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었을 텐데. 아무것도 모르고 그곳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배워나갔겠지. 살아남기 위해서는 나를 감춰야 하는구나, 나를 숨기고 나를 고치고 나를 세상에 맞게 바꿔야 하는 구나. 짖밟히지 않기 위해서 짓밟아야 하는구나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외롭고 고달플때가 많이 있지 인간이라는 어쩔수 없는 한계, 결코 자신이 바라는 만큼을 이룰 수 없을 때의 어려움, 아픈 몸, 연결되고 싶은 사람들과 연결되지 못하고 잘못된 관계 속에서 상처받고 괴로울 때가 있잖아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런것들 뿐인데.
나란히 앉아서 그네를 탈 수 있는 시간, 우리가 우리의 타고난 빛으로 마음껏 빛날 수 있는 시간, 서로에게 커다란 귀가 되어줄 수 있는 시간 말이야
당신, 내가 그곳에서 잃어버린 당신
내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
_<우리가 그네를 타며 나눴던 말>
걔는 우리를 친구라고 생각하지 않았어. 친절했지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어. 걔는 진짜 우정을 나눌 능력이 없었지. 그 어린애가 가면을 쓰고 자기에 관한 모든 건 다 숨기면서. 생각해보면 소름끼쳐_<애쓰지않아도>
그때 우리는 사랑과 증오를, 선망과 열등감을, 순간과 영원을 얼마든지 뒤바꿔 느끼곤 했으니까. 심장을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한 사람에게 상처주고 싶다는 마음이 모순처럼 느껴지지 않았으니까_<애쓰지 않아도>
사람은 자기보다 조금 더 가진 사람을 질투하지 자기보다 훨씬 더 많이 가진 사람을 질투하지 않는다고 한다._<데비 챙>
시간은 손끝으로 정민의 뺨을 때리며 약올리듯이 지나갔다. 아프지는 않았지만 당황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_<꿈결>
자신의 채반같은 마음을 알게 된 것도 그때였다.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마음의 허기를 인정하게 된 것도. 아무리 바가지로 물을 떠서 담으려고 해도 채반같은 마음에는 조금의 물도 머무를 수 없었다.
입을 열어서 누구와 나누고 싶지 않은 혼자만의 소중한 경험이었다. 설명할 수도, 묘사할 수도 없는 일이기도 했다. 적어도 해주에게 믿음이라는 건 누군가에게 내보이고 싶지 않은 가장 사적인 영역이었다_<저녁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