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읽게 된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라는 제목의 시집은 내가 구입한 정호승 시인의 첫 시집이었다. 유명한 시인의 작품이긴 하지만 평소에 시집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니라 조금 망설여졌지만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라는 시집 제목의 담담한 독백에 어찌할 수없이 이끌려 구입하게 되었다.
생각보다 작품들은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고 길거나 지루한 느낌도 없이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시 작품은 공감과 여운을 느끼며 편안히히 감상하는게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무심코 여러번 읽어도 마음이 따뜻해 지는 것을 느끼며 나도 모르게 미소짓게 되는 작품들이 많았다.
작품에 등장하는 수선화, 가슴검은도요새, 안개꽃 등 다양한 존재와 사물의 입장에서 바라본 세상은 내가 알던 세상과는 많이 달랐고 이전과는 전혀 다른 감동과 시각을 전해주기도 하였다. 작품 별로 제목이 쉽게 지어졌고 제목만으로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바와 이미지가 쉽게 전달되는 점도 좋았다.
내가 미처 알지 못한 좋은 시들이 이렇게나 많고 그 감동이 수필이나 소설이 주는 문학적 감동과는 또 다른 차원이라는 것을 알게되어 놀라웠고 최근 들어 읽은 책 중에 가장 감명 깊었던 책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보통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한 번 읽어본 뒤 두고두고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 책만 서점에 가서 구입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책을 읽는 행위는(어쩌면 시라는 장르 자체가) 가끔씩 일상에 지치고 마음이 무거워질때 스스로 위로하기에는 너무나 좋은 장치일 듯 하다. 전혀 어렵거나 난해하지도 않고, 시어들은 대개가 일상적인 언어로 이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데 이러한 시를 짓는 시인의 그 마음밭이 부럽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얼굴도 이름도 나이도 알지 못하고 아무 이해관계 없는 사람, 완전히 타인인 사람들의 가슴에 감동을 주고 공감을 자아내고 또 때로는 위안를 얻게하는 시를 쓸 수 있다는 건 참 축복받은 재능이라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행복하고 즐거운 삶과 인생의 경험만이 좋은 시를 짓는 자양분인 것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각자의 삶에 따른 고통을 묵묵히 인내하고 인정함으로써 타인의 마음에 큰 울림을 주는 좋은 시를 짓는게 가능한 것은 아닐까. 앞으로는 왠지 좀더 편하고 자주 시를 접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