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보안이 철저한 만큼 폐쇄적이며, 이웃과 끈끈한 만큼 서로를 감시하는 눈길을 거두지 않는 런던의 고급 주택 단지 '더 서클'이라는 특수한 배경에서 펼쳐지는 이야기 이다. 남자친구를 따라 '더 서클'로 이사 온 평범한 여성 앨리스가 주인공이다. 앨리스가 이사 온 집이 살인사건이 일어난 현장이고, 그 사실을 앨리스만이 모른다. 그 와중에 앨리스는 '더 서클' 주민들만이 사용하는 '왓츠앱'을 통해 이웃들을 초대하여 파티를 열게 되는데 이 때 초대하지 않은 불청객 남자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이후, 그 불청객은 다시 앨리스 앞에 나타나 본인이 사립탐정임을 주장하고, 앨리스가 사는 집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다고 이야기 한다. 그 불청객은 살인을 당한 여자의 이름은 멕스엘이고 그녀를 살해한 사람은 남편인 올리버로 사건이 종결되었지만 사실은 그럴 듯한 이유를 들어 '더 서클' 안의 누군가가 살인을 저질렀을 것이라는 내용을 앨리스에게 말한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앨리스는 남자친구인 레오를 포함한 주변인물들의 행동, 말투 하나 놓치지 않고 그들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고통스러운 트라우마로 불안정한 심리 상태의 앨리스의 생생한 심리적 묘사를 통해 어느 순간 나도 앨리스의 주변 인물들을 의심하고 있었다. 그 불청객 남자만 빼고 말이다. 놀랍게도 멕스엘을 살해한 사람은 그 불청객 남자였고, 그 남자는 은둔생활은 하는 이웃 노부부의 숨겨진 아들이었던 것이다.
등장인물들의 특징들을 잘 살린 묘사와 현재와 과거의 시점이 교차하는 입체적인 이야기 구성, 다양하고 예측하기 힘든 복선들의 설계로 지루할 틈 없이 읽어지는 책이다. 또한, 예상했던 것과는 너무나도 다른 반전까지 있어 오랜만에 정말 재밌게 읽은 소설이다. '친구, 애인, 이웃... 아무도 믿을 수 없다.'는 이 책의 서평 때문인지 몰라도 나는 앨리스의 친구, 애인, 이웃을 의심하는 사이에 이야기에서 앨리스와 가장 먼 주변인물이라고 볼 수 있는 불청객 남자는 의심하지 조차 못했다. 작가는 모든 독자가 나처럼 불청객 남자를 배제한 채, 더 가까운 주변인물들을 의심할거라는 확신이라도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 책의 줄거리상 끝까지 읽지 않고서는 누가 살해한 범인이라고 맞출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