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부터 독서를 좋아하지 않았고, 현재도 워낙 책을 즐겨 읽지 않는 편이다. 이러한 성향 탓에, 개인적으로 이렇게 소설 한 권을 완독한 것이 정말 오랜만이었다. 사실 이번에 큰 재미를 못 느꼈다면 당분간 다시 독서를 끊었을 테지만,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퀄리티 덕에 책을 매월 한 권 씩은 읽게 될 것 같다.
나는 책, 영화 등 어떠한 작품을 감상할 때, 정말 기대치가 낮은 사람이다. 정말 웬만하면 다 재밌고, 감상 시간이 아깝지 않을 수준이라고 적당한 후기를 남긴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좋은 작품'으로서 기억되던 것들은, 감상 후에도 오랜 시간 여운이 지속됐던 것 같다. 이번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역시 당분간은 계속 회자될 느낌이 든다.
이야기는 '3인조 도둑'이 한동안 아무도 살지 않았을 듯한 폐가로 피신해 하루를 보내는데, 갑자기 편지 1통이 도착하며 시작된다. 알고 보니 그 곳은 몇십 년 전 문을 닫았으나 현재까지 많은 사람들의 추억으로 남게 된 한 '잡화점'이었고, 몇십 년 전의 편지가 현재로 도착한 것이다.
이 책에서는 저자가 추리 소설 거장답게 특유의 긴장감을 잘 표현한 것도 기억에 남지만,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주인공 '3인조 도둑'의 '심리 묘사'가 아닌가 싶다.
이러한 '심리 묘사' 역시, 소설 속 잡화점이라는 장소를 두고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각자의 기억을 불러오는 방식으로 이끌어나갔다. 인물 관계, 그리고 시간적 사건이 모두 다 연결되었기에, 중간에는 앞 내용을 다시 읽어봐야 할 정도로 복잡한 부분도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저자가 서사를 잘 풀어냈다고 느낄 수 있었다. 또한 '편지'를 통한 전달 부분에서, 편지라는 요소를 사용함으로써 누군가의 내적인 '고민'을 보여주고, 그것에 대한 답장을 통해 '공감'적인 요소를 넣은 점은 역시 흥미로운 포인트였다.
결론 면에서도, 아무리 다양하고 유익한 조언을 받더라도 결국 선택과 그 책임이 본인의 몫임을 느낄 수 있었던 반면, 선택한 길을 열심히 나아감으로써 책 제목에서 묘사하는 '기적'이 나타날 수 있음을 말해주는 것만 같았다.
도서 쪽에 관심이 부족하다 보니, 저자인 '히가시노 게이고'가 일본에서 추리 소설로 매우 유명하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평소 영화 등 추리 관련 작품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이번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계기가 되어, 앞으로도 자주 히가시노 작가의 책을 찾게 될 것만 같다.
다음 책으로는 '용의자X의 헌신'을 감상해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