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대의 마지막 지성 이어령 선생의 인터뷰를 담은 책이다.
사실 그냥 뻔한 이야기지 않을까 싶은 마음도 없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결과적으로 책을 다 읽고 났을 때는 선생이 살아온 삶의 통찰에 내심 감동받이 않을 수 없었다. 다만 초반에 서술자가 좀더 담백하게 글을 서술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책을 읽어나갈 수록 서술자가 받은 감동을 이 정도로 정제해서 내놓기도 쉽지 않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며 내가 느낀 점 중 하나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의연함, 그리고 삶을 탐험하듯 모험하는 정신, 그리고 내 마음속의 생각을 내 입으로 직접 내뱉을 수 있는 용기 이 세가지로 요약될 수 있을 것 같다.
죽음은 곧 자연으로 돌아간다고 믿는 그에겐, 이미 소중한 딸을 먼저 보낸 아픈 경험이 있다. 목사였던 딸이 죽음을 대하는 자세를 보며, 본인도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되었던 것 같다. 삶과 죽음을 무한한 코스모스적 관점으로 끌고 들어가 아주 가벼운 일련의 사건으로 대하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밤 찾아오는 죽음의 그림자와 마주할 때 느껴지는 외로움은 또 별개의 몫이고 그 또한 인간의 보편적인 모습으로 보여진다.
그리고 삶을 남들처럼 살지 말라는 구태의연한 이야기. 이 말을 그냥 들었으면 그러려니 했을 지 모르지만 직접 남다른 삶을 살아온 이어령 선생의 입을 통해 들으니 삶을 대하는 자세에 있어 이것만큼 중요한 것이 있을까 싶다. 다른 사람이 평균적으로 다 함께 가는 길을 가서는 새로운 길에서 만나는 새로운 풍경을 만날 수 없다. 흙밭도 가보고 가시밭길을 가더라도 나에게 전해오는 바람 한줄기의 소중함, 밤하늘의 별을 쳐다보고 감탄할 수 있는 여유, 그리고 함께 있는자에 대한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게 아닐까.
마지막으로 내 마음속의 말들을 직접 내뱉는 용기.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너무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정작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삼키게 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사회가 우리를 그런 방식으로 사회화시켜왔고, 선생은 그것의 무서움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의도적으로라도 내가 생각하는 바를 타인에게 전달함에 있어 솔직하고 진솔한 태도를 가지고자 노력해야 겠다고 생각한다.