 중국과 폭스바겐이 자신들의 계획을 내놓았을 때 당시에는 리튬이 ‘새로운 석유’가 될 것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할 만큼 수요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 책략가들 그리고 폭스바겐의 두되들은 분명히 2025년을 겨냥한 계획을 세우며 리튬의 전략적 중요성을 예견했다.
리튬과 배터리 산업의 성장세는 초기부터 지금까지 꺾인 적이 없다. 리튬 이온 배터리의 수요는 2000년부터 2015년까지 30배이상 증가했고 2015년부터 2025년까지 10배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분야의 기업들은 향후 5년에서 10년 사이 예상되는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수천만 달러에서 수억달러를 투자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리고 있다. 이들은 한층 치열해진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고 있으며, 아직 오직 않은 세상에 운명을 걸고 있다.
지난 30년 동안 인류가 리튬 이온의 화학반응을 발견하고 집중적으로 연구하면서 배터리도 획기적으로 발전했다. 컴퓨터와 각종 전자 기기의 출현은 배터리의 기존 한계를 넘어서게 하는 최초의 추동력으로 작용했다. 그리고 기후변화와 환경보호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또 쓸 만한 데다가 매력적이기까지 한 전기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들이 등장하면서 배터리에 대한 요구는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앞으로는 전기비행기의 꿈이 배터리 기술 발전의 원동력이 되어줄 것이다. 역사를 통틀어 지금처럼 배터리 분야에 많은 인재와 자본이 투입된 적은 없었다. 그래도 밝은 초록빛 미래로 이어질 꿈들은 모두 실현하려면 계속 전기화를 추구하면서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