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이 책을 통해 중구난방으로 흩어져 있던 천문학 관련 최신 정보를 흥미롭고 맥락 있는 큰 그림으로 엮었고 천문학계의 중요 이슈를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했다. 어릴 적 전설적인 천문학자 칼 세이건(Carl Sagan, 1934~1996)에 이끌려 천문학 전도사를 천직으로 삼게 된 그는 이 책에서 그동안 자신이 쌓아놓은, 그것도 어려운 학계 스타일이 아니라 쉽고 재미있는 대중 버전으로 엮은 방대한 지식을 독자들에게 아낌없이 퍼주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쉽게만 쓴 것도 아니다. 나를 포함해 천문학, 천체물리학, 우주학, 행성학 분야 전문가들의 자문과 감수를 거쳐 완성한 책이다. 칼 세이건 《코스모스》 이후 35년의 공백을 채우기에 부족함이 없다(그동안 많은 것들이 검증됐고 또 많은 것들이 발견됐다).
그가 펼쳐놓은 이야기는 우리가 살고 있는 태양계와 ‘우리 은하(Milky Way Galaxy)’는 물론 다른 행성계와 다른 은하, 별의 탄생과 죽음, 우주의 현재와 미래 등 실로 다양하다. 그러면서도 이야기보따리만 푸는 게 아니라 지구 생태계의 미래, 다른 행성에 생명체가 살 가능성, 생명의 진정한 의미에 관한 질문을 계속해서 던지고 있다.
중간 무게의 별인 태양은 타는 속도 또한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딱 중간 정도다. 질량이 더 큰 별은 태울 수소가 더 많지만 핵융합 반응속도도 더 빠르다. 빛을 계속 내기 위해서다. 그런 까닭에 이런 별들은 짧은 생애를 화려하게 살다가 일찍 죽는다. 무게가 같은 8기통 콜벳(Corvette)과 프리우스(Prius)가 있다고 치자. 우람한 근육을 자랑하는 스포츠카 콜벳은 엄청나게 빠르지만 기름을 펑펑 써서 금방 소진한다. 반면 프리우스는 더 적은 기름으로 훨씬 먼 거리를 달린다.
한때 엄청나게 묵직했던 별들은 대부분 생을 다한 지 오래다. 지금 남아있는 것들도 몇 안 되는 데다 본격적인 연구 대상으로 삼기에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그래도 존재가 확인된 그런 별이 있긴 하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 가장 묵직한 별은 독거미(Tarantula) 성운의 심장부에 있는 ‘R136a1’로, 질량이 태양의 265배나 된다. 독거미 성운은 우리 은하의 위성 은하 중 하나인 ‘대(大) 마젤란(Large Magella) 성운’ 내에서 신생별의 요람 같은 곳이다. R136a1은 밝기도 태양보다 870만 배나 밝아서 우주 최고를 자랑한다.
지구에 생명이 처음 등장한 것은 약 38~41억 년 전 후기 운석 대충돌이 일어난 직후일 것이다. 후기 운석 대충돌은 수많은 소형 천체들이 지구와 기타 내행성들을 강타한 사건이다. 시작은 우연에 의한 것이었다고 해도 지구 생태계는 그 이후 진화 규칙을 충실하게 따르며 최선을 다해 장대한 연대기를 써나갔다. 그러니 우주의 다른 행성들도 그런 일을 겪고 비슷한 진화 궤적을 따를지 누가 알겠는가.
인류는 오래전부터 생명의 기원을 추적해왔다. 하지만 최근에서야 그럴싸한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우주의 성간 공간에는 중요한 생체 분자의 재료들이 존재한다. 심지어 운석에서는 아미노산과 같은 복잡한 유기 분자가 검출되기도 했다. 이를 토대로 짐작하건대 지금으로부터 약 42억 년 전 지구에는 안정한 수권(水圈)이 존재했다. 그리고 거기서 생물 발생을 준비하는 화학반응이 시작됐다. 약 40억 년 전에는 지구에 핵산이 만들어지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기 시작했다. 핵산은 훗날 RNA와 DNA의 핵심 재료가 되는데, 아직 RNA가 없던 때이므로 이 시절의 지구를 ‘RNA 이전의 세상’이라고도 말한다. 생명 발생에는 세포막을 만드는 분자들도 필요하다. 세포는 생명의 화학반응이 일어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모든 원료를 만들고 담아두기 좋은 바다가 생명이 발원하기에 유리했을 것이라고 한다. 어쩌면 ‘블랙 스모커(black smoker)’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대양저의 열수공이 그 역사적인 현장이었을지도 모른다. 이곳은 원료 화학물질이 풍부하고 수온이 높아 복잡한 분자 합성반응이 일어나기에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