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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들
5.0
  • 조회 397
  • 작성일 2022-10-30
  • 작성자 김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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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들]은 1993년에 출간된 [풀종다리의 노래] 이후 28년 만에 손석희가 직접 쓴 에세이다. 그렇다고 28년간의 이야기를 다 다룬 것은 아니고 주로 지난 10년간 JTBC 뉴스룸의 앵커로서 경험했던 사건사고와 소회를 차분히 정리한 것이다.

손석희는 이 책에서 JTBC 뉴스룸의 성격을 '합리적 진보'로 규정했다. 남북이 갈린 나라에서 좌와 우가 대립하고 진보와 보수로 싸움이 나는 마당에 그가 대놓고 '합리적 진보'라는 표현을 썼으니 득달같이 달려들어 물어뜯는 이가 당연히 있을 것이다. 진영 싸움은 끝도 없지만 개인적으로 동감이 가는 부분이 있었다.

손석희는 뉴스 진행자로서 파격적인 시도를 많이 했다. 뉴스룸을 상징하는 코너가 된 팩트체크, 앵커 브리핑, 문화초대석 그리고 비하인드 뉴스 등이 바로 그것이다. 앵커 브리핑에서는 손석희가 어떤 말을 할지 궁금했으며, 문화초대석에는 누가 나올지 기대했고, 비하인드 뉴스를 웃으며 즐겼다. 또한 손석희가 직접 선곡한 엔딩곡은 가끔 찾아서 듣곤 했다.

손석희는 이 책 [장면들]에서 어젠다 키핑을 강조한다. 어젠다 키핑이란 하나의 어젠다(의제)를 놓고 지속적으로 끈질기게 보도하는 것을 말한다. 손석희를 위시한 JTBC 뉴스룸의 관계자들이 뉴스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세월호, 국정 농단, 미투 등으로 이어지는 어젠다 키핑은 인터넷 뉴스와 유튜브 발 기사가 넘쳐나는 디지털 시대에 레거시 미디어의 지향점을 보여준 좋은 사례로 보인다.

사실, 공정, 균형, 품위 이 네 가지를 뉴스 보도의 가장 핵심으로 보는 손석희의 주장대로라면 현존하는 보도 매체 중 살아남을 수 있는 매체가 몇 개나 될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가짜 뉴스를 퍼나르고 지극히 편향되고 욕설이 난무하는 개인 방송까지 득세하는 시대에 사실, 공정, 균형을 제외하고라도 제발 품위만 지켰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이 책에서 속내를 드러내며 수다를 떠는 듯한 장면이 몇 군데 있다. 그 모습을 보며 짱짱한 손석희도 저물어간다는 느낌이 들어 못내 안타까웠다. 세월 앞에 그 누가 당당하리오. 그렇다 하더라도 그가 끝까지 영향력 있는 스피커로서 남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장면들]을 읽고 지난 10년을 복기했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불과 10년도 안 된 일을 까맣게 잊고 산다. 또한 기억은 왜곡된다. 글로 남기지 않으면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왜곡하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라도 이 책은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 손석희 개인의 에세이를 넘어 뉴스를 장식했던 '장면들'을 통해 각자의 기억법으로나마 당시를 떠올리게 하는 책이다. 평소 잘 생각해보지 않았던 언론과 저널리즘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게 만들어준 책이고, 색다른 분야의 이야기들을 접해 신선하고 즐거웠던 독서였다.

어제 이태원에서 핼로윈으로 모인 인파들의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세월호 이후 가장 많은 사상자를 기록한 사건이라고 한다. 21세기에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나라에서 발생하리리곤 상상도 못할 사건이 발생했다. 희생자와 가족분들의 비통한 마음을 우선 위로하면서 과연 손석희는 어떻게 보도했을지도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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