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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필요한 순간(양장본 HardCover)
5.0
  • 조회 475
  • 작성일 2022-10-04
  • 작성자 김동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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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을 마치고 돌아가던 어느 날이었다. 문득 나는 이차방정식의 판별식과 근의 개수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았고, 내가 그것을 단순히 외워왔을 뿐 제대로 이해하지는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판별식 D>0이면 해당 이차방정식의 실근은 2개이다. 그런데 왜? 원리에 대해 생각하고 나서야 답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차방정식의 일반해를 알려주는 근의 공식에서 D는 루트 안의 값을 나타낸다. 이 때 D<0일 경우 루트 안의 값이 음수가 되기 때문에, 해당 이차방정식의 해는 허수부를 가지므로 실근을 가질 수 없으며, 같은 원리로 D>0이 되면 2개의 실근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생각하고 난 뒤 다시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나는 이것을 이차함수의 그래프에 적용할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순간 마법같이 대수와 기하가 연결되기 시작했다. U자, 혹은 역U자의 개형을 가지는 이차함수의 그래프에서 판별식 D는 이차함수의 꼭짓점의 위치와 연관되어 있다. U자형을 가정하였을 때 D, 보다 정확히 -D는 꼭짓점의 높이를 결정한다. 이 때 -D>0 <=> D<0, 즉 꼭짓점의 높이가 X축보다 높게 결정되었다면 꼭짓점 양쪽으로 가면서 항상 커지기만 하는 이차함수는 '절대로' 실근을 가질 수 없다. 같은 얘기가 대수로도, 기하로도 설명될 수 있다는 사실을 그 때 처음 체감할 수 있었다.
그래서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대수와 기하가 서로 교차되는 것을 설명하는 파트였다. 데카르트의 그 유명한 좌표평면 이야기는 알고 있었지만, 이러한 대수적인 접근이 결국 우리가 감각적으로 체감할 수 없는 다차원, 다변수의 기하적 성질을 설명하는 좋은 접근이 된다는 것은 내 수학적 지식의 한계 너머에 있는 놀라운 사실이었다. 수학의 시작은 기하였고 대수는 이에 파생된 것이었지만, 결국 세상이 대수이고 기하는 그 편린일 수도 있다는 저자의 말은 그래서 더 충격적이었다.
내가 수학을 다시 공부할 수 있을까? 수학을 공부하기 시작한지 20년, 그리고 손에서 수학을 놓은지 10년 만에 드디어 나는 수학의 한 성질을 깨달았고, 그것은 선구자들에 의해 이미 개척된 곳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오랜만에 다시 수학을 공부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가는 곳이 미답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선구자들의 노력과 천재성에 경의를 표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을 것이다. 수학을 놓은지 오래 되어버린 사람에게 수학의 즐거움을 다시 상기시킬 수 있다는 것만으로 이 책은 스스로의 가치를 충분하게 입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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