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적자생존과 냉소적인 능력주의 제일의 세상에서 어떻게든 이겨내고 남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열심히 산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는 애당초 그렇게 살게 설계된 종이 아니었다고 얘기해 준다. 그리고 많은 이론과 연구와 실험이 지금 인류의 생존은 우리가 다정함을 장착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는 걸 알려준다는 게 핵심이다.
이 책은 인류가 다정함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든 서로를 돕고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였기에 지금껏 생존이 가능했다고 하면서 이를 사람 자기가축화 가설이라고 설명한다. 더불어 다양한 연구와 실험을 통해 알게 된 인류 외에 다정함을 장착하여 지금까지 생태계에서 잘 적응하며 살고 있는 -개를 비롯한- 다른 종들의 사례도 보여 주는데 결국 우리는 적자생존이 아니라 다정한 종이 생존하는 현대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친화력에도 어두운 면은 존재한다. 우리 종에게는 우리가 아끼는 무리가 다른 무리에게 위협받는다고 느낄 때, 위협이 되는 무리를 우리의 정신 신경망에서 제거할 능력도 있다. 그들을 인간이 아닌 존재로 여기는 것이다. 연민하고 공감하던 곳에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공감하지 못하므로 위협적인 외부인을 우리와 같은 사람으로 보지 않으며 그들에게 얼마든지 잔인해질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관용적인 동시에 가장 무자비한 종일 것이다.
한편,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를 다정하게 만든 특징들은 우리가 인종, 종교, 성별 등을 이유로 보여주는 끔찍한 적대감과 잔혹함의 배경이 되기도 한다. 자신의 소중한 존재가 위협받을 때 인류는 어떤 종보다 포악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에 대해서 사회적 해법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접촉의 필요성을 얘기한다. 자주 접촉하고 교류함으로써 형성되는 사회적 유대감으로 위협받는 느낌을 없애거나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런 우정과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건 쉽지 않다. 우리 모두가 그럴 수 있는 사회, 공간을 설계하는 노력이 필요한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서로의 다정함을 믿으면서 아니 어쩌면 완벽하지 않은 나자신에게, 스스로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는 것에서 부터 타인에 대한 다정함과 진지한 공감이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