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5권 완간으로 예정된 [박시백의 고려사] 시리즈의 2권은 부제의 '전쟁과 외교, 작지만 강한 고려'에도 적혔듯이 역사시간에 배웠던 서희와 강감찬이 활약한 거란과의 전쟁부터 현종~예종 대의 짧았던 태평성대기를 지나 이자겸과 묘청이 잇따라 일어난 정변의 시대까지 제7대 왕 목종부터 제17대 왕 인종까지 150여 년의 시기를 다룬다.
고려의 왕이 모두 34명이니, 이번 출간으로 고려왕조의 전반기의 작지만 알찼던 고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2권에서는 이제 막 나라의 기틀이 잡혀가던 고려에 외세로 인한 시련이 몰아친다. 대륙의 주도권을 잡은 거란은 세 차례나 대규모 침략을 강행하고, 동북의 여진은 세력을 모아 나라를 세우며 사대를 요구한다. 내부에서는 김치양·이자겸·묘청 등 반란의 역도들이 바람 잘 날 없이 왕조의 정통성을 위협한다.
열여덟에 왕이 되었다가 조카 대량군을 앞세운 강조에 의해 시해된 7대왕 목종, 거란의 의해 침공을 받아 본인을 왕으로 세운 강조가 죽고 여러차례 전쟁 속에서 강감찬이 이끄는 고려군의 대승을 맞이했던 8대 현종, 현종의 맏아들로 왕위에 올랐으나 3년만에 생을 마감한 9대 덕종, 덕종의 동생으로 왕위에 올라 거란과의 외교관계를 복원한 10대 정종, 3년, 12년 짧은 생을 마감한 전대 왕들로 인해 11대 왕이된 여전히 현종의 아들 11대 문종, 왕위에 올랐다가 석달만에 왕위를 동생 왕운에게 물려준 12대 순종과, 그 동생 13대 선종, 재위 11년을 채운 아버지를 이어 연할살 태자가 14대 현종, 잠시 왕위에 있었으나 이후 문종의 3남인 15대 숙종으로 왕위가 넘어간다. 이 당시에는 어린 아들이 왕위를 잇기보단 장성한 동생들 중 한명으로 왕위가 계승되는것이 당연시 되었던듯 하다.
하지만 이런 위기에도 불구하고 외교 담판으로 강동 6주를 얻어낸 서희, 귀주에서 10만 거란군을 무찌른 강감찬, 서경의 난을 능란하게 제압한 김부식 등에 힘입어 고려는 내우외환을 이겨낸다. 거란의 침략부터 여진의 부상, 이자겸의 난과 묘청의 난까지 갖가지 국난을 겪으면서도 꿋꿋하게 전진하여 황금기를 구축해내는, 유연한 나라 고려의 눈부신 외교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