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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우리의 언어가 위스키라고 한다면
5.0
  • 조회 393
  • 작성일 2022-11-28
  • 작성자 박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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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여행이든지 그 나름대로의 중심 테마가 있기 마련인데, 이책에서 하루키의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의 여행 테마는 '위스키'였다.
위스키란 무엇인가?
어떤 사람에게는 단순히 어느지역에서 생산된 하나의 술에 불가한 것이겠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의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위스키의 최초 원액을 '스피릿' 이라 부르는 것이 하나의 사례일 것이다

이책에서 하르키는 스코틀랜드의 아일레이섬에서 유명한 싱글몰트 위스키를 실컷 맛본 다음, 아일랜드에 가서 도시와 시골 마을을 여기저기 둘러보며 아이리시 위스키를 음미할 작정이었다고 말한다.
지금껏 읽어왔던 그의 다른 에세이들과는 달리, 하루키의 시선으로 찍은 현지의 사진들이 많이 실려 있어, 사진들과 함께하는 여행 이야기는 그 느낌이 또 새롭다.

싱글 몰트의 세계에는 엄연히 퍼스낼리티가 존재한다. 제각기 퍼스낼리티가 뚜렷하고 향에 따라 생산지를 특정할 수 있다는 것도 싱글 몰트의 훌륭한 특징이라고 꼽는다. '알싸하고 감칠맛 나는 정도'에 따라 위스키의 맛은 7 가지로 분류되는데, 그 독특한 향과 맛에 한 번 맛을 들이면 헤어날 수가 없다고 한다.

하루키는 아일레이 싱글 몰트가 만들어지는 방식과 유니크한 향과 맛에 관하여 철학도 거론하지만, 자주 신탁에 비유한다. 아일레이 섬이
가진 고유의 환경 뿐 아니라, 10년 이상의 긴 세월에서 축적되고 사라지거나 더해지는 과정 안에서 인간이 쉽게 가공할 수 없는, 오직 신탁
으로 주어지는 맛인 것처럼..... 그저 함께 직접 맛볼 수 없음이 안타까운 뿐이다.

"아일레이 위스키를 좋아하는 열광적인 팬에게 있어서 '아일레이의 싱글 몰트'라는 말은, 은혜로운 교조님의 신탁과도 같은 것이다."

증류소마다 나름대로의 증류 레시피를 가지고 있다. 레시피란 요컨대 삶의 방식이다.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버릴 것인가에 대한 가치의 기준과도 같은 것이다. 무언가를 버리지 않고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아일랜드에서는 위스키 뿐 아니라 흑맥주의 맛에 관해서도 칭찬 일색이다.

아일랜드를 여행하다 기회가 닿을 때마다 낯선 펍에 들러 그 가게 만의 독특한 '일상적 이야기'를 즐겼다는 하루키의 여행 방식이 그저 좋았다. 어떤 사람들이 모여들며, 어떤 맥주가 나올까를 궁금해하는 것이 하루가 저물가는 무렵 맛보는 즐거움이었다는 이 사람의 감성이 좋다.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를 다녀온 후로는 도쿄의 바에서 싱글 몰트를 마실 때에도 스코틀랜드의 풍경을 떠올리게 되고 본연의 향마저 생생하게 되살아난다고 했다. 여행할 당시보다는 여행을 하고 난 훨씬 후에, 문득 꺼내지는 여행지의 감상이 살아나는 그 느낌 때문에 우리는 여행을 하는 것일테다. 우리에게 경험은 평생을 함께 가는 것이니까.

펍이란 꽤 심오한 곳이다. 말하자면 '율리시즈'적으로 심오하다. 비유적으로, 우화적으로, 단편적으로, 종합적으로, 역설적으로, 호응적으로, 상호 참조적으로, 켈트적으로, 전 세계적으로 심오하다.

그가 떠나 버린 공간에는 잠시 동안 부조리한 틈새 같은 것이 남겨져 있었다. 뭐랄까, 논리적으로 해소될 수 없는 화음의, 다소 안정감이 없는 잔향과도 같은 것이...... 하지만 그것도 수면의 파문이 잦아들 듯 서서히 희미해지더니 마침내 사라지고 말았다.

그 동안의 하루키의 소설과는 달리 에세이나 여행기에서 만나는 하루키의 글은, 어딘지 모르게 몸에 익숙한 니트를 걸치고 어슬렁거리며
산책을 하는듯이 부담없이 편안하고 위트가 잔잔히 넘친다. 읽고 난 후에, '그래, 내일도 열심히 살아보자.'는 괜한 다짐이 꾸밈없이 흘러나오는 그런 힘을 가지고 있다고 늘 생각해왔다. 그래서 애쓰지 않고도 무한 공감하게 되는 그의 수필문장이 나는 좋다.

그가 이 책에서 말하는 '우리의 언어가 위스키가 되는'상태를 아직은 알 수 없지만, 기회가 된다면 언젠가, 나도 먼 곳의 어느 곳에 가서, 그 곳만의 맛있는 위스키를 한잔 마셔보고 싶다. 그리고 영롱한 호박 빛깔이 속삭이는 그 언어에 취해보고 싶은 바람.
상상해 보는것 만으로 즐거워졌다.

코로나19시대를 관통하는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위스키 특히 싱글몰트 위스키에 대한 열풍은 대단하다.
어떤 대형 쇼핑몰에서 문을 열자마자 오픈런 한다는 소식도 있고 어떤 위스키는 가격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치솟고 품귀란 이야기도
들린다
하지만 이책을 읽는다면 위스키란 단순히 그런 상품이 아닌 하나의 생활이라 하고 싶다
힘든 하루 일과를 끝내고 만나는 가족 같은 오랜 친구 같은...
이글을 쓰는 지금도 집안 술장에 있는 나의 오랜 친구들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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