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향곡처럼, 이 책은 각기 다른 분위기와 형식의 네 악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악장은 아리스토텔레스가 만물을 구성한다고 믿었던 네 원소 ‘흙, 공기, 불, 물’을 주제로 탄소교향곡이 시작된다.
'제1악장-흙: 탄소, 결정의 원소’는 138억 년 전 탄소의 출현부터 우주 최초의 결정인 다이아몬드의 형성, 현재도 진행 중인 광물과 지구의 공진화, 다양한 광물로부터 지구 내부의 모습을 유추하는 방법, 그리고 지구 깊숙이 묻혀 있는 탄소를 추적하는 과학자들의 노력까지 매력 넘치는 첫 악장이다.
‘제2악장-공기: 탄소, 순환의 원소’의 주제는 지구의 장엄한 탄소 순환이다. 탄소 원자는 끊임없이 움직인다. 분출하는 화산을 통해 대기로 나왔다가 때로는 바다로, 때로는 생명으로 스며든다. 이후 광물이 되어 지각을 구성하던 탄소 원자는 섭입하는 지각판을 따라 맨틀 깊은 곳으로 침강했다가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모습을 바꿔 다시 올라온다. 인간이 의도치 않게 그 균형을 깨기 전까지, 유구한 세월 평형을 이루고 있던 탄소 순환의 역사가 아리아의 선율로 잔잔하게 흘러간다.
‘제3악장-불: 탄소, 물질의 원소’는 강력하고 빠른 스케르초다. 탄소는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수천 개의 얼굴을 가진 ‘물질의 원소’다. 다이아몬드, 흑연, 나일론, 석유, 그래핀, 탄소나노튜브…, 놀랍도록 다채로운 탄소화학의 세계가 눈앞에 펼쳐진다.
마지막 ‘제4악장-물: 탄소, 생명의 원소’는 생명의 기원과 진화를 연주한다. 처음에는 지구의 원시 바다에서 생명체가 출현하면서 평화롭게 시작되지만, 곧 생명의 놀라운 진화적 혁신을 나타내는 여러 갈래의 변주곡으로 빠르게 치닫는다.
기후위기는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화두고, 기후위기의 핵심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량의 증가다. 정부와 기업은 2050 탄소중립, ESG 경영 등을 실행하고 있고,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가고 시민들의 열기도 뜨겁다. 하지만 우리는 보통 우리가 하는 행동이 기후위기를 늦추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탄소는 우리 시대 초미의 과제를 더 근본적으로, 더 깊고 넓은 시야에서 바라보게 해주는, 그리고 우리 자신을 마주하게 해주는 ‘끝과 시작’의 원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