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추리 소설가는 히가시노 게이고만 알고 있는 나에게 렌조 미키히코는 다소 낮선 작가였지만, 최근 백광이라는 소설이 다시 인기몰리 중이라고 하여 망설임 없이 이책을 선택하였다.
첫 페이지를 읽기 시작하자마자 엄청난 몰입감으로 몇 시간만에 읽기를 마친 책 !!! 원래 추리소설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런 짜임새의 추리소설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이 책은 4살 여자아이의 살인사건을 둘러싸고 7명의 가족 및 주변인물들 각자의 시각에서 자신이 간직하고 있던 비밀을 고백하면서, '과연 누가 범인인가' 라는 의문에 대한 진실에 조금씩 다가가게 된다.
각자의 입장에서 보여지는 사건의 전말과 추측되는 범인은 그들의 이야기에 몰입해서 읽어내려가다 보면, 화자가 생각하는 범인이 정말로 맞는 것 같다. 사건의 전개과정에서 앞뒤가 딱딱 들어맞고, 아..그런 이유가 있었기에...그래서 결국 그 아이를 살해하게 되었구나..라고 드디어 정리가 되나 싶다.
그런데, 다음 화자의 고백이 시작되면 바로 앞에서 고백한 인물의 이야기가 완전 뒤집힌다. 이야기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독자를 매우 당황스럽게 만드는 부분....
모든 화자의 고백은 진실임과 동시에 거짓인 셈이다.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대로 믿는다고 했던가.. 어쩌면 모두가 의도치 않게 공범이 되어버린 것일수도 있고, 어쩌면 간접적인 살인을 저지른 것일 수도 있다. 결국 가장 가여운 사람은 이런 어른들의 이기적인 행동으로 인해 희생된 4살 여자아이이다.
거짓과 비밀, 치정, 시기 등으로 둘러싸인 이들 가족 구성원의 이야기를 맞닥뜨리면서, 이들 가운데 결국 가장 나쁜 사람은 누구일까 곰곰히 생각해보게 된다.
이 작품은 추리과정도 복잡하게 꼬여있지 않고, 그냥 화자의 이야기에 몰입해 따라 읽으면 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더욱 매력있었던 작품이다. 그래서 구지 사전지식 없이 읽어도 충분히 재밌고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다. 흥미 위주의 가벼운 추리소설을 찾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