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같은 책이다.
우리가 롤러코스터를 타기 위한 여정을 생각해보자. 가정먼저 줄은 선다. 자신만큼이나 롤러코스터를 좋아하는 이들이 많기에 우리는 이 줄을 강제적으로 탄다. 대부분이 즐기지 못하는 과정이며 그저 이 줄의 끝에 나오는 보상을 생각하고 기다리며 기다림을 인내한다.
이 책의 초기도 그러하다. 무겁다. 힘들다. 주인공의 현재를 독자들에게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적나라하기에 더욱더 고통스럽다. 그저 이야기와 대화들을 인내하며 이 뒤에 나올 이야기들을 기다린다.
자 이제 롤러코스터에 탑승했다. 하지만 롤러코스터는 곧장 떨어지지 않는다. 일단 올라간다. 그리고 절대 첫 하락이 클라이맥스가 아니다. 천천히, 마치 탑승객에게 "우린 이런 속도로 이렇게 떨어질거에요. 어때요?"라고 물어보며 안내하듯이 처음에는 가벼운 낙하를 제공해주고 그 결과 우리는 주변을 둘러보며 천천히 롤러코스터를 음미한다.
제대로 스토리가 진행되기 시작하면 독자들에게 새로운 환경과 시스템에 적응하게 몇 가지 가벼운 상황들을 던져준다. 이 상황이 절대 극적이지 않으며 그냥 '아 이렇게 되는 거구나?'라는 정보를 독자들에게 인식시켜준다. 독자들은 상황을 인식하면서 서서히 초조해진다. 기다리는 이야기의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제공된 가능성이었고 그 사실을 기억하면 대부분이 그 가능성을 보고자 초조해진다.
이는 롤러코스터에서 클라이맥스로 향하는 그 느릿한 상승선 같다. 느릿하게 진행되는게 마치 목이 타는 사람 앞에서 물잔을 흔드는 마냥 사람을 더욱더 애타게 만든다.
책에서 클라이맥스에 도달하는 순간부터는 정신 없이 몰아친다. 롤러코스터에서 클라이맥스가 제일 길고 제일 정신없지만 재미있듯이 여기까지 도달한 독자들에게 포상을 내리듯이 정신없이 몰두하는 스토리를 제공한다.
하지만 모든 것은 끝이 온다. 롤러코스터의 끝은 항상 아쉽다. 중력과 맞서서 곡예를 하고 바람과 부딪히던 쾌감은 어느덧 사라지고 처음 시작했던 끝으로 도달하면서 머리 속에 터져나가던 아드레날린의 폭죽은 멈추고 덤덤하게 현실을 받아들인다.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허무하고, 더 나아가자면 비참하기 까지 하다.
이 책의 마무리도 그렇게 느껴졌다.
난 분명히 재밌는 경험을 했는데 그대로 날라가길 기대했는데 이 놀이기구는 멈춰버렸다.
하지만 그런 경험을 한 탑승자는 어떻게 하는가? 곧장 다시 줄을 선다. 왜냐하면 비록 끝이 초라했다고 해서 경험했던 클라이맥스가 사라지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도 그러하다. 롤러코스터에서 정신적 깨달음을 찾는 이가 없듯이 이 책도 누군가의 삶을 완전 바꿔줄 책은 아니다. 하지만 적당히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재미난 책이다.
모두가 롤러코스터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듯이 이 책 또한 모두의 입맛에 맞지는 않겠으나 가능성, 기회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이라면 재밌게 읽을 놀이기구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