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는 구원의 역사였을까? 어둠의 역사였을까? 인류가 인권을 발전시킬 때, 기독교는 급제동을 걸었을까, 가속 페달을 밟았을까? 아니면 둘 다일까? 기독교가 여성 해방, 성 혁명을 바라보는 시선은 어떠한가? 무엇보다 기독교는 홀로코스트에 어떤 입장을 취했을까? 우리가 보고 들은 이야기는 모두 사실인가?
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은 기독교 신앙, 기독교 교회사, 기독교 자체를 불쾌하다고 생각한다. 지식인들의 논쟁에서 어떤 사람이 자기가 기독교를 믿는다고 신앙고백을 하거나 기독교를 지지하면, 대개 입 밖으로 표현을 잘 하지는 않지만, 그 사람과는 논쟁할 가치도 없다고 여긴다. 근본주의라는 표현은 광신도를 통용하는 말일 뿐만 아니라, 오늘날에는 종교를 믿는다는 사람들을, 기독교 신앙고백을 하는 사람들, 즉 종교를 종교학적으로 설명할 뿐만 아니라 참되고 사실이라고 굳게 믿는 사람들 모두를 통용하는 용어가 되었다. 이는 현실의 기독교가 인류 문화 전반에 영향력을 끼치던 시절은 끝났다는 의미다.
상황이 이렇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무엇보다 기독교가 치명타를 입었기 때문이다. 기독교 자체는 공산주의처럼 70년 동안이 아니라 분명 2천 년 동안 광범위하게 신용을 잃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기독교 역사가 스캔들의 역사라는 것은 누구도 반박할 수 없을 정도로 확고한 사실이 됐다. 이러한 사실은 실제로 기독교 신앙의 핵심을 뒤흔들고 있다. 인간이 되어 강생한, 그러니까 역사가 된 신을 믿는 종교는, 가차 없이 이러한 역사를 비판적으로 평가받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게다가 비판은 때로 굉장히 매몰차고 파괴적이다. ‘기독교가 인류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행위는 바로 소멸이다.’ 이러한 문장에서 기독교에 대한 평가는 정점에 이른다!
그 결과 기독교에 충성을 서약한 사람들도 기독교가 유지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거의 말하지 못할 지경이다. 그리고 이러한 자세는 성실하고 정직한 무신론자도 별다른 어려움 없이 보여준다. 그러므로 기독교에 대한 설명과 진상 규명은 인류와 우리 사회를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심지어 이성적인 무신론자에게도 마음에 와 닿을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