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리브레'라는 회사는 몇 년 전, 집에서 모카포트로 커피를 추출해 먹으려고 원두를 알아보다가 알게 된 회사이다. 시간이 지나서 지금도 구독하고 있는 신문인 한겨레에 서필훈 대표가 글을 연재(2019년 1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하는 것을 보고 반가운 마음이 들었었다. 그리고 연재가 끝나고 그 해의 말에 한겨레 신문에 문학동네에서 서필훈 대표의 '커피를 좋아하면 생기는 일'이라는 책이 발간되었다는 기사를 보고 메모장에 적어 놓았었다.
책은 왜 커피에 관한 일을 시작했는지 개인적인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리고 회사를 운영하며 어떤 어려움이 있었고,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했는지 알려준다. 저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관계'이지 않을까. 보헤미안 커피 점장, 어떤 대가도 생각하지 않고 한국인임에도 불구하고 도움을 준 은사라고 생각하는 유코 이토이, 회사 직원, 커피 농장주, 농장 노동자, 손님 등 개인적인 관계부터 커피 밸류 체인에 속하는 사람들의 관계까지. 회사는 이익을 추구해야 하지만, 회사의 이익 극대화보다는 산업 전반적인 발전과 산업에 속한 사람들(얼굴들)의 삶을 생각하고 실천하는 저자가 존경스럽다. 커피 로스팅 중 그 농장의 얼굴들, 풍경이 생각난다는 그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Libre의 창업자인 저자는 영혼을 담아 본인의 일을 해나가고 있다. 사장이지만 그 어떤 직원들보다 바쁘고 힘든 일을 해나간다. 자본주의에서 추구하는 효율성하고는 조금 동떨어진 방식이지만, 제대로 된 것을 추구하고자 하는 마음이 더 크다는 것을 느낀다. 내가 알 정도의 브랜드면, 사업적으로 상당히 큰 성공을 거두었을 것이다. 그러나 저자에게 있어 사장, CEO라는 직함은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좋은 원두를 고르고 지속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정성을 다해 노력할 뿐이다. 이 사람에게 있어 일은 직업이라기 보다는 소명에 더 가까운 것 같다. 왜 이렇게 까지 좋아하게 되었는지는 알수는 없지만 소명의식을 가지고 본인의 일을 하고 있으니 최고 수준의 전문가가 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올해 초 읽었던 'Free workers'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나에게 '연구자'라는 직업은 무엇일까? 반문하며 책을 읽어나갔다.
그리고 나는 소명의식을 가지고 있는가? 나는 왜 연구를 좋아하는가? 내가 재밌어 하는 것도 열정이고 소명의식인가? 내가 하는 '연구'는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하고 있을까? 나는 '연구자' 라는 직업 말고 왜 다른 직업이 없을까? 내가 다른 직업을 가지면 어떤 것을 잘할 수 있을까? 등등의 질문도 떠올려본다.
결국에는 다시 '열정'이라는 키워드로 돌아가게 되고 내가 나의 에너지를 쏟아부을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